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를 통해 본 고난의 의미
첫째 마당
서곡: 욥의 소개 │ 1:1-5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1 우스 땅에 욥이라 이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2 그 소생은 남자가 일곱이요 여자가 셋이며

3 그 소유물은 양이 칠천이요 약대가 삼천이요
소가 오백 겨리요 암나귀가 오백이며
종도 많이 있었으니 이 사람은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큰 자라

4 그 아들들이 자기 생일이면 각각 자기의 집에서 잔치를 베풀고
그 누이 셋도 청하여 함께 먹고 마시므로

5 그 잔치 날이 지나면 욥이 그들을 불러다가 성결케 하되
아침에 일어나서 그들의 명수대로 번제를 드렸으니
이는 욥이 말하기를 혹시 내 아들들이 죄를 범하여
마음으로 하나님을 배반하였을까 함이라
욥의 행사가 항상 이러하였더라


좲 해설 좳

1, 2장은 서곡이고 42장 7-17절은 종곡이다.
산문시로 중간에 있는 본론은 서사시로 되어 있다.
1장 1-5절에 욥의 인물 소개와 재산 그리고 가족 상황이 소개되었다.
욥이 살던 우스(Uz)가 어디인지 알 수 없다.
학설에 의하면 팔레스티나 북동쪽 아람 사람들의 땅이거나 남동쪽 에돔의 땅이다.
오늘날 요르단 지방과 아라비아의 어느 곳쯤 된다.
우스라는 말이 성경에 한 번 언급되는데 아브라함의 아우 나홀의 맏아들 이름이다.


이 일 후에 혹이 아브라함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밀가가 그대의 동생 나홀에게 자녀를 낳았다 하였더라
그 맏아들은 우스요 우스의 동생은 부스와 아람의 아비 그므엘과
게셋과 하소와 빌다스와 이들랍과 브두엘이라 (창세기 22:20-22)


욥(Job)이란 이름은 기원전 2000년경 대중적 이름이었는데 하나님께 적대하는 자(adversary)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신학자들도 있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성경에는 의인(righteous) 또는 ‘인내하는 자’라는 고유명사로 되어 있다.
욥은 훗날 사람들에게 의인의 상징으로 알려졌다.


비록 노아, 다니엘, 욥, 이 세 사람이 거기 있을 찌라도
그들은 자기의 의로 자기의 생명만 건지리라 나 주 여호와의 말이니라 (에스겔 14:14)


후세에 노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욥은 당시 순전한(완전한) 사람이란 평판을 들었다.
순전하다는 것은 악에서 떠났기 때문에 붙여진 명성이다(1절).
악에서 떠났다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했다는 뜻이며 노아와 마찬가지로 그분과 동행했다는 뜻이다.
그가 경외했으므로 하나님께서 그를 인정하셨다(8절).


노아의 사적은 이러하니라
노아는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라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 (창세기 6:9)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악을 미워하는 것이라
나는 교만과 거만과 악한 행실과 패역한 입을 미워하느니라 (잠언 8:13)


악을 미워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인데 시편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적혀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 도에 행하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내실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상에 둘린 자식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 (시편 128:1-4)


하나님을 경외한 욥이 재난을 만나자 양면적 성격을 드러내는데 인내와 성냄이다.
인내하는 욥의 면목은 인간의 지혜와 위대함을 말하는 것이며 따라서 하나님의 각별한 관심까지도 받게 된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사단으로 하여금 그를 시험해도 좋다고 허락하시게 된다.
인내하는 욥은 사단의 시험을 모두 물리치고 하나님께 대한 경외에 변동이 없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욥의 본성은 성냄으로 환희 드러난다.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자기에게 주어진 고난을 감수해야 하는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냄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저자는 성난 욥을 통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당시 전통신학에 직면시켜 찾아보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신앙이 하나님과 자신과의 투쟁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욥을 위로하려고 찾아 온 친구들은 욥의 편에 서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 편에 서서 그분을 변론하기만 급급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나님 스스로 욥에게 설명하는 길밖에 없었으며 그분께서 나타나시자 욥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침묵하고 만다.


‘있었는데(There lived)’(1절)라는 말로 시작되는데 옛날에(Once upon a time)란 뜻이다.
저자는 욥을 순전하고 진실한 인간의 이상적 모델로 묘사했다.
욥이 순전하다는 것은 그가 도덕적으로 완전하고 진실하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 즉 신앙이 변함없다는 뜻이다.


욥의 가족, 재산 사항이 이상적으로 기술되었는데(2-3절) 7과 3은 온전수이며 두 수가 한쌍을 이루면 완전수가 된다.
욥을 동방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지혜와 부유함이 가히 솔로몬(Solomon) 왕과 견줄 만하거나 또는 그 이상인 듯하다.


내가 네(솔로몬)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너의 전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너의 후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내가 또 너의 구하지 아니한 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열왕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열왕기상 3:12-13)


욥의 아들들은 매일 잔치를 열고 먹고 마셨다고 기록되어 있다(4절).
일곱 명의 아들이 치룬 잔치는 매년 추수 후 7일 동안 여는 잔치를 의미한 듯하다(출애굽기 23:14-17).


욥이 늘 번제를 드렸다고 했는데(5절) 그는 자식들 때문에 근심도 많았던 사람이었다.
욥은 자식들이 설사 겉으로는 죄를 짓지 않았더라도 마음속으로 죄를 지어 하나님께 욕을 돌렸을는지 모를 일까지도 염려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번제를 드렸다.
이 정도라면 당시 신학의 거울로 비추어 의인의 모델임이 충분했다.
욥은 책망 받을 점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욥은 의인이며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이상적인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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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차 천상회의와 시험 │ 1:6-22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6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하늘의 영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사단도 그들 가운데 왔는지라

7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서 왔느냐
사단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땅에 두루 돌아 여기 저기 다녀왔나이다

8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

9 사단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

10 주께서 그와 집과 그 모든 소유물을 산울로 두르심이 아니니이까
주께서 그 손으로 하는 바를 복되게 하사
그 소유물로 땅에 널리게 하셨음이니이다

11 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모든 소유물을 치소서
그리하시면 정녕 대면하여 주를 욕하리이다

12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내가 그의 소유물을 다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대지 말 지니라
사단이 곧 여호와 앞에서 물러 가니라

13 하루는 욥의 자녀들이 그 맏형의 집에서 식물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실 때에

14 사자가 욥에게 와서 고하되
소는 밭을 갈고 나귀는 그 곁에서 풀을 먹는데

15 스바 사람이 갑자기 이르러 그것들을 빼앗고 칼로 종을 죽였나이다
나만 홀로 피한고로 주인께 고하러 왔나이다

16 그가 아직 말할 때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되
하나님의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양과 종을 살라 버렸나이다
나만 홀로 피한고로 주인께 고하러 왔나이다

17 그가 아직 말할 때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되
갈대아 사람이 세 떼를 지어 갑자기 약대에게 달려들어 그것을 빼앗으며 칼로 종을 죽였나이다
나만 홀로 피한고로 주인께 고하러 왔나이다

18 그가 아직 말할 때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되
주인의 자녀들이 그 맏형의 집에서 식물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시더니

19 거친 들에서 태풍이 와서 집 네 모퉁이를 치매 그 소년들 위에 무너지므로 그들이 죽었나이다
나만 홀로 피한고로 주인께 고하러 왔나이다 한지라

20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며

21 가로되 내가 모태에서 적신이 나왔사온즉
또한 적신이 그리로 돌아 가올 찌라(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 가리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을 찌니이다 하고

22 이 모든 일에 욥이 범죄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어리석게 원망하지 아니 하니라



좲 해설 좳

6-12절에 제1차 하늘나라 회의가 묘사되었다.


‘하나님의 아들들(the sons of God)’(6절)은 공동번역 성경에 ‘하늘의 영들’로 번역되어 있다.
욥에게 내려진 시험은 그로서는 불가해한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사단을 통해 내려진 것이다.
사단은 하나님의 아들들 중 하나로 등장하는데 그의 역할은 반대자 또는 적으로 표현된다.
사단은 후에 나타나는 마귀(devil)와 구별되는 존재이며 직위는 하늘나라 법정 검찰관(prosecutor)에 해당한다(스가랴 3:1-2).


하나님의 이름 야훼는(7절, 공동번역) 1, 2장에서만 볼 수 있을 뿐 3장부터는 하나님이란 대명사로 대체되었다.


하나님께서 욥을 ‘나의 종(servant)’이라고 부르셨는데(8절) 그의 순전함을 인정하신 것이다(사무엘하 7:5).


검찰관으로서의 사단은 욥의 순전함이 이기주의가 만들어 낸 것임을 주장하면서 신앙을 시험하는 기준은 물질적 축복보다는 하나님을 위한 하나님의 경외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9-11절).
사단은 하나님의 판단에 반대 입장을 선택하였다.


‘까닭 없이(nought)’(9절)라는 말은 이 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말이다.
사단의 논리에 의하면 종교는 결국 이기주의, 행복주의의 산물이며, 하나님은 욥의 상업주의 고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 사단이 제기한 질문이다.
사단은 욥이 하나님을 대면하여 욕(curse)할 것이라고 장담했다(11절).


하나님은 욥이 자신을 위해 자신을 믿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사단에게 권능을 주어 욥으로 하여금 모든 재산과 자녀를 잃는 체험을 하도록 허락하신다.


‘스바 사람(Sabeans)’이란(15절) 당시 부유하고 힘 있는 상인들을 말한다.
스바는 오늘날 아라비아 남쪽이다.


‘갈대아 사람(Chaldeans)’은(17절) 우스 지역 근처에서 약탈을 일삼던 유목민들로 바빌로니아 왕국(Babylonian Empire)의 갈대아 사람들과 구별해야 한다.
인근에 거주하던 상인과 유목민들이 습격하여 욥의 재산을 앗아 간 것이다.


욥은 당시의 관습대로 겉옷을 찢고, 머리를 깎고, 불현듯 닥친 재난을 애통해 했다.


자기(야곱) 옷을 찢고 굵은 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도록 그 아들을 위하여 애통하니 (창세기 37:34)


예루살렘아 너의 머리털을 베어 버리고 자산 위에서 호곡할 찌어다
여호와께서 그 노하신 바 이 세대를 끊어버리셨음이니라 (예레미야 7:29)


욥은 인생이 공수래공수거임을 고백하면서 시편 저자와 같은 태도로 하나님께서는 축복을 주시기도 하고 빼앗을 수도 있는 권리가 있는 분임을 시인하였다.
그가 신앙에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으므로 사단의 첫 시험은 하나님의 승리가 되었다.


인생이 공수래공수거라는 욥의 말이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하게 한다.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창세기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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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천상회의와 시험 │ 2:1-10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1 또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서고 사단도 그들 가운데 와서 여호와 앞에 서니

2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서 왔느냐
사단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땅에 두루 돌아 여기 저기 다녀왔나이다

3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
네가 나를 격동하여 까닭 없이 그를 치게 하였어도
그가 오히려 자기의 순전을 굳게 지켰느니라

4 사단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가죽으로 가죽을 바꾸오니
사람이 그 모든 소유물로 자기의 생명을 바꾸올 찌라

5 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소서
그리하면 정녕 대면하여 주를 욕하리이다

6 여호와께서 사단에게 이르시되 내가 그를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생명은 해하지 말 찌니라

7 사단이 이에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서 욥을 쳐서 그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이 (부스럼이) 나게 한지라

8 욥이 재 가운데 앉아서 기와 조각을 가져다가 몸을 긁고 있더니

9 그 아내가 그에게 이르되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순전을 굳게 지키느뇨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10 그가 이르되 그대의 말이 어리석은 여자 중 하나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재앙도 받지 아니하겠느뇨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치 아니 하니라


좲 해설 좳

1차 시험에서 실패의 고비를 마신 사단은 더욱 가혹한 시험을 하나님께 제안하였다.
그는 ‘가죽으로 가죽을 바꾸오니(skin for skin)’라고 말했다(4절).
이 말은 당시 속담처럼 사용된 말인데 사람이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악질에 걸리게 되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게 된다는 사단이 본 인간관이었다.
사단은 욥의 뼈와 살을 쳐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의 권능으로 사단은 욥의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게 했다.
욥의 피부에 나타난 병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애굽 사람에게 내리신 독종처럼 보인다(출애굽기 9:8-10).
욥의 모습이 선지자 이사야의 말을 상기하게 한다.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 뿐이어늘
그것을 짜며 싸매며 기름으로 유하게 함을 받지 못하였도다
너희 땅은 황무하였고 너희 성읍들은 불에 탔고
너희 토지는 너희 목전에 이방인에게 삼키웠으며
이방인에게 파괴된 같이 황무하였고 (이사야 1:6-7)


욥이 잿더미 위에서 기와조각으로 몸을 긁었다고 했는데 잿더미란 오물처리장 즉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다.
오늘날에도 나병환자는 격리 수용되는데 당시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으므로 가련한 욥은 동네 사람들에 의해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다말이 재를 그 머리에 무릅쓰고 그 채색옷을 입고 손을 머리 위에 얹고 크게 울며 가니라 (사무엘하 13:19)


욥의 아내는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말하여 그를 망상적 환상으로부터 끄집어내려고 했지만 욥은 일편단심 하나님께 대한 경외함이 이유가 없는 신앙임을 보여 주었다.


내가 말하기를 나의 행위를 조심하여 내 혀로 범죄치 아니하리니
악인이 내 앞에 있을 때에 내가 내 입에 자갈을 먹이리라 (시편 39:1)


욥이 자신의 고난을 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자 사단의 2차 시험도 하나님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후 사단의 시험은 더 이상 없다.
첫째 마당은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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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마당
세 친구의 방문 │ 2:11-13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11 때에 욥의 친구 세 사람이 그에게 이 모든 재앙이 임하였다 함을 듣고
각각 자기 처소에서부터 이르렀으니
곧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라
그들이 조문하고 위로하려 하여 상약하고 오더니


12 눈을 들어 멀리 보매 그 욥인줄 알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그들이 일제히 소리질러 울며 각각 자기의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하여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리고

13 칠일 칠야를 그와 함께 땅에 앉았으나 욥의 곤고함이 심함을 보는 고로
그에게 한 말도 하는 자가 없더라


좲 해설 좳

친구가 고난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세 친구들 데만 사람(Temantie) 엘리바스(Eliphaz), 수아 사람(Shuhite) 빌닷(Bildad), 나아마 사람(Naamathite) 소발(Zophar)이 욥을 방문했다.
세 사람의 고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데만은 에돔(Edom) 지방의 한 마을이다(예레미야 49:7).
세 사람은 당시 알려진 현인들로 전통주의 신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에돔 지방 사람들인(창세기 25:2) 세 친구는 약속을 하고 각기 제 고장을 떠나 먼 길을 찾아 욥에게 왔다.
멀리서 바라보니 그의 몰골을 알아 볼 수 없을 지경이므로 그들은 목을 놓아 울었으며 겉옷을 찢고 먼지를 날려 머리에 뒤집어썼다.


너를 위하여 크게 소리 질러 통곡하고 티끌을 머리에 무릅쓰며 재 가운데 굶이여
그들이 다 너를 위하여 머리털을 밀고 굵은 베로 띠를 띠고
마음이 아프게 슬피 통곡하리로다 (에스겔 27:30-31)


세 친구는 7일 동안 밤낮으로 땅에 앉아 욥을 바라다 볼 뿐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욥이 당한 고난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당시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조문할 때 7일 동안 애통해 했는데 앞서 언급한 대로 7은 온전수이다.


그들이 요단강 건너편 아닷 타장마당에 이르러
거기서 크게 호곡하고 애통하며
요셉이 아비를 위하여 칠일 동안 애곡하였더니 (창세기 50:10)


그 뼈를 가져다가 야베스 에셀나무 아래 장사하고 칠일을 금식하였더라 (사무엘상 31:13)


‘조문(弔問)’했다고 했는데(11절) 공동번역 성경에는 ‘문병’이라고 번역되었다.
조문이란 말을 놓고 일부 신학자들은 세 친구가 아니라 친척, 친지들이 욥의 자녀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조문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여기서는 문병으로 해석한다.
세 친구의 문병을 받자 욥의 마음에 격변이 일어나고 말았다.
슬픔이란 동정하는 사람을 만나면 봇물이 터지듯이 터져 나오는 법, 욥은 애통해 하는 친구들에게 넋두리했지만 사단이 기대한 대로 하나님을 저주하지는 않았으며 후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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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의 독백 │ 3장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1 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
(공동번역 성경에는 이 구절이 생략되었다)

2 욥이 말을 내어 가로되

3 나의 난 날이 멸망하였더라면, 남아를 배었다 하던 그 밤도 그리하였더라면

4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마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취지 말았었더라

5 유암과 사망의 그늘이 그 날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였었더라면,
구름이 그 위에 덮였었더라면,
낮을 캄캄하게 하는 것이 그 날을 두렵게 하였었더라면
(칠흑 같은 어둠이 그 날을 차지하여 구름으로 덮고 해는 그 빛을 잃게 하여 그 날을 공포 속에 몰아 넣어라)

6 그 밤이 심한 어두움에 잡혔었더라면,
해의 날 수 가운데 기쁨이 되지 말았었더라면,
달의 수에 들지 말았었더라면
(그 밤은 흑암에 빠져 한 해의 나날에 끼이지도 말고 다달의 계수에도 들지 말아라)

7 그 밤이 적막하였었더라면,
그 가운데서 즐거운 소리가 일어나지 말았었더라면
(아, 아무도 잉태할 수 없어 환성을 잃은 밤이 되어라)

8 날을 저주하는 자 곧 큰 악어를 격동시키기에 익숙한 자가 그 밤을 저주하였었더라면
(날을 저주하는 자들아 레비아단을 깨울 수 있는 자들아 그 밤을 저주하여라)

9 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었더라면,
그 밤에 광명을 바랄 찌라도 얻지 못하여 동틈을 보지 못하였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10 이는 내 모태의 문을 닫지 아니하였고
내 눈으로 환난을 보지 않도록 하지 아니하였음이로구나

11 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죽어 나오지 아니하였던가
어찌하여 내 어미가 낳을 때에 내가 숨지지 아니하였던가

12 어찌하여 무릎이 나를 받았던가
어찌하여 유방이 나로 빨게 하였던가

13 그렇지 아니하였던들 이제는 내가 평안히 누어서 자고 쉬었을 것이니

14 자기를 위하여 거친 터를 수축한 세상 임금들과 의사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요
(저 허물어진 성터에 궁궐을 세웠던 지상의 왕들과 고관들과 나란히!)

15 혹시 금을 가지며 은으로 집에 채운 목백(성주)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며

16 또 부지중에 낙태한 아이 같아서 세상에 있지 않았겠고
빛을 보지 못한 아이들 같았었을 것이라

17 거기서는 악한 자가 소요를 그치며 거기서는 곤비한 자가 평강을 얻으며
(그 곳은 악당들이 설치지 못하고 삶에 지친 자들도 쉴 수 있는 곳)

18 거기서는 갇힌 자가 다 함께 평안히 있어 감독자의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포로들도 함께 안식을 누릴 수 있고 노예를 부리는 자들의 욕설도 들리지 않는 곳)

19 거기서는 작은 자나 큰 자나 일반으로 있고 종이 상전에게서 놓이느니라
(낮은 자와 높은 자의 구별이 없고 종들이 주인의 손아귀에서 풀려 나는 곳)

20 어찌하여 곤고한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번뇌한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21 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그것을 구하기를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더하다가

22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23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24 나는 먹기 전에 탄식이 나며 나의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것 같구나
(나 이제 한숨이나 삼키고 흐느낌이나 마시리니)

25 나의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나의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두려워하여 떨던 것이 들이닥쳤고 무서워하던 것이 마침내 오고야 말았다)

26 평강도 없고 안온도 없고 안식도 없고 고난만 임하였구 나
(평화, 평안, 안식은 간 곳이 없고 두려움만이 끝없이 밀려오는구나)


좲 해설 좳

고난을 이겨내기에는 욥의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다.
세 친구와 7일 동안 통곡하고 나니 마음속 깊은 곳에 축적한 슬픔이 입밖으로 터져 나왔다.
그는 삶을 애통해 했으며 오히려 죽음을 찬양하였다.
고난은 욥에게 인생의 모든 의미를 상실하게 하고 모든 소망마저 하나님께서 단절시킨 것인데 그렇다면 인생이 무슨 살 만한 가치가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 생겼다(3:20-23).
그는 자신이 임신된 것을 인생의 시작이라고 여겼으므로 태어난 날을 저주했으며 임신이란 칠흑 같은 밤이 출생을 막아 주었더라면 하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탄식하였다.


1장과 2장은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되지만 3장부터 42장 6절까지는 시로 나타난다.
‘칠흑 같은 밤’이란 하나님께서 빛을 창조하기 이전의 상태를 뜻한다.
욥의 탄식은 죽음만이 유일한 휴식처라면 인생의 의미란 전혀 없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회의의 발로였다.
욥은 아내처럼 직접 하나님을 저주하지는 않았더라도 탄식함으로써 간접적인 방법으로 저주하였다.
그는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고난에 관해 하나님의 설명을 직접 듣기를 원하였다.


사람들은 견디기 어려운 고난을 당하면 자신들의 생일을 저주했는데 선지자 예레미야도 생일을 저주하였다.


내 생일이 저주를 받았더면,
나의 어미가 나를 생산하던 날이 복이 없었더면,
나의 아비에게 소식을 전하여 이르기를 내가 생남하였다 하여 아비를 즐겁게 하던 자가 저주를 받았더면,
그 사람은 여호와께서 훼파하시고 후회치 아니하신 성읍 같이 되었더면,
그로 아침에는 부르짖는 소리 낮에는 떠드는 소리를 듣게 하였더면,
이는 그가 나를 태에서 죽이지 아니하셨으며
나의 어미로 내 무덤이 되게 하지 아니하셨으며
그 배로 항상 부르게 하지 아니하신 연고로다
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나와서 고생과 슬픔을 보며 나의 날을 수욕으로 보내는고 (예레미야 20:14-18)


내게 재앙이로다 나의 모친이여 모친이 나를 온 세계에게 다툼과 침을 당할 자로 낳으셨도다
내가 뀌어주지도 아니하였고 사람이 내게 뀌이지도 아니하였건마는 다 나를 저주하는도다 (예레미야 15:10)


‘칠흑 같은 밤’ 또는 흑암은 사망의 그늘을 뜻하기도 한다.


그가 흑암을 일으키시기 전, 너희 발이 흑암한 산에 거치기전,
너희 바라는 빛이 사망의 그늘로 변하여 침침한 흑암이 되게 하시기 전에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영광을 돌리라 (예레미야 13:16)


묘성과 삼성을 만드시며 사망의 그늘로 아침이 되게 하시며
바닷물을 불러 지면에 쏟으시는 자를 찾으라 그 이름이 여호와시니라 (아모스 5:8)


욥은 마침내 고난을 보게 되었다고 탄식하였는데(10절) 고난을 아모스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너희 절기를 애통으로, 너희 모든 노래를 애곡으로 변하며
모든 사람으로 굵은 베로 허리를 동이게 하며
모든 머리를 대머리 되게 하며
독자의 죽음을 인하여 애통하듯하게 하며
그 결국으로 곤고한 날과 같게 하리라 (아모스 8:10)


‘젖을 빨고 무릎에서 논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유대인의 묘사인데 은혜가 고난으로 변했음을 탄식한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이사야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가 임산케 하였은즉 해산케 아니하겠느냐
네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해산케 하는 자인즉
어찌 태를 닫겠느냐 하시니라 …
너희가 젖을 빠는 것 같이 그 위로하는 품에서 만족하겠고
젖을 넉넉히 빤 것 같이 그 영광의 풍성함을 인하여 즐거워하리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보라 내가 그에게 평강을 강 같이,
그에게 열방의 영광을 넘치는 시내 같이 주리니
너희가 그 젖을 빨 것이며 너희가 옆에 안기며 그 무릎에서 놀 것이라
어미가 자식을 위로함 같이 내가 너희를 위로할 것인즉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니 (이사야 66:9-13)


욥은 고난이 견디기 어려워서 생일을 저주하였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날을 악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날로 인해 고난의 인생을 살게 된 점을 저주한 것이다.
이는 유의해야 할 점이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악의 신이 따로 있지 않기 때문에 인생의 되어지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라고 믿었다.
생일을 저주하는 것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탄식이다.
아내와 달리 욥이 하나님을 저주하지 않고 생일을 저주한 데서 그의 지혜를 본다.
생일을 저주한 욥은 고난을 벗어날 수 있는 죽음의 휴식을 그리워하였지만 죽음마저도 하나님의 권한에 속했다는 것을 안 그는 제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어 괴로워하였다.
죽음 또한 하나님의 섭리에 속하기 때문에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 것이 신앙이다.


성경에 자살한 사건이 네 차례 기록되어 있는데 첫째, 길보아 산에서 자살한 사울왕의 경우이고, 둘째, 예수 그리스도를 대제사장에게 판 가롯 사람 유다의 자살이며, 세째, 아히도벨의 자살(사무엘하 17:1 이하)이고, 네째, 짐무리의 경우이다(열왕기상 16:18).
네 사람 모두 신앙을 잃은 자들이다.


욥은 죽음을 휴식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과 같은 말로 죽음을 묘사하였다.
깊은 곳(11:8), 물 아래 있는 곳(26:5), 문이 있는 곳(17:16, 38:17), 어둡고 그늘진 곳(10:21), 정한 집(30:23), 감추신 곳(14:13), 조용한 곳(3:17), 평강을 얻는 곳(3:17), 작은 자 큰 자가 모두 가는 곳(3:19), 종이 놓이는 곳(3:19), 자고 쉬는 곳(3:13), 다시 오지 못하는 곳(3:7, 9, 10, 21).


빛은 창조의 시작을 상징하므로(창세기 1:3) 욥은 자신의 죽음과 혼돈이 창조, 즉 빛 이전의 칠흑 같은 어둠으로 환원되어졌으면 하고 소망하였다.
그래서 아예 창조의 날에도 끼지 말았다면 하고 탄식했다.
출생이 고난을 체험하는 원인이기 때문에 차라리 모태에서 유산되었다면 고난을 체험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 하는 원초적 논리이다.
그러나 모태로부터 자신을 받아내어 젖을 먹여 살렸다면 인생은 살아야 할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는 논리이기도 하다.


한나가 마음이 괴로와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서원하여 가로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나를 생각하시고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사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 머리에 대지 않겠나이다 (사무엘상 1:10-11)


욥은 자유를 위해 죽음을 동경하면서 자신을 노예로, 하나님을 노예부리는 자로 비유하였다.
18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노예 생활한 것을 상기시키는데(출애굽기 5:6) 죽음은 더 이상 노예상태가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욥의 탄식은 인생의 고달픔이나 무미건조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모든 문제를 제기해 놓고서는 원인을 알고자 하는 자신의 지혜마저 봉쇄하셨으므로 절망에 이르게 했음을 불평한 것이다.


개역성경은 8절에 ‘악어’라는 동물을 언급했는데 공동번역 성경에는 ‘레비아단(Leviathan)’으로 기록되었다.
레비아단은 라합(Rahab)으로도 알려진 동물인데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로서 귀신의 두목 바알(Baal)을 레비아단이 잡아먹었다고 한다.
욥은 레비아단이 자신이 태어나던 날의 태양을 집어 삼켰더라면 하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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