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란 무엇일까?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곧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일입니다. 이런 주제의 글을 몇 꼭지 올렸습니다. 이쯤해서 우리는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이 말하는 좀 더 구체적인 생명의 의미 그리고 프랑스의 분자생물학자로 『우연과 필연 Le hasard et la nécessité』(도서출판 궁리, 2010)의 저자 자크 모노Jacques Monod(1910-76)의 생명체를 규정하는 충분조건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생명공학자이며 암 치료 분야에서 활동하는 레오킴의 제안을 알아보고 다음에 자크 모노의 제안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후 다시 호킹과 칼 세이건의 우주론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의견들을 통해 우리는 합리적인 이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레오킴은 직업상 누구보다도 백 가지도 넘는 암의 질병으로부터 죽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가 궁금해 하는 건 생명의 본질이 무엇이며, 죽는다는 것, 즉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 그 본질을 영원히 상실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질은 사라지지 않고 다시 환원되어 또 다른 생명으로 태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 논리를 폅니다. 그는 논리 끝에 임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에 관한 이야기로 실제적인 우리의 경험을 말합니다. 우리가 죽어볼 수 없는 노릇이므로 거의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황당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종합하여 분류하면 일괄된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한 내용의 글은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영화로 말하면 뒷부분을 앞서 이야기하면 앞의 스토리가 맥이 풀리니까 말이지요.
중간 중간에 4차원뿐 아니라 다차원의 우주에 대한 글도 올리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주장만으로 주제를 풀어나가는 건 합리적이지 못하므로 여러 과학자들의 의견을 두루 소개하려고 합니다. 블로거들은 다양한 의견을 통해 주제에 대한 관심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건 우리의 과학이 아직은 우리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문제는 미래의 과학자들이 풀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최선의 노력으로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을 논할 수 있을 뿐입니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죽은 유기체organic body나 무생물inanimate object과는 반대로, 성장하고 재생하며 신진대사metabolism, 즉 진행 중인 화학적 반응을 하는 유기체라는 것이 하나의 정의입니다. 퍽 간단해보일지는 몰라도 여기에는 우리가 살아 있다고 여기는 일부 요소들이 무의식적으로 배제되어 있습니다. 수년 동안 동면중인 씨앗seed은 살아 있는 걸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살아나게 되는 그 순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씨앗이 이미 살아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 그렇게 만든 걸까? 화학적 반응, 즉 생명의 표시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그리고 영양소를 소모시키는 소위 세포벽이 두꺼운 그람양성gram-positive 박테리아bacteria는 어떤가? 그것들은 계속해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면 자신의 생물학적 에너지를 생식세포들에 쏟아 붓습니다. 거친 환경에서 그람양성 박테리아는 생식세포를 창조한 뒤 존재를 멈춥니다. 박테리아 생식세포는 살아 있는 걸까? 씨앗과 마찬가지로 생식세포는 화학적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가운데 수십 년 동안 발육정지 상태로 있을 수 있습니다. 영양분과 적절한 환경조건, 습기를 공급하는 환경이 되면 그것들은 갑자기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테리아가 됩니다. 이런 박테리아들은 유전적으로 생식세포를 생산하는 박테리아와 꼭 닮았습니다. 생식세포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활동하는 박테리아가 되도록 생명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명에 관한 이 모든 의문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하는 궁극적 의문으로 이어집니다. 죽음 직전과 직후의 차이는 무엇일까? 죽음과 질병을 연구하는 데서 생명에 관한 가치 있는 정보가 나옵니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도서출판 知와 사랑)의 저자 레오킴Leo Kim은 과학자로서 개인적인 경험들을 기반으로 암과 질병을 죽음과 연결시킵니다. 동물의 생명은 적절한 세포 증식이나 중지에 의한 정확한 양의 세포 성장과 분열에서 비롯된다면서 그는 우리의 경우 하나의 세포에서 태아, 어린이, 성인으로 성장한 뒤 성장이 멈춘다고 말합니다. 병균이 모든 형태의 생명을 감염시키고 죽음으로 내몰기 때문에 박테리아와 모든 생명에게 감염체에 대항하는 방어체를 갖는 것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뼈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부드러운 조직인 골수bone marrow에서 이루어지는 백혈구leukocyte 생산은 감염과 질병에 대한 인간의 수많은 방어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백혈구가 질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산하고, 항체들은 박테리아를 감싸고 삼켜버려 감염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백혈병leukemia의 경우는 백혈구가 비정상이 되고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것입니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백혈구가 몸의 자원들을 탈취해 죽음으로 내모는 것입니다. 백혈병과 모든 암은 비정상적인 세포와 통제되지 않은 세포 확산에서 비롯됩니다. 1980년대의 전형적인 암 치료는 세포를 죽이는 일종의 독물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골수이식과 다른 암 치료들에 사용되는 방사선도 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암 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환자를 죽이기 전에 암을 죽이는 것이 의사의 목표입니다. 후보약품은 그것이 유발시킬 수 있는 독성 때문에 우선 임상실험에서 안전 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말기 암 환자만이 많은 암 임상실험들에 참여할 수 있으며 환자들은 필히 위험을 감수한다는 서류에 서명을 해야 합니다.
암 환자들은 종종 통증으로 괴로워하며 몸이 쇠해져서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게 됩니다. 레오킴은 자신이 만난 환자들의 고통으로 의약품과 암에 관한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소재하는 그의 회사는 생명공학을 선도하며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는 신약의 임상실험을 관찰하기 위해 많은 암센터들을 방문합니다. 백 개 이상의 질병들이 암으로 분류됩니다. 생명공학으로부터 놀라운 신약 개발의 소식이 다양한 일간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하나의 신약, 혹은 하나의 특정한 방식이 백 개 이상의 질병들에 마법의 약으로 작용할 수는 없습니다.
레오킴은 죽음의 미스터리와 씨름하기 전 생명에 관해 더 이해하기 위해서 별의 성분이 어떻게 생명이 되었을까? 하는 데 관심을 돌립니다. 무수히 많은 우주들이 있다면 몇몇 우주에만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행방불명인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생명에 관여했을까? 하는 등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곧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것입니다. 저는 우주를 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빅뱅이 우리의 우주universe에서 일어난 유일한 사건인지, 아니면 다중우주multiverse라는 큰 나무 가지의 끝에 있는 우리 우주의 꽃봉오리가 개화하듯 수많은 우주의 한 곳에서 일어난 흔한 사건들 가운데 하나인지, 둘 중 어느 것이더라도 우리의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이 망원경으로 확인된 이상 우주는 생물처럼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명을 논할 때 단지 심장과 맥박이 뛰고 호흡을 하는 것으로 한정하기보다는 무엇이 성장의 원동력인가 하는 것을 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곧 화학적 반응입니다. 물질의 본질을 밝히는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하는 문제는 우리의 물질의 기원이 무엇이냐 하고 묻는 것입니다. 물질의 본질인 우주의 유픽셀이 무엇이며, 어디서 왔고, 또 어떻게 더욱 복잡한 실체로 성장했는지 최근의 과학이 아직 풀지 못하고 있지만, 유픽셀이 원자와 분자로 변형되었다는 가정은 초기 지구가 어떻게든 해서 오늘의 물질을 이루는 모든 화학물질을 가지게 되었다는 걸 이해하는 실마리가 됩니다. 문제는 이런 화학물질들이 어떻게 반응하여 생명을 형성하게 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단세포 박테리아는 그것의 생명과정이 기호화된 유전구조 속에 수백 개의 복합 단백질과 수백만 정보조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을 이루는 단 하나의 단백질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합니다.
과학자들은 초기 지구의 시뮬레이션simulation에서 단순한 화학성분들을 이런 복합분자로 전환시키는 데 전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20세기의 유명한 영국의 천체물리학자이며 수학자 프레드 호일 경Sir Fred Hoyle(1915-2001)은 단세포 생명체의 출현 가능성을 폐품처리장에서 토네이도 소용돌이로 보잉 747을 조립할 확률에 비유했습니다. 폐품처리장에 분해된 채 너부러진 보잉 747을 태풍의 소용돌이가 수많은 부품들을 조립해서 다시금 완전한 보잉 747로 만들어내는 것만큼 초기 지구에서 단세포 생명체의 출현하기란 어렵다는 걸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생명이 탄생했으므로 그 놀라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미래의 과학자들이 설명해야 합니다.
우주 창조와 마찬가지로 생명 창조 역시 과학자와 종교인의 관심의 대상이지 갈등의 원천은 아닙니다. 널리 받아들여진 과학 이론으로 우주 창조가 설명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과 달리, 생명 창조에 대해서는 지배적인 과학 이론이 없는 실정입니다. 어느 것도 증거가 충분치 않으므로 어떤 제안도 이론으로조차 불리지 못합니다.
‘믿음faith’이란 말은 보통 영성spirituality과 종교에 한정됩니다. 아는 것knowing은 지식knowledge입니다. 믿음은 의견opinion입니다.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나 견고한 이론조차 없으므로 생명 창조에 관한 과학적 견해 또한 일종의 믿음 혹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경우 과학과 영성 그리고 종교 모두 믿음 혹은 의견에 의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과학자들이 우리로 하여금 알게knowing 해줄 것입니다. 지식으로 전달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