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God! Oh, 김치찌개!, Oh, 빈대떡!
축구경기를 보노라면 경기에 임하기 전에 성호를 긋는 선수를 보게 되고,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도 보게 된다. 모두 기도의 힘을 믿는 황당한 사람들이다. 몸은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정신은 원시인 수준이다. 어느 사람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현관문 위에 부적이 걸려있는 걸 보았다. 미신적 믿음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홍대 앞에는 근래 점을 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만큼 구매자가 있기 때문에 점을 치는 허무맹랑한 족속들이 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러 흥미로 점을 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바로 그 흥미에 미신적 믿음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플로리다 주에 사는 다이애나 듀이서는 막 먹으려던 구운 치즈샌드위치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이베이닷컴에 남은 샌드위치를 3만7천 달러를 받고 팔았다. 여배우 제니퍼 로페즈의 어머니 과달루페 로페즈는 애틀랜틱시티 한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을 하러 갔다가 엄청난 돈이 걸린 게임에서 신에게 간청하는 말을 읊조린 후 24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그녀는 기자회견에서 “기도의 힘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의 힘이 증명되었다고 주장한 과달루페 로페즈와 구운 치즈샌드위치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발견한 다이애나 듀이서의 발언에서 원시성을 발견한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의 저자 행크 데이브스Hank Davis는 이를 ‘원시 논리 caveman logic’이라고 말한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면 반사적으로 “Thank God!" 하고 외치는 것이나 궂은 일이 생기면 신의 진노라고 생각하는 것이 원시 논리이다. 사주팔자 타령이나 하고 점괘를 믿는 것도 원시 논리이다. 생년월일 그리고 태어난 시각을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말한다지만, 지구에는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그리고 같은 시각에 태어난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들의 운명이 어찌 같을 수 있을까! 두려움, 비이성, 미신이 문화의 주류로 급격히 편입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남미의 목사 설교를 TV로 본 적이 있는데, 완전히 사기였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사람이 그 목사의 안수 후 벌떡 일어나 걷는 모습에 신도들이 열광했다. 처음부터 걸을 수 있는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온 것이다. 이런 교활한 목사와 배역꾼들 때문에 원시인들이 급격히 느는 것이다.
2008년 6월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1이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요구기도’에 응답을 받으며, 응답자의 80%가 우리 일상에 영향을 주는 천사와 악마의 존재를 믿는다고 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한 사람이 92%나 되었다. 이는 중세 유럽인들의 미신적 믿음이나 종교의식과 거의 맞먹는 수치이다. 즉 21세기의 사람들이 중세의 사람들과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물론 중세 사람들에게 정식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수치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대충 그렇다는 말이다.
우리는 아이팟으로 노래를 듣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때로는 의학, 과학 책을 읽기도 하지만, 동시에 네안데르탈인의 교양 수준으로 살고 있다. 여전히 유령이나 신의 계시, 마력을 지지한다. 원시 논리가 우리 믿음 체계의 가장 개인적인 부분에서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겉모습만 21세기 유형이지 정신은 동굴 속에 갇힌 원시인caveman이다.
입시 때가 되면 학부모들이 절에 가거나 시험을 보는 학교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빈다. 누구에게 비는 것일까? 원시인들이 큰 나무나 바위 앞에서 비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두 선수가 시합을 하기 전에 모두 신에게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면 신은 누구의 편에 설까? 점 더 간절히 비는 사람의 편을 들까? 목사는 신도 개인에게 축복기도를 하지만, 과연 신의 축복이 목사의 명령대로 주어질까? 정작 원시인 중의 원시인이 점을 보는 사람이나 축복기도를 하는 사람이 아닐까? 자신의 재정문제나 연애문제를 그런 원시인들에게 상담한다는 건 웃긴다기보다는 비극이다. 그런데도 재정상담, 연애상담, 예배의식을 원시인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석기시대 마음이 우리의 일상에서 여전히 강한 힘으로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음식물을 잘 차려놓고 그 앞에서 숭배행위를 하거나 신적인 존재에게 자기 일상사에 개입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지만, 이런 종류의 행위를 우리는 주변에서 자무 본다. 왜 사람들은 그토록 비논리적이며 미신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의 블로그를 방문해보면 비논리와 미신적 믿음으로 가득 찬 글을 발견하게 된다. 글은 그 사람의 정신이다. 글이 혼돈스럽다는 건 그 사람의 정신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증세가 심한 사람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해서 병이 악화되기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원시인을 치료하는 사람이 바로 정신과 의사이다. 주님을 찬양한다고 해서 주님의 은혜가 그 사람에게 내려질까? 은혜가 찬양이란 것으로 흥정되는 대상일까? 주님은 인종차별주의자일까? 구운 치즈샌드위치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김치찌개에서 그 모습을 발견하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김치찌개를 먹을 때마다 그것을 눈여겨보아야 할까? 빈대떡에서 예수의 모습을 발견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빈대떡을 3만7천 달러를 받고 팔 수는 없을까?
Oh, God! Oh, 김치찌개!, Oh, 빈대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