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공간과 휘어진 시공간


 

 

 

 

기원전 300년경 알렉산드리아의 기하학자 에우클레이데스Eucleides(영어로는 유클리드)는 기하학의 다섯 가지 기본공리를 제안했으며, 그의 공리로부터 논리적 구조가 발전했다. 훗날 다섯 번째 공리의 문제가 발견되었는데, ‘평행선공리 the parallel axiom’였다. 이 공리는 직선과 그 밖에 한 점이 있을 때, 그 점을 지나가는 직선 중 처음의 직선과 평행한 직선은 오직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19세기가 되어서야 다섯 번째 공리의 문제를 적절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아르키메데스Archimedes와 아이작 뉴턴에 버금가는 수학자로 알려진 독일의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1777~1855)는 평행선공리가 적용되지 않는 기하학이 존재한다는 혁명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이를 비유클리드 기하학(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유클리드 공간이 아닌 공간에서 다루는 기하학으로 타원기하학elliptic geometry과 쌍곡기하학hyperbolic geometry의 총칭)이라고 한다. 이런 예를 두 개의 경도의 선이 적도에서는 평행하지만 북극점과 남극점에서 서로 만나는 데서 알 수 있다. 구면기하학spherical geometry에서 가우스 기하학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의 표면에서의 삼각형의 합은 180도가 아니라 270도이다. 세 각 모두 직각인 90도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베른하르트 리만Georg Friedrich Bernhard Riemann(1826~66)은 1854년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기술하는 수학적 구조를 발전시켜 모든 기하를 내적 성질에 따라 기술하는 일반적인 해법을 찾아내어 수학의 한 분야인 미분기하학differential geometry이라는 현대 수학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



리투아니아의 수학자로 취리히 폴리테크닉에서 아인슈타인에게 수학을 가르친 헤르만 민코프스키Hermann Minkowski(1864~1909)는 기하학 개념을 사용하여 시공간구조라는 개념을 고안해냈다. 아인슈타인이 기준계에 의존하는 시간과 공간좌표(삼차원 유클리드 공간의 점에 대한 좌표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직교좌표, 극좌표, 원기둥좌표, 곡선좌표 등이 있다)를 사용하여 시공간을 연구한 데 비해 민코프스키는 관측자와 독립적인 시공간구조를 규정하여 주어진 물리상황을 기술하는 데 사용했다. 에너지와 물질의 분포로 인해 중력장이 생기는데, 시공간구조는 이에 상응하는 기하구조를 정확하게 기술한다. 아인슈타인과 그의 친구이자 스위스의 수학자 마르셀 그로스만Marcel Grossmann(1878~1936)은 중력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시공간구조를 표현하는 것임을 인정했다. 그런 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고리, 즉 중력이 시공간구조와 휘어짐과 동등하다고 해석하고 중력장을 계산할 수 있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새로운 중력 개념을 제시한다. 중력을 시공간구조의 결과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아인슈타인의 관점과 일치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관성질량inertial mass과 중력질량gravitational mass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이용해 중력효과를 오직 시공간의 기하라는 관점에서 형식화했다. 시공간에서 휘어진 경로가 중력에 의한 운동 경로를 결정하며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가 시공간 자체의 팽창・기복・수축을 야기한다.



휘어진 4차원 시공간에서도 두 점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인 측지선geodesic line을 규정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시간에 일어난 두 사건을 시공간상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경로가 4차원 시공간의 측지선이다. 아인슈타인은 저항이 가장 적은 경로인 자유낙하free fall가 시공간 측지선을 따르는 운동임을 알았다. 자유낙하의 방향이 장소마다 다른 것은 시공간이 휘어져있다는 증거이다. 휘어진 시공간에서 다른 관측자들이 측지선이라고 보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뉴턴의 중력 이해에서 한 걸음 나아간 중력이론이다. 시공간의 기하구조가 중력의 효과를 표현한다는 사실이 아인슈타인이 애초에 만든 중력방정식의 큰 결함을 메워주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장이 물질과 에너지에 의한 시공간구조의 왜곡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구형물체를 둘러싼 공간의 휘어짐을 예로 들 수 있다. 구형물체 근처를 다른 구형물체가 지나간다면 그것은 원래 구형물체의 중심을 향해 가속될 터인데 시공간 표면의 기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중력장에서 일어나는 운동인 것이다. 첫 번째 구형물체를 둘러싼 비틀린 기하 속으로 굴러가는 두 번째 구형물체도 마찬가지로 시공간 기하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휘어진 시공간이 측지선을 결정한다.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시간도 하나의 차원으로 간주하므로 시간도 비틀리게 된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다른 장소에 놓인 시계가 다르게 갈 수 있는데, 이것이 시간의 왜곡의 예가 된다.



아인슈타인은 10여 년에 걸쳐 시공간과 중력 사이의 정확한 연관성을 추론했으며 여기에 중력장 자체의 효과들을 종합해, 마침내 중력장은 에너지를 운반하고 그런 이유로 중력장이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은 방정식을 통해 우주의 에너지와 질량 분포가 주어질 경우 그 중력장을 계산해내는 방법을 밝혀냈는데, 소위 말하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으로 중력장 방정식이다.



어떤 형태의 에너지 분포에도 적용될 수 있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우주의 역사를 연구하는 우주론학자들의 사고를 변화시켜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를 알 경우 우주의 진화를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가 텅 비어 있다면 공간은 굴곡이나 파동 없이 평탄할 것이며 곡률도 0일 것이다. 하지만 우주가 에너지와 물질로 채워져 있다면 시공간이 왜곡되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우주의 구조나 우주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었을 것이다. 우주는 비틀린 5차원 우주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시공간이 변형되어야 작용한다. 시공간의 변형은 모든 곳에서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간이 걸린다.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고 중력효과는 빛보다 빠르게 전파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라디오전파나 핸드폰신호를 빛보다 빠른 속도로 송신할 수 없는데, 중력파를 포함해 이것들은 빛과 마찬가지로 전자기파로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



일반상대성이론 덕분에 과학자들은 블랙홀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블랙홀에서 시공간의 기하구조는 극도로 왜곡되어 그곳에 들어간 물체는 그 안에 사로잡히게 된다. 독일의 천문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1873~1916)가 블랙홀이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하나라는 것을 발견한 것은 일반상대성이론 발견 직후였지만 1960년대까지 물리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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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적색이동Gravitational Red Shift


 

 

 

 

일반상대성이론의 중요한 실험적 검증과정 몇 가지 중에 중력적색이동gravitational red shift 현상이 있다. 중력적색이동 현상은 강력한 중력을 가진 천체에서 나오는 빛이 나타내는 적색이동 현상을 말한다. 중력이 강한 천체의 주위와 먼 곳에서 흐르는 시간의 속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중력장을 벗어나 달아나는 광자는 운동에너지를 잃는 대신 위치에너지를 얻지만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광자는 느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위치에너지에서 광자의 진동수가 낮아지며 따라서 그 에너지가 감소한다. 에너지를 낮추기 위해 광자의 진동수가 낮아지는데, 이것이 중력적색이동이다. 거꾸로 광자가 중력장에 가까이 다가갈 때는 진동수가 높아진다. 1965년 캐나다 출신의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파운드Robert Pound와 그의 학생인 글렌 레브카Geln Rebka가 방사성 철이 방출하는 감마선을 연구해 이 효과를 측정했다.



등가원리equivalence principle(중력과 관성력은 성질이 비슷해서 서로 구별할 수 없을 때가 많다는 것으로 일반상대성원리의 기초 원리 중 하나)에 관한 두 번째 실험적 검증은 빛의 휘어짐이다. 중력은 질량뿐 아니라 에너지도 끌어당길 수 있다. E=mc2이라는 유명한 방정식은 에너지와 질량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태양의 중력이 질량을 가진 물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태양의 중력은 빛의 경로에도 영향을 준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빛이 태양의 영향으로 얼마나 휠지를 정확히 예측했다. 이 예측은 1919년의 일식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영국의 과학자 아서 스탠리 에딩턴Arthur Stanley Eddington(1882~1944)은 개기일식total solar eclipse(지구가 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을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장소인 브라질의 수브랄과 서부 아프리카 연안의 프린시페 섬으로 가는 탐사대를 조직했다. 그들의 목적은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태양 근처의 별을 사진 촬영하여 별들의 위치가 평소보다 태양 쪽으로 가까이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별이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면 이는 별빛의 경로가 휘어진 것을 의미한다. 별은 정확히 이동해 있었다. 별빛이 이론에서 예측한 값과 똑같이 휘는 것을 측정함으로써 이 실험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확고한 증거가 되었다. 현재 빛의 휘어짐은 우주의 질량의 분포나 다 타 버려서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하는 작은 별 같은 물질인 암흑물질을 탐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암흑물질dark matter을 관측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중력효과gravitational effect이다.



중력렌즈효과gravitational lens effect는 천문학자들이 암흑물체dark object를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암흑물체는 다른 물체들처럼 중력을 통해 상호작용한다. 다 타 버린 별들이 스스로 빛을 발하지는 못할지라도 우리가 볼 때 그 별 뒤편에 밝은 별이 있어 빛을 내는 경우가 있다. 빛이 진행하는 길에 암흑별이 없다면 빛은 직진할 것이다. 그러나 밝은 별에서 나온 빛은 암흑별을 지날 때 그 경로가 휠 것이다. 별의 왼쪽을 지나는 빛은 오른쪽으로 휠 것이며 별의 오른쪽을 지나는 빛은 왼쪽으로 휠 것이다. 마찬가지로 별의 위쪽을 지나는 빛은 별의 아래쪽으로 지나는 빛과 반대방향으로 휠 것이다. 이 효과에 의해 암흑별의 뒤에 있는 밝은 물체는 다중이미지를 만들게 되는 이를 중력렌즈효과라고 한다.



등가원리는 중력의 힘과 등가속도를 구별하기 어려움을 뜻한다. 특기할 점은 중력의 힘과 등가속도가 구별되는 것으로 그것들이 동등하다면 우리와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이 동시에 지구로 떨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지구가 동시에 두 방향으로 물체를 가속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미국과 중국처럼 다른 곳에서 느끼는 중력은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하나의 가속도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런 등가원리의 모순은 중력을 국소적으로만 가속도로 치환할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다. 우주의 각기 다른 장소에서, 등가원리에 따라 중력을 대신하는 가속도는 일반적으로 방향이 다르다. 이런 통찰로부터 아인슈타인은 중력이론을 다시 형식화했다. 그는 중력을 직접 물체에 작용하는 힘으로 보지 않고 시공간 기하의 일그러짐으로 기술했다. 따라서 각기 다른 장소에서 중력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가속도가 필요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은 시공간 내부에 존재하는 물체와 에너지가 결정하는 시공간곡률space-time curvature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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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Theory of Relativity: 아인슈타인 중력이론의 진화


 

 

 

 

아이작 뉴턴은 중력이 어떻게 질량과 거리에 의존하는지를 정리하여 중력법칙을 발전시켰다. 뉴턴의 법칙에 따르면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의 세기는 질량에 비례한다.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떨어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뉴턴은 지구가 끌어당기는 지표면 부근의 사과의 가속도를 계산하고 이를 지구가 끌어당기는 달의 가속도와 비교할 수 있었다. 달은 지구 중심에서 지표면까지의 거리보다 60배 먼 곳에 있다. 따라서 지구 중력이 만드는 달의 가속도는 사과의 가속도보다 3,600배나 작다. 그러나 중력의 세기를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서는 다른 정보가 더 필요한데, 그것이 뉴턴의 중력상수Newton's gravitational constant(만유인력상수)라는 숫자이다. 모든 중력효과는 뉴턴 상수에 비례하는데, 중력이 매우 약한 것은 뉴턴 상수가 작기 때문이다. 뉴턴 상수가 매우 작으므로 기본 입자들 사이의 중력은 엄청나게 작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연구가 상대성이론으로 불리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이다. 아인슈타인은 기준계reference system와 상대성에 대한 통찰을 전자기력에 대한 생각에서 얻었다. 19세기 이래 널리 알려진 전자기이론은 전자기와 전자기파를 다룬 맥스웰의 법칙Maxwell's equations을 토대로 했다. 맥스웰의 법칙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관계를 기술하는 네 개의 방정식을 말한다. 사람들은 맥스웰의 법칙의 예측들을 에테르aether라는 보이지 않는 가상의 매질을 통해 해석했다. 즉 에테르의 진동이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라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은 에테르가 있다면 관측에 유리한 지점이나 기준계, 즉 에테르가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기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전자기 법칙을 포함한 모든 물리법칙이 모든 관성계inertial reference frame의 관측자에 대해 동일해야 한다고 가정함으로써 에테르에 대한 생각을 폐기했고 결국 특수상대성이론을 세우게 되었다. 그는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간과 공간 개념을 급격히 변화시킴으로써 이론상의 중요한 도약을 이루었다.



아인슈타인의 가정은 물리법칙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고, 빛의 속도는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뉴턴의 법칙이 불충분함을 시사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 지연, 동시성에 대한 관측자 의존성, 움직이는 물체의 로렌츠 수축Lorentz contraction과 같은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 새로운 법칙을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 적용할 경우 뉴턴 법칙과는 뚜렷한 차이를 나타낸다. 뉴턴 물리학에 따르면 달리는 기차를 향해 발사된 빛의 속력은 원래 빛의 속력과 기차의 속력을 더한 값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두 번째 가정에 따라 빛의 속력이 불변의 값이라면 이는 참이 아니다. 빛의 속력이 일정하다면 달리는 기차를 향해 발사된 빛의 속력은 정지한 관측자에게 발사된 빛의 빠르기와 정확히 같을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뉴턴 역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을 다루며, 이것이 우리의 직관과 배치되는 여러 가지 결과를 낳는다. 시간과 공간의 측정은 속력에 의존하고, 상대 운동하는 계에서는 이 둘이 서로 뒤섞인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빨리 움직이는 물체가 다른 시간을 경험하며 이를 시간지연현상이라고 한다. 물리학자들은 대기권이나 입자가속기에서 빛의 속도에 근접하는 속도로 움직이는 기본 입자에 대해 연구하면서 시간지연을 측정한다. 전자와 동일한 전하를 갖지만 전자보다 무거우며 자연적으로 붕괴하는 (한 입자가 더 가벼운 다른 입자들로 바뀌는 현상) 기본 입자인 뮤온을 예로 들면, 뮤온이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뮤온의 수명은 100만분의 2초에 불과하다. 움직이는 뮤온과 정지한 뮤온의 수명이 같다면, 움직이는 뮤온은 사라지기 전까지 600m밖에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뮤온은 대기권을 통과해서 거대한 검출기 가장자리에 흔적을 남긴다. 이는 뮤온이 거의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훨씬 오래 살아남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대기 중에서 움직이는 뮤온은 뉴턴 역학으로 계산한 것보다 거의 10배나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이 뮤온들의 관측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시간지연(그리고 특수상대성이론)이 실제 물리효과라는 사실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고전물리학에서 크게 벗어났으며, 최근의 물리학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장이론quantum field theory의 발전에 필수적이란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뒤 두 가지를 빠뜨렸음을 알았다. 하나는 서로에 대해 등속도로 움직이는 관성계들이라는 특수한 경우에만 물리법칙이 동일하게 보인다는 점이었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 관성계는 특수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이론은 가속 운동하는 기준계는 고려하지 않는데, 이것이 이 이론의 ‘특수함’이다. 아인슈타인이 빠뜨린 다음의 것은 중력이었다. 그는 물체가 몇 가지 상황에서 중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설명했지만 물질 분포와 관계없이 중력장을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1905년과 1915년 사이 때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인슈타인은 결국 이 문제를 해결했고, 그 결과가 일반상대성이론이다. 그는 등가원리equivalence principle, 즉 가속효과와 중력효과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중심에 두고 새로운 이론을 펼쳤다. 일정한 가속도로 움직이는 상태와 중력장에 정지해 있는 상태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등가원리는 이 두 상태를 분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관측자는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결코 알 수 없다.



관성질량inertial mass과 중력질량gravitational mass은 원칙적으로 다른 양이지만 등가원리는 이 둘이 같다는 점으로부터 도출된다. 관성질량은 물체가 힘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결정한다. 즉 힘이 작용했을 때 물체가 얼마나 가속될지를 정해주는 양이다. 뉴턴의 두 번째 운동법칙, 질량인 m인 물체에 F라는 크기의 힘을 가하면 a라는 가속도를 얻을 수 있다는 F=ma 방정식이 관성질량의 의미를 잘 말해준다. 이는 관성질량이 더 큰 물체일수록 같은 힘을 작용했을 때 가속도는 더 작아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 법칙은 전자기력 등 어떤 힘에도 적용되는데, 중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도 성립한다. 한편 중력질량은 중력법칙에 필요한 질량으로 세기를 결정한다. 중력의 세기는 서로 끌어당기는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한다.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은 동일한 양이므로 두 양을 동일한 명칭 질량으로 부를 수 있다. 중력법칙에 따르면 힘에 의해 사물이 얼마나 가속되는지 알 수 있고, 중력의 세기가 가속도를 결정하는 질량인 관성질량에 비례하므로 두 법칙을 묶으면 F=ma 방정식에서 힘이 관성질량에 의존하더라도 중력에 의한 가속도는 가속을 받은 관성질량에 전적으로 무관함을 알 수 있다. 중력이 사라지는 것을 자유 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을 떨어뜨리는 그림으로 설명된다. 물체가 자유 낙하하는 상황은 정지해 있는 상황으로 심지어 무중력 상태와도 구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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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이야기: 모형구축


 

 

 

 

입자물리학자들은 두 가지 대조되는 방법으로 이론과 관측을 결합하려고 한다. 끈이론가들이 끈이론string

theory에서 시작하듯 관측 결과를 유추함에 있어 하향식top-down 접근법을 취하는 데 반해 모형구축자들은 관측된 기본 입자와 그 상호작용을 연결함으로써 그 밑에 놓인 이론을 이끌어내는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을 취한다. 모형구축자들은 실제 물리현상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이런 이론적 모형이 옳고 그른지는 나중에 밝혀지게 된다. 두 접근법은 매우 다른 두 과학 연구방식인 것이다.



끈이론은 근본 요소가 입자가 아니라 끈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입자를 진동하는 끈의 결과물로 본다. 진동하는 바이올린 현 하나가 여러 가지 음을 만들어내듯이 끈도 다양한 진동방식을 통해 여러 입자들을 만들어낸다. 끈이론이 지지를 받던 1980년대 중반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과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론을 모색했다. 그들이 보기에 끈이론은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합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이론이었다. 그러나 일부 입자물리학자들은 실험적 접근이 가능한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영역에 머물었으며, 특히 하버드 대학의 하워드 조자이Howard Georgi(1947~)와 셸던 글래쇼Sheldon Lee Glashow(1932~)가 모형구축 접근법을 고수했다. 당시 서로 다른 관점을 갖는 끈이론과 모형구축은 격렬하게 대립했다. 모형구축자들은 끈이론을 수학적 몽상이라고 몰아붙였고, 끈이론가들은 모형구축자들이 진실을 무시하고 시간을 낭비한다고 비난했다.



문제는 끈이론이 다루는 에너지 범위가 현재 우리가 실험 가능한 수준의 1조 배의 1000만 배에 이른다는 점이다. 끈이론이 기술하는 대상은 극도로 작고 극단적으로 높은 고에너지 상태에서 존재하는 까닭에 가능한 기술을 총동원해 어떤 검출기를 만들더라도 그것을 관측하기 힘들어 보인다. 끈이론은 우리가 실제로 보는 거리 영역에서 너무 많은 예측을 내놓는다. 뉴턴의 중력과 달리 끈이론의 중력은 여분차원이 6개나 7개 있는 공간 차원에서 작용한다. 끈이론은 매혹적이고 뛰어나지만, 여분차원과 같은 난해한 요소 때문에 가시적 세계와 연결하기 어렵다.



입자물리학에서 말하는 모형model은 4차원 세계에 존재하는 입자와 힘들을 정리하여 제시하는 명확하게 정리된 물리이론으로서의 표준모형standard model의 기초가 되는 대안적 물리이론을 의미한다. 산의 정상을 통일이론unifying theory이라고 하면 모형구축자는 잘 알려진 탄탄한 물리학 이론으로 구성된 산기슭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모두 통합되어 있는 통일이론이라는 높은 산봉우리 사이를 연결하는 길을 만드는 개척자이다.



모형이 물리적 현상phenomena과 관련 있기 때문에 끈이론가보다 실험에 얽매인 모형구축자는 현상학자로도 불린다. 모형구축은 철학적 현상보다는 해석 그리고 수학적 분석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이론과 저에너지에서 확인된 현상은 두 접근법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지지하고 있으며, 입자물리학자 다수가 끈이론과 실험물리학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우주에 대한 설명은 물질의 최소 구성단위를 다루는 이론인 입자물리학과 끈이론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입자물리학에서 우주의 가장 작은 요소는 기본입자이다. 끈이론은 기본입자를 끈의 진동으로 본다. 하지만 끈이론가도 물질을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입자로 이루어졌다고 믿는다. 물질은 연속적이고 균일해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원자의 크기는 몇 옹스트롬angstrom(빛의 파장이나 원자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단위, 10-10m이다), 즉 1억분의 1cm 정도이다. 그러나 원자도 기본입자가 아니다. 원자 중심에 양전하positive electric charge를 띤 핵이 있고, 주변에 음전하negative electric charge를 띤 전자electron가 있다. 원자핵atomic nuclei은 원자 크기의 10만분의 1이au, 복합물로 양전하를 띤 양성자proton와 전하를 띠지 않은 중성자neutron로 이루어져있다. 이 두 입자를 묶어 핵자nucleon라고 부르는데, 핵자는 핵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양성자와 중성자도 기본입자가 아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하부구조, 즉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 양성자는 2개의 업쿼크up quark와 1개의 다운쿼크down quark로 이루어져 있고, 중성자는 2개의 다운쿼크와 1개의 업쿼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쿼크들은 강력strong force이라는 핵력nuclear force으로 한데 묶여 있다. 하지만 전자는 기본입자이다. 전자에는 하부구조가 없다. 미국의 물리학자로 노벨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1933~)는 물질의 항구적인 구성요소인 업쿼크, 다운쿼크, 전자들과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본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술해주는 잘 만들어진 입자물리학 이론에 표준모형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만들어진 표준모형은 기본입자들이 상호작용하는 네 가지 힘 중 세 가지, 즉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 약력(혹은 약한 핵력), 강력을 설명해준다. 중력은 대개 생략하는데,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이해된 약력과 강력은 기본입자 사이에서 작용하며 특히 핵에서 중요한 힘이다. 이 두 힘이 쿼크를 한데 결합시키고 핵을 붕괴시킨다.



보통 물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더 무거운 쿼크 그리고 전자와 유사하지만 전자보다 더 무거운 입자가 있다. 양성자 질량의 2천분의 1 정도의 질량을 가진 전자와 똑같은 전하를 가지면서도 질량은 207배 큰 뮤온muon(전자와 비슷하나 전자보다 207배나 무거운 원자구성 입자)이라는 입자가 있다. 전자와 같은 전하를 갖지만 질량은 10배 정도인 타우tau 입자(경입자의 하나)도 있다. 지난 30년 동안 고에너지 충돌시험에서는 이보다 더 무거운 입자들도 발견되었다. 이런 입자들은 안정적인 물체 안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거운 입자는 물질을 구성하지 않는다. 이 입자들은 고에너지 충돌기에서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빅뱅 직후의 초기 우주에서는 세계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이 입자들의 역할, 친숙한 입자의 질량에 비해 왜 무거운지 등이 표준모형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네 종류의 힘 외에 다른 힘은 없는 것인지, 중력은 다른 힘들에 비해 왜 약한 것인지도 표준모형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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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이야기: 막Brane


 

 

 

 

샌타바버라Santa Barbara의 카블리 이론물리학연구소Kavli Institute of Theoretical Physics(KITP)의 종신회원이며 물리학자 조 폴친스키Joe Polchinski(1954~, 뉴욕 White Plains에서 태어났고 1980년에 버클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가 끈이론에 필수적인 막brane을 입증함으로써, 1995년 물리학계는 폭풍에 휩싸였다. p막은 몇 개의 차원이 무한히 멀리 확장된 막 같은 물체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수학적으로 유도되었다. 막은 우주의 물리적 특성을 결정하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관측한 현상을 설명할 때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입자와 힘이 막이라는 저차원의 표면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들은 우리의 3차원 세계가 고차원의 3차원 단면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막은 공간의 특정 방향으로만 펼쳐져 있는 시공의 특별한 영역으로 어떤 막은 3차원이지만 다른 막은 더 많은 혹은 더 적은 차원을 갖는다. 입자와 에너지가 막을 만난다는 것이다. 4차원 이상의 고차원 세계에서는 공간 전체를 벌크bulk라고 부르며 막은 벌크의 경계가 된다. 막이 벌크의 특정한 방향을 따라 경계를 이루고 있다면 벌크의 어떤 방향은 막과 나란하고 벌크의 다른 방향은 막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막에 도착한 입자와 에너지는 거울에 반사되는 빛이나 당구대 모서리에 부딪히고 튕기는 당구공처럼 다시 튀어나오게 된다. 물리학자들은 이를 반사경계조건reflective boundary condition이라 부른다. 그러나 막이 항상 벌크의 경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막은 공간의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막은 현미경의 프레파라트preparat 위에 놓인 박테리아처럼 무엇인가를 낮은 차원의 표면에 붙잡아둔다. 입자나 끈은 4차원 이상의 세계 내부에 존재하는 3차원 막에 잡혀있을 수 있다. 막에 속박된 입자는 결코 막 바깥으로 뻗어있는 여분차원으로 나갈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입자가 막에 잡혀있는 것은 아니다.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막이란 3차원의 막이며, 3차원의 막은 4차원, 5차원 또는 그 이상의 차원을 가진 벌크에서 나타날 것이다. 입자와 힘이 3차원의 막에 속박되어 있다면 그 입자와 힘은 3차원에 있는 것처럼 움직일 것이다. 3차원 막 위의 빛은 3차원 우주에 있는 것처럼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막에 속박된 힘은 막에 속박된 입자에게만 영향을 줄 수 있다. 핵이나 전자처럼 우리를 구성하는 입자들 그리고 이 기본 입자들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는 전기력과 같은 힘은 3차원 막에 갇혀있다.



모든 것이 하나의 막에 속박되어 있는 것은 아닌데, 중력이 그러하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시간과 공간 구조 자체에 엮어 있다. 이는 중력이 모든 차원의 공간에 작용함을 의미한다. 중력이 벌크로 뻗어나가고 모든 것이 중력으로 상호작용하므로 막 세계는 여분차원과 연결된다. 벌크에는 중력 이외의 다른 입자나 힘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런 입자들이 막에 속박된 입자나 힘과 상호작용하여 막 위의 입자를 더 높은 차원의 벌크와 연결해줄 것이다.



우리의 우주가 여분차원의 바다에 떠다니는 3차원 막에 수용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중력은 여분차원으로 퍼져나가지만 별, 행성, 사람 그리고 감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3차원의 막에 속박되어 있을 것이다. 다중우주multiverse는 둘 이상의 막이 있다고 가정하는 이론에서 나온 용어이다. 다중우주는 상호작용하지 않거나 매우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막들로 구성된 우주를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막과 평행한 막이 존재해서 평행우주를 내포할 수 있다. 우리 막의 물질과 다른 막의 물질이 공유하고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상호작용은 중력뿐이며 그 힘은 극히 미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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