도인법導引法이란 무엇입니까?
도가道家의 장생양생법長生養生法
당나라 때 왕빙王氷이 쓴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의서醫書인『소문素問』(24권)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석침石鍼은 동방으로부터, 약물은 서방으로부터, 뜸은 북방으로부터, 침은 남방으로부터 각각 들어온 것이요, 도인은 중앙에서 시작된 것이다.”
『소문素問』은 황제黃帝와 명의名醫 기백岐伯의 문답 형식으로 음양오행, 침구鍼灸, 맥脈 따위에 관하여 쓴 책이다.
도안導引은 신선한 공기를 체내로 이끌어 넣는다는 뜻인데, 정좌正坐·마찰摩擦·호흡呼吸 등으로 행한다. 도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전국시대(기원전 5세기~기원전 3세기)에는 이미 상당히 널리 행하여졌던 것 같다.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저술한『회남자淮南子』(21권)에는 “호흡에 의해서 오래된 기를 토해내고 새로운 기를 들이마시면서, 곰처럼 걷고, 새처럼 몸을 펴고, 오리처럼 목욕하고, 원숭이처럼 빨리 걷고, 올빼미처럼 응시하고, 호랑이처럼 뒤돌아본다”고 신체를 움직이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유안이 빈객과 방술가方術家 수천을 모아서 편찬한 것으로, 원래 내외편內外編과 잡록雜錄이 있었으나 내편 21권만이 전한다. 처음에 원도편原道編이라는 형이상학이 있으며, 그 뒤 천문·지리·시령時令 등 자연과학에 가까운 것도 포함하고, 일반 정치학에서 병학兵學, 개인의 처세훈處世訓까지 열기하고, 끝으로 요략要略으로 총 정리한 1편을 붙여서 복잡한 내용의 통일을 기하였다.
사상적 성격은 노장도가老莊道家와 음양오행가陰陽五行家·유가·법가 등의 혼합으로 매우 복잡하며, 그 인식론은 정신·물질의 이원론二元論에서 관념적 도道의 일원론에 귀착한다는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 중세의 재이미신災異迷信 사상의 계보에 이어져 있다. 또 그 정치론은 봉건통치를 위해 법을 절대화하고 군주를 통치권의 최고 독재자로 하는 극도의 중앙집권체제를 반영하고 있다.
1973년 말에는 호남성 장사시의 마왕퇴 3호 한묘에서 도인의 구체적인 연법을 44형 이상 도해한 백서가 출토되어, 진대부터 한대 초의 도인의 실재가 확실해졌다. 후한시대(25~220) 말경 의사로서 이름 높은 화타華陀(145~208)는 당시 성행하던 도인을 호랑이, 사슴, 곰, 원숭이, 새의 다섯 종의 형태로 정리해서 오금희五禽戱라 하였다. 이후, 오금희는 다양한 변화가 가해지면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수당시대隋唐詩代까지의 도인법 중에는 팽조도인법彭租導引法, 노자도인법老子導引法, 천축안마법天竺按摩法, 바라문도인십이법婆羅門導引十二法, 화타오금지희華佗五禽之戱, 소씨도인법巢氏導引法 등이 의술가의 금과옥조로 전수되었다.
팽조도인법은 호흡법에 중점을 두고 여기에 안마법과 지체肢體 운동이 곁들여져 있다. 안마 및 운동으로서는 얼굴과 수족의 안마, 상지上肢의 굴신, 안면근顔面筋의 운동, 이를 두드리는 것, 침을 삼키는 것, 귀와 머리칼을 당기는 것 등을 들고 있다.
노자도인법은 42종류의 동작으로 되어 있다. 목 부분을 전후좌우로 돌리며 팔의 굴신屈伸, 옆으로 벌려 휘두르기, 몸을 옆으로 구부리기, 좌우로 비틀기, 전후로 구부리기, 몸과 다리 두드리기, 손가락이나 다리 안마 등이 주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천축안마법은 상지上肢의 안마, 하지의 안마, 상지 운동, 구간軀幹 운동, 하지下肢 운동으로 구성된다.
화타오금지희는 호세虎勢•웅세熊勢•녹세鹿勢•원세猿勢•조세鳥勢 등 다섯 종류의 운동이 모두 호흡과 함께 하며, 상지의 수축, 좌우의 다리 두들기기, 가슴 운동, 몸 비틀기, 도약 운동, 상하지 운동이 주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소씨도인법은 호흡법•안마법•운동의 3부로 되어 있다. 운동적인 요소는 적고 순전한 의료 체조로서 구성되어 있어 개개의 질병에 대한 도인적 처방을 밝히고 있다.
이들 도인법은 후대의 대륙제가大陸諸家의 의서나 양생서養生書에 수록되고 또는 보정되어 발전했다. 근세에는 유학儒學의 학리學理에 따라 팔단금좌공법八段錦坐功法, 진희이이십사기도인좌공법陳希夷二十四氣導引坐功法 등 새로운 도인법으로 재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