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냄새는 강한 감정으로 과거를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다


 

 

 

 

집단 히스테리는 어린이에게만 또는 학교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집단 히스테리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1973년부터 1993년 사이에 발생한 70건의 사례들을 검토했는데, 그 중 50%가 학교에서 발생했고, 40%는 작은 마을과 공장에서 발생했으며, 10%는 다른 환경에서 발생했습니다. 각 사례에서 감염된 사람의 수는 최소한 30명 이상이었고, 수백 명에 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발병 기간은 대개 2주 미만이었으나, 20%는 한 달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이 사례들에서 집단 심인성 질환의 특징을 주로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증상은 서로 연결 관계가 밀접한 공동체 내에서 출현해 퍼져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공동체들은 고립되어 있고 스트레스가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물리적 원인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여성이 더 많았습니다. 왜 여성 사이에서 발생률이 높은지는 분명치 않지만,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신의 증상을 말하는 경향이 더 높아 공감을 통해 다른 여성에게 전파되기 더 쉽고, 여성의 후각이 더 예민하다는 사실도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냄새가 현대의 집단 심인성 질환에서 방아쇠 역할을 할 때가 많다면서 이는 후각과 감정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실험을 통해 냄새와 감정은 둘 다 안와전두엽피질이라는 뇌 부위가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냄새가 상기시키는 기억은 같은 냄새를 말로써 상기시키는 기억보다 더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말도 강한 효과가 있지만, 익숙한 냄새는 다른 감각 신호보다도 훨씬 강한 감정으로 과거를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를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이라고 하는데,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A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 유래했습니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홍차를 적신 마들렌 과자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프루스트 현상은 과거에 맡은 특정 냄새에 자극을 받아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행복한 기억을 연상시키는 향수 냄새를 맡으면 그 향수가 든 병을 보는 것보다 감정과 감정적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소뇌 편도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집니다.

경찰관, 구조대원, 과학수사대, 정부공무원 등이 현장에 나타나면 전염성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뭔가 심각한 일이 발생하고 있고, 상황이 위험하다는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장에 온 사람들이 상황이 안전하며 아무 원인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득하면 할수록 그것은 일반적으로 감정이 고조된 사람들에게 오히려 뭔가 은폐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더 키우게 됩니다. 심지어 편집증까지 확산되면서 그러한 사건을 진정시키는 데 필요한 권위를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은 소셜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춰 사회적 유대가 확산의 매개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긴급 구호대원이 숙지해야 하는 심리적 지침에는 “침착하고 권위 있는 접근방법을 사용해 ... 확신을 주고”,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이러한 전염성 증상이 왜 생겨나는지 말하기 어렵다면서, 낯선 소음이 소 떼를 달리게 만들듯이 감정의 질주를 유발하는 방아쇠는 많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최초의 발병 사건을 확인하는 건 쉽습니다. 뉴욕 시에서 행인을 멈춰 세워 창문을 바라보게 하는 데는 몇 사람만으로 충분합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의 발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수의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거나 눈으로 볼 수 있는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그 전염병은 감정 전이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를 따라 퍼져나갈 수 있으며, 큰 집단이 빠른 시간 내에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 중 약 330만 명이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으며, 그보다 더 많은 690만 명은 해산물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식품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은 모두 합해서 일 년에 2000명에 불과합니다. 미국 전역에서 일 년에 입원하는 사람의 수가 3000만 명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수입니다. 그리고 식품 알레르기로 사망하는 사람은 많아야 일 년에 150명에 불과합니다. 일 년에 벌에 쏘여 죽는 사람이 50명, 벼락에 맞아 죽는 사람이 100명,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450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니면 운동을 하다가 입은 외상성 뇌 손상으로 입원하는 어린이가 약 1300명이나 된다는 사실과 비교해도 적은 수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찬장에서 땅콩버터를 치우면서도 총은 치우지 않는 부모도 많습니다. 견과류 알레르기보다는 학교로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가다가 죽는 어린이가 더 많습니다.

견과류 알레르기에 대한 사회의 과도한 반응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반응은 집단 심인성 질환과 같은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은 임상적으로 확인된 문제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을 보고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불안감이 사람들 사이에 계속 번져나가며, 그들은 균형 감각이나 차분하게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을 잃고 맙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은 병리학적 현상이지만, 사람의 기본적인 속성인 비병리학적 과정, 즉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모방하려는 경향에 편승해 일어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웃음도 전염성이 있으며, 행복감도 전염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집단 히스테리를 이러한 정상적인 과정과 비교하는 건 동물 떼의 질주를 평상시의 질서정연한 이동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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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이야기: 대칭성Symmetry과 표준모형Standard Model


 

 

평행우주의 외형을 짐작하려면 강력・약력・전자기력에 존재하는 대칭성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강력strong force은 세 개의 쿼크에 기초를 두고 있는데, 물리학자들은 이것들을 구별하기 위해 쿼크에 붉은색・녹색・푸른색이라는 개념을 부여했습니다. 따라서 핵력nuclear force을 서술하려면 쿼크의 색을 바꿔도 그 형태가 변하지 않는 방정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방정식을 가리켜 SU(3)대칭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즉 세 개의 쿼크의 색을 이리저리 뒤바꿔도 방정식의 외형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리학자들은 SU(3)대칭을 갖고 있는 이론이 강력을 가장 정확하게 서술한다고 믿고 있는데, 이것이 양자색역학QCD(quantum chromodynamics)입니다. 두 개의 렙톤lepton(입자물리학에서 페르미온fermion의 한 종류로 전자기력, 약력, 중력에만 관여하며 강력에는 관여하지 않음)은 서로 바꿔치기해도 방정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 방정식은 SU(2)대칭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빛의 입자, 즉 광자는 U(1)대칭을 갖고 있습니다. 빛을 서술하는 방정식은 빛의 편광성분을 서로 바꿔치기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약력과 전자기력을 통합하는 대칭군symmetry group은 SU(2)×U(1)입니다.

세 개의 이론을 단순하게 이어 붙이면 SU(3)×SU(2)×U(1)이 됩니다. 이 대칭군은 세 개의 쿼크와 두 개의 렙톤을 독립적으로 섞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쿼크와 렙톤을 섞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이론이 표준모형으로 물리학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이론으로 꼽힙니다. 미시간 대학의 고돈 케인Gordon Kane은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중력이 개입된 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은 표준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이로부터 예견되는 물리량들 중 일부는 실험을 통해 1억분의 1이라는 오차범위 이내에서 사실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칭을 확장해나가면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하나의 대칭으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대통일이론GUT으로 여기에는 다섯 개의 입자들(세 개의 쿼크와 두 개의 렙톤)을 서로 뒤바꿔도 변하지 않는 방정식이 등장합니다. 표준모형의 대칭성과는 달리 대통일이론의 대칭은 쿼크와 렙톤을 한꺼번에 섞을 수 있으며, 양성자는 전자로 붕괴될 수 있습니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대통일이론은 SU(5)대칭을 갖고 있습니다.

대칭성의 자발적 붕괴가 일어나면 대통일이론대칭은 몇 가지 방법으로 깨질 수 있으며 그중 하나가 대통일이론대칭이 SU(3)×SU(2)×U(1)으로 붕괴되는 경우인데, 이렇게 서술되는 우주는 우리가 속해 있는 지금의 우주이며, 여기에는 19개의 매개변수가 동원됩니다. 그러나 대통일이론대칭은 이 밖에도 얼마든지 다른 식으로 붕괴될 수 있습니다. 다른 우주들은 우리의 우주와 전혀 다른 여분대칭residual symmetry(대통일이론대칭이 붕괴되고 남은 대칭)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평행우주를 서술하는 데 필요한 19개의 매개변수들은 우리의 우주와 다른 값을 가질 것입니다. 즉 개개의 우주마다 힘의 종류와 세기가 다르므로 우주의 기본적인 구조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핵력의 세기가 지금과 다른 우주에서는 별이 생성되지 못하므로 우주공간은 암흑으로 가득 차 있고 생명체는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는 이와 반대로 핵력이 강한 우주에서는 별의 진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생명체가 형성될 기회조차 없을 것입니다.

대칭군이 달라짐에 따라 생성되는 입자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이런 우주에서 양성자는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짧은 시간 내에 반전자antielectron로 붕괴되므로 이곳에서도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고, 모든 물질이 순식간에 분해되어 전자와 뉴트리노가 전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방식으로 대통일이론대칭이 붕괴된 우주에서는 양성자와 같이 안정된 입자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주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가 더욱 복잡한 DNA를 복제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대통일이론대칭은 무한히 많은 방식으로 붕괴될 수 있습니다. 이때 얻어지는 무수한 해들은 각기 다른 우주를 나타냅니다. 다중우주란 단순히 지금과 같은 우주가 여러 개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특성이 천차만별인 우주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복합우주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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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공격성은 편견과 독재, 인종 청소, 전쟁 등으로 이어진다


 

수백만 년 동안 우리 조상들은 굶주림과 포식자의 위협, 그리고 질병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수렵-채취 집단 남성의 여덟 중 하나는 이러한 싸움 끝에 목숨을 잃는데, 이는 20세기 전쟁의 사망률인 100명 중 하나와 비교하면 분명해집니다.

우리의 뇌는 이러한 능력과 경향을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 내 패거리 문화에서도, 회사 내 권력 싸움에서도, 가정 폭력에서도 공격성과 증오는 여전히 작동합니다. 더 큰 규모로 나아가면, 우리의 공격성은 편견과 독재, 인종 청소, 전쟁 등으로 이어집니다. 종종 이러한 경향은 조작되는데, 전통적 의미에서의 강한 아버지를 대신하는 독재 권력은 ‘적들’을 규정하고 악마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작은 진화상의 공격성이라는 유산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면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입니다.

선불교에서는 “아무것도 제외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누군가를 “우리 편”의 범주 밖에 놓는 순간, 우리의 뇌와 마음은 자동적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나쁜 대접을 하는 것을 정당화합니다. 실질적인 공격성으로 나아가기 직전의 상태가 됩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유전적 유산인 공격성을 부정하는 것은, 고통의 원인 중 하나인 무지, 즉 치癡에 해당한다. 심각한 집단 간 갈등은 집단 내의 박애주의를 발달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사랑과 증오는 우리 속에 존재하며, 우리 마음속에서 이리저리 요동칩니다. 두 마리 어린 늑대가 동굴에서 뒤얽혀 몸싸움을 하듯이. 증오의 늑대를 죽일 방법은 없습니다. 증오의 늑대에 대한 적의 자체가 오히려 우리가 지우려는 것을 더 낳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증오의 늑대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목줄을 채우고, 증오의 늑대가 짖어대는 경고와 정의, 불만, 분개, 멸시, 평견 등을 제한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늑대에게 매일 먹이를 줄 것인가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사람의 뇌는 지난 300만 년 동안 세 배로 커졌는데 그 상당 부분은 대인관계의 기술, 즉 공감, 협동 등에 할애되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처해 있었던 가혹한 환경 속에서는 협동은 생존을 돕는 요소였으므로, 협동을 촉진하는 요인들이 우리 뇌에 새겨졌습니다. 여기에는 이타주의, 관용, 평판에 대한 관심, 공정, 언어, 용서, 도덕과 종교 등이 포함됩니다.

뇌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초기 인류의 아동기는 뇌를 발달시키고 단련시키기 위해 더 길어져야 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부모 자식 간의 애착 관계 및 다른 무리 구성원들과의 애착 관계를 개발해야 했습니다. 다양한 신경망들이 여기에 기여하는데, 도파민과 옥시토신에 기반한 보상 체계와, 육체적 고통과도 비슷한 반응을 야기하는 사회적 거부에 의한 징벌 체계가 그것입니다.

한편, 증오의 늑대 또한 진화했다. 수렵-채취 집단 간에는 흔히 격렬하고 치명적인 투쟁이 일어납니다. 무리 내의 협동은 무리 간 공격성을 촉발시키고, 공격성의 대가인 먹을거리와 짝, 생존 등은 무리 내의 협동을 촉진했습니다. 협동과 공격성, 사랑과 증오가 시너지로 함께 진화한 것입니다. 이들의 능력과 경향은 오늘날 우리 속에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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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와 바다가 어우러진 혼돈의 세계 브르타뉴


 



 

 

 



모네의 <파라솔을 든 여인 (왼편으로 얼굴을 돌린) Lady with a Parasol (Facing Left)>, 1886, 유화

 

지베르니의 작은 평원은 계절다라 색채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센 강에 닿아 있는 구릉과 강 언덕의 포플러가 멀리 보이고, 봄의 들판은 햇빛을 흠뻑 받습니다. 빛이 들판에서 속삭이는 가운데 여인이 산보하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사진: 옥타브 미르보(1850-1917)



 

모네는 베르테에게 브르타뉴에 꼭 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소망이 이뤄졌습니다. 그곳에 거주하던 친구 소설가이며 극작가 옥타브 미르보Octave-Henri-Marie Mirbeau의 초대로 1886년 가을 처음으로 브르타뉴를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미르보는 친구 로댕에게 보낸 편지에서 모네의 재능을 칭찬했습니다.

 

모네는 9월부터 11월 말까지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대서양이 바라보이는 그곳은 문명이 닿지 않은 소박한 원주민들의 고장이었습니다. 브르타뉴는 폴 고갱에게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고갱이 문명의 도시 파리를 버리고 그곳에 안주하기 시작한 건 1886년부터였습니다. 모네가 고갱을 만났다는 기록이 없는 걸 보면 고갱이 그곳으로 간 건 모네가 돌아온 후였던 것 같습니다.

 

모르비앙 만의 벨일 섬으로 간 모네는 마을의 한 어부 집에 묵으면서 그곳 절경을 40점가량 그렸습니다. 그것들은 연작이 아니라 장소와 일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풍경화들입니다. 알리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자신이 바라는 작품을 그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진정한 바다 장면을 캔버스에 담기 위해선 매일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매순간 같은 곳에서 바다를 관망해야 한다는 걸 난 알고 있소. 그래서 같은 주제를 네 번 혹은 여섯 번 이상 그릴 때도 있구려.”(1886. 10. 30)



 

 



모네의 <벨일의 암석 Rocks at Belle-Ile>, 1886, 유화



 

 



모네의 <코통 항구의 피라미드, 벨일, 빛의 효과 Les Pyramides de Port-Coton, Velle-Ile, Effet de Soleil>, 1886, 유화, 64-64cm.



 

 



모네의 <폭풍: 벨일의 암석 Storm: Rocks at Belle-Ile>, 1886, 유화



 

 



모네의 <벨일의 바위 Cote Rocheuse, Rocher du Lion, Belle-Ile>, 1886, 유화, 65.5-81cm.



 

 



모네의 <도뫄 항구, q1pf일 Port-Domois, Belle-Ile>, 1886, 유화, 65-81cm.



 

 



모네의 <도뫄 항구의 작은 동굴 Grotte de Port-Domois>, 1886, 유화, 65-81cm.



 

 



모네의 <벨일의 뾰족한 바위 구조 Pointes de Rochers a Belle-Ile>, 1886, 유화, 81-65cm.



 

 



모네의 <벨일의 바위, 도뫄 항구 Rochers a Belle-Ile, Port-Domois>, 1886, 유화, 73-60cm.



 

 



모네의 <구파르 항구의 뾰족한 바위 구조 Pointes de Rochers a Port-Goulphar>, 1886, 유화, 81-65cm.

 

 



모네의 <거친 연안 La Cote Sauvage>, 1886, 유화, 65-81cm.



 

 



모네의 <격렬한 바다 Mer Demontee>, 1886, 유화, 65-81cm.



 

모네는 <벨일의 암석>을 비롯하여 피라미드처럼 생긴 바위를 같은 장소에서 시각과 일기에 따라 다른 장면으로 묘사했습니다. 훗날 클레망소가 모네를 가리켜 “바다를 그린 유일한 화가”라고 칭찬했는데, 그는 과연 당대의 가장 유명한 바다의 화가였습니다. 그는 바다의 소동, 바위를 에워싼 물결, 파도에 끄떡없는 바위, 바다의 끊임없는 운동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바람 한가운데에 서서 사나운 일기에도 아랑곳 않고 작업에 열중했습니다.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가 그의 옷을 적시기 예사였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바위, 대기와 물과 땅이 상접한 광대한 공간을 캔버스에 담아낸다는 건 실로 엄청난 용기와 재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모네가 아니면 자연의 변화무쌍한 장면들을 그려낼 화가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바위도 물결도 모네의 율동적인 붓질 속에 포착되었습니다.

 

모네는 카이유보트에게 그곳에서의 작업에 관해 적었습니다.

 

“난 지금 웅대한 천연의 현장, 뽀족뾰족한 암석과 놀라운 색채로 뒤덮인 바다가 어우러진 혼돈의 세계에 와 있네. 힘겨운 일이 많이 있지만, 이곳에 완전히 반해버렸네. 여태까지 영국 해협 정도나 그리면서 진부한 작업에 만족해왔으니 이 대양이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네.”(1886. 10. 11)

 

벨일에서 만난 귀스타브 제프루아Gustav Geffroy(1855-1926)는 조르주 클레망소의 진보주의 신문 『정의』에서 근무하는 미술평론가로 모네의 절친한 친구이자 열렬한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제프루아는 1924년 『클로드 모네』에서 격렬한 태풍 속에서 이젤을 절벽에 묶어두고 작업하던 모네의 모습을 회고했습니다.

 

모네는 이젤을 노끈과 돌덩어리로 고정시켜 놓은 채 비바람 가운데서도 작업했다. ... 그는 거품으로 뿜는 물살이 자갈밭 암석을 지나 ... 요동치는 물살 한가운데 어둠의 세계를 이루는 암석 언덕에 부딪히는 광경을 관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것은 사나우면서도 무한히 구슬픈 장관이었다.

 

집으로 돌아오기 며칠 전 뒤랑-뤼엘에게 보낸 편지에 모네는 “제가 생각하기에 완성된 그림은 없습니다, 선생도 알다시피 늘 그랬던 것처럼 그림을 화실에서 점검하면서 마지막 붓질을 가하기 전까지는 완성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39점의 그림을 갖고 11월에 귀가했습니다.1886년 에드가 드가가 제8회 인상주의 그룹전을 개최했는데, 모네와 르누아르는 참가를 거부했습니다. 고갱과 세잔이 참가한 이 전시회는 실패로 인상주의 화가들은 더 이상 그룹전을 개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으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신인상주의 예술가들 조르주 쇠라와 폴 시냐크의 작품이 관람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붓놀림이 자꾸 짧아지더니 결국 쇠라에 이르러 아예 점으로까지 쪼개지고 말았습니다.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가 평론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스물일곱 살의 쇠라는 이 작품으로 화제의 예술가로 사람들의 입에 올랐습니다. 이제 신인상주의가 미술계의 주류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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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이론: 타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읽어내는 능력



 
우리가 공포나 분노 같은 강렬한 감정을 느낄 때면 뇌도 및 연관된 회로가 작동하는데, 이 회로는 타인이 유사한 감정을 느낄 때도 작동합니다. 특히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에 이 회로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우리가 자신의 정서적, 신체적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릴수록 우리의 뇌도와 전방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은 더욱 강하게 활동을 나타내며, 타인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도 우수해집니다. 대뇌 변연계 신경망에서 감정이 유해하는데, 이는 타인의 감정을 지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결과 중풍발작 등으로 인해 감정 표현에 문제가 생기면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도 둔해집니다.

심리학자들은 타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읽어내는 능력을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이라 부릅니다. 마음의 이론은 전전두엽과 측두엽에 의존하는데, 이들 영역은 진화적으로 상당히 최근에 형성된 것입니다. 마음의 이론의 능력은 3-4세 시기에 처음 나타나지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수초화(신경 신호를 전도하는 축색을 절연화시키는 과정)가 완성되기까지는 완전히 개발되지 않습니다.

이들 세 가지 시스템은 상호 협력합니다. 예를 들어 감각운동과 변연계의 협동은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읽어 마음의 이론 정보 처리에 막대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가 학습에 의한 추측을 형성하게 되면 몇 초 안에 우리의 몸과 느낌을 통해 시험해 보게 됩니다. 이 같은 협동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상태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의 뇌가 진화하고 커짐에 따라, 유아기가 길어졌습니다. 그 결과 원시 인류 무리는 자신들의 유전자를 이어가기 위해 무리원들이 여러 해 동안 결속되어,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한 마을’을 유지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뇌는 강력한 회로와 신경화학을 통해 사랑과 애착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로맨스, 상심, 깊은 애정 그리고 가족과의 결속의 물리적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사랑에 영향을 주는 것은 뇌뿐이 아닙니다. 문화, 성, 개인의 심리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발달 신경심리학의 많은 연구 결과들이 그릇된 사랑이 생기는 이유와 바로 잡는 법에 대한 단초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로맨틱한 사랑은 모든 인간 문명에서 발견되는데 이는 우리의 신리학적, 생화학적 본질에 연원을 두고 있음을 추측케 합니다. 비록 엔돌핀과 바소프레신이 결속과 사랑에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옥시토신일 것입니다. 이들 신경조절물질과 호르몬은 따스하게 보살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만들어냅니다. 이 물질은 남녀 모두에서 발견되지만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존재합니다. 옥시토신은 눈맞춤을 촉발하고, 신뢰를 증진시키며, 편도체의 흥분을 누그러뜨리고 접근 행동을 야기한다. 또한 여성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친구를 찾는 행동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사랑의 열병과 오랜 애착은 서로 떨어져 있는 별개의 신경망에 의해 좌우됩니다. 초기에는 로맨틱한 관계는 강렬하고 변덕스러운 감정에 의해 나타나는데, 이는 주로 도파민dopamine에 근거하는 신경망의 작용에 의한 것입니다. 나중에 관계가 서서히 변화하여 부드럽고 안정적이고 충만한 것이 되면 옥시토신oxytocin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커플에서도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경우, 때대로 두 사람의 뇌 속에서 도파민이 분출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도파민은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로서 중요한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합성체의 전구물질로 동식물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하나이며 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합니다. 옥시토신은 자궁수축 호르몬이라고도 하는데, 아기를 낳을 때 자궁의 민무늬근을 수축시켜 진통을 유발하고 분만이 쉽게 이뤄지게 하며 젖을 분비시켜 수유를 준비하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릭 핸슨과 리처드 멘디우스는 저서 『붓다 브레인Buddha's Brain』에서 사랑의 기쁨을 추구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는 사랑이 끝나는 고통을 피하려 한다고 말합니다. 연인을 버릴 때면 변연계 일부가 활동하는데, 이 부분은 위험성 높은 투자가 쓰라린 실패로 끝났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동일하다고 말합니다. 육체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이 중복되는 뇌의 시스템에 근거한다. 문자 그대로 거부에 의한 상처입니다.

신경생물학적인 이들 요소들은 심리학적, 문화적, 환경적 요인들과 결합하여 어린이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역시 옥시토신이 결속관계를 촉진하며, 특히 어머니에 대한 결속이 그러합니다.

진화상 어린이는 사랑스럽고 부모는 사랑을 하게끔 되어 있는데, 강한 애착이 야생에서 생존의 기회를 증가시켰기 때문입니다. 애착 시스템은 여러 가지 신경망에 의존합니다. 이들 신경망은 공감, 자기인식, 주의, 감정 조절, 동기 등에 관한 것으로 이들이 어린이와 부모 사이의 강력한 연관관계를 자아냅니다. 유아시절 주된 보호자와의 반복적인 경험이 이들 신경망을 형성하여 타인과의 관계 형성과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냅니다. 모든 것이 잘 되어 나가기를 바라겠지만, 이런 경험들은 어린이가 가장 취약한 시기에 일어나며, 이 시기의 부모는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고갈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본질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사람의 부모 자식 관계는 동물들 중에서도 매우 독특하며, 우리가 성인이 되어 사랑을 추구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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