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냄새는 강한 감정으로 과거를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다
집단 히스테리는 어린이에게만 또는 학교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집단 히스테리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1973년부터 1993년 사이에 발생한 70건의 사례들을 검토했는데, 그 중 50%가 학교에서 발생했고, 40%는 작은 마을과 공장에서 발생했으며, 10%는 다른 환경에서 발생했습니다. 각 사례에서 감염된 사람의 수는 최소한 30명 이상이었고, 수백 명에 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발병 기간은 대개 2주 미만이었으나, 20%는 한 달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이 사례들에서 집단 심인성 질환의 특징을 주로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증상은 서로 연결 관계가 밀접한 공동체 내에서 출현해 퍼져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공동체들은 고립되어 있고 스트레스가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물리적 원인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여성이 더 많았습니다. 왜 여성 사이에서 발생률이 높은지는 분명치 않지만,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신의 증상을 말하는 경향이 더 높아 공감을 통해 다른 여성에게 전파되기 더 쉽고, 여성의 후각이 더 예민하다는 사실도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냄새가 현대의 집단 심인성 질환에서 방아쇠 역할을 할 때가 많다면서 이는 후각과 감정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실험을 통해 냄새와 감정은 둘 다 안와전두엽피질이라는 뇌 부위가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냄새가 상기시키는 기억은 같은 냄새를 말로써 상기시키는 기억보다 더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말도 강한 효과가 있지만, 익숙한 냄새는 다른 감각 신호보다도 훨씬 강한 감정으로 과거를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를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이라고 하는데,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A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 유래했습니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홍차를 적신 마들렌 과자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프루스트 현상은 과거에 맡은 특정 냄새에 자극을 받아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행복한 기억을 연상시키는 향수 냄새를 맡으면 그 향수가 든 병을 보는 것보다 감정과 감정적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소뇌 편도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집니다.
경찰관, 구조대원, 과학수사대, 정부공무원 등이 현장에 나타나면 전염성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뭔가 심각한 일이 발생하고 있고, 상황이 위험하다는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장에 온 사람들이 상황이 안전하며 아무 원인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득하면 할수록 그것은 일반적으로 감정이 고조된 사람들에게 오히려 뭔가 은폐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더 키우게 됩니다. 심지어 편집증까지 확산되면서 그러한 사건을 진정시키는 데 필요한 권위를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은 소셜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춰 사회적 유대가 확산의 매개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긴급 구호대원이 숙지해야 하는 심리적 지침에는 “침착하고 권위 있는 접근방법을 사용해 ... 확신을 주고”,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이러한 전염성 증상이 왜 생겨나는지 말하기 어렵다면서, 낯선 소음이 소 떼를 달리게 만들듯이 감정의 질주를 유발하는 방아쇠는 많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최초의 발병 사건을 확인하는 건 쉽습니다. 뉴욕 시에서 행인을 멈춰 세워 창문을 바라보게 하는 데는 몇 사람만으로 충분합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의 발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수의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거나 눈으로 볼 수 있는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그 전염병은 감정 전이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를 따라 퍼져나갈 수 있으며, 큰 집단이 빠른 시간 내에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 중 약 330만 명이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으며, 그보다 더 많은 690만 명은 해산물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식품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은 모두 합해서 일 년에 2000명에 불과합니다. 미국 전역에서 일 년에 입원하는 사람의 수가 3000만 명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수입니다. 그리고 식품 알레르기로 사망하는 사람은 많아야 일 년에 150명에 불과합니다. 일 년에 벌에 쏘여 죽는 사람이 50명, 벼락에 맞아 죽는 사람이 100명,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450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니면 운동을 하다가 입은 외상성 뇌 손상으로 입원하는 어린이가 약 1300명이나 된다는 사실과 비교해도 적은 수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찬장에서 땅콩버터를 치우면서도 총은 치우지 않는 부모도 많습니다. 견과류 알레르기보다는 학교로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가다가 죽는 어린이가 더 많습니다.
견과류 알레르기에 대한 사회의 과도한 반응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반응은 집단 심인성 질환과 같은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은 임상적으로 확인된 문제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을 보고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불안감이 사람들 사이에 계속 번져나가며, 그들은 균형 감각이나 차분하게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을 잃고 맙니다.
집단 심인성 질환은 병리학적 현상이지만, 사람의 기본적인 속성인 비병리학적 과정, 즉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모방하려는 경향에 편승해 일어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Connected』(2010)의 저자는 웃음도 전염성이 있으며, 행복감도 전염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집단 히스테리를 이러한 정상적인 과정과 비교하는 건 동물 떼의 질주를 평상시의 질서정연한 이동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