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을 입은 원시인 - 진화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비이성과 원시 논리
행크 데이비스 지음, 김소희 옮김 / 지와사랑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현대인의 두뇌에 들어있는 구식 하드웨어




진화심리학은 새로운 분야로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적, 생물학적 접근을 이용하면서 다른 심리학 분야와 달리 인간을 생물학적 세상의 일부로 이해한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 Caveman Logic』(2010, 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행크 데이비스Hank Davis는 “당혹스럽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행동이 인류의 조상이 만든 ‘적응’에서 나왔으며, 우리 인간은 터무니없으면서도 위험한 방식으로 우리 자신을 압박하는 정신적 모듈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현대인의 두뇌에 들어있는 하드웨어는 수만 년이나 된 구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에 도전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규범화하는 문화 제도를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현대를 사는 원시적이고 미신적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 원시 논리는 우리의 일상에서 생생하게 존속되고 있다. 무자비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조상들이 그들의 두뇌에 있던 하드웨어 전체를 우리에게 물려주었다.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려면 이러한 석기시대 마음을 직시해야 한다. 행크 데이비스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원시 논리의 성향은 고정된 것이 아니므로 따라서 생물학이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원시 논리란 잘못된 지각과 그에 따른 잘못된 결론을 곧바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두뇌가 보내는 메시지를 늘 의심해야 한다. 원시 논리가 지속되는 이유는 사회가 그것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사회적인 종으로서 구성원들 간에 합의된 적법성을 중히 여긴다. 우리는 우리의 원시 논리를 의심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원시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의 통제권을 먼 조상에게 넘겨주는 셈이다.

행크 데이비스가 현대인의 원시 논리를 지적하고 이를 생물학적 유전으로 보지 않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부분적으로 그가 종교를 문화적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인 데 기인한다.

진리는 보편적인 것인데 종교에만 진리가 있다고 믿는 것은 미신이다. 종교에 원시 논리가 만연하는 이유는 맹목적 신뢰 때문이다. 그런 맹신자들의 두뇌에는 구식 하드웨어가 들어 있다. 살인하지 말라거나 도둑질하지 말라는 건 십계명에도 있지만, 하무라비 법전에도 있고, 오늘날 상식이 되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신이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옳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도를 하고 자신의 문제가 해결될 때 기도의 효과라고 말한다. 이것이 원시 논리이다. 기도와 문제 해결이 동시에 일어났을 뿐이다. 거기에는 연관성이 있다. 연관성이 있다면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그 사람의 진정한 노력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기도하거나 절에 가서 빌거나 점을 치러 가거나 한다. 그렇게 해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조상들의 원시적 믿음을 답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우리의 두뇌가 보내는 메시지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한 행위가 사회적으로 통용되므로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진정한 기도로 말하면 내가 신에게 간청하는 것이 아니다. 간청해야만 신이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신이 아니다.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우리가 간청하지 않아도 그는 모든 문제를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곧 그의 문제이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간청하지 않더라도 그가 전지전능하다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기도는 신에게 미주알고주알 뇌까리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고 그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바라보는 것이다. 신에게는 손과 발이 없으므로 우리의 손과 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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