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열네 번째가 대유大有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유大有 원형元亨

무교해无交害 비구匪咎 간즉艱則 무구无咎

대거이재大車以載 유유왕有攸往 무구无咎

공용향우천자公用享于天子 소인불극小人弗克

비기팽匪其彭 무구无咎

궐부厥孚 교여交如 위여威如 길吉

자천우지自天祐之 길吉 무불리无不利

 

첫 번째 효사爻辭는 대유大有 원형元亨입니다. 대유大有(큰 부)는 원元(태어날 때)과 형亨(젊은이의 시절)의 시기에 통한다는 말이므로 대유자는 타고나는 것이며元 성장기亨에 그 기틀이 다져진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이루기 어렵고, 이를 이루는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인격 수련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렇지만 대유자로 태어났더라도 젊은 날의 인격 수련이 없으면 대유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무교해无交害 비구匪咎 간즉艱則 무구无咎입니다. 대유자에게는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데, 교유交友의 문제가 그 핵심 사안입니다.『주역』이 대유大有의 첫머리에서 사귐交을 말하고, 뒤에서 다시 부연해서 설명하는 건 이런 까닭입니다. 무교해无交害는 사귐交에 해害가 없어야无 한다는 뜻이고, 비구匪咎는 그래야 탈咎이 생기지 않는다匪는 뜻입니다. 그러나 해가 없는 사귐을 나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는 어려운 일인 까닭艱則에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세 번째 효사爻辭는 대거이재大車以載 유유왕有攸往 무구无咎입니다. 그렇다면 대유자는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주역』은 두 가지를 말하고 있는데, 첫째가 큰 사업의 원만한 경영입니다. 대거이재大車以載는 큰 수레에 짐을 가득 싣는다는 말이므로 큰 재물의 운용, 즉 큰 사업을 의미합니다. 대유자는 이렇게 짐을 가득 실은 큰 수레를 끌고 나아가도有攸往 허물이 없는无咎 사람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공용향우천자公用享于天子 소인불극小人弗克입니다. 대유자의 일은 단순한 사업의 경영, 부의 축적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여론을 조성하기도 하고, 공동체 전체의 복지를 위한 사회사업도 펼칩니다. 이것이 대유자가 하는 두 번째 일입니다. 공용公用은 공공의 일에 참여하는 것, 향우천자享于天子는 임금天子과 함께 제사에 참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진정한 대유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소인불극小人弗克, 소인은 이기지 못합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비기팽匪其彭 무구无咎입니다.『주역』은 대유자가 될 수 있는 조건들 중 하나로 겸손과 검박儉朴함을 꼽습니다. 팽彭은 요란하게 치장하고 거창하게 행동하는 걸 말하는데, 대유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가짐과 행동을 이렇게 성대하고 요란하게其彭 해서는 안 됩니다匪. 겸손하고 조용하며 소박하게 움직이라는 뜻입니다. 팽彭은 졸부나 하는 짓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궐부厥孚 교여交如 위여威如 길吉입니다. 앞서 대유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것들 중 하나가 친구를 사귀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친구는 문자 그대로 친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 함께 어울리는 모든 사람을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과의 사귐에 있어서는 첫째가 믿음孚이고, 둘째는 위엄威(위엄 위)입니다. 궐厥(그 궐)은 기其와 같은 말이며, 궐부厥孚(其孚)는 믿음, 신뢰, 신의, 정성을 의미합니다. 그런 자세로 사람을 대해야 합니다. 이런 믿음에 바탕을 두고 사람을 사귀고, 행동에 언제나 위엄威嚴을 잃지 않는다면 길합니다吉.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자천우지自天祐之 길吉 무불리无不利입니다. 대유大有란 많은 걸 소유했단 말입니다. 재산과 권력뿐만 아니라 명예와 인맥까지 아울러 크게 가진 사람을 대유자라 합니다. 대유자는 태어나기 전인 무극无極의 시절에 이미 그 운이 정해진 사람이며, 태극太極의 시절에는 이런 큰 부를 감당할 수 있는 인격과 실력을 길러야 합니다. 출생과 성장이 범인凡人과 다르므로 삶의 방법과 행위가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만 합니다. 대유자는 하늘에서自天 그之를 도와祐, 길吉하고 불리不利할 것이 없는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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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사건

 

 

 

  꿈에서 만나는 인물과 동물은 또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꿈이 마치 일련의 사건들이 펼쳐지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몽상가들이 꿈을 묘사할 때 가장 자주 사용하는 말이‘ 그 다음에’라는 표현입니다보통 묘사하는 중간에‘ 그 다음에’라는 말을 여러 번 사용하며 마지막에는‘ 그 다음에 내가 꿈에서 깨어났지!’로 끝납니다. 꿈속의 중요한 사건을 설명할 때마다‘ 그 다음에’라는 말을 사용하고, 마침내 그 사건들이 모여 하나의 꿈 이야기가 됩니다. 이런 사건들에 나타나는 인물은 당신의 모습이므로 결국 당신의 무의식적인 특성들이 꿈의 줄거리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비슷한 내용을 지닙니다. 강렬한 신화와 다양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꿈에서 경험하는 이런 보편적인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타워즈>를 제작한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조지 루카스에게 영감을 준 미국 신화학자 조셉 켐벨은 지구상의 수많은 문화에 전해오는 꿈을 바탕으로 한 신화들을 수집해서 연구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신화에서 동일한 구조의 사건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신화적 사건들은 개개인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우리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우리의 꿈과 이야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사건이 세 단계로 펼쳐집니다. 처음 사건은 행동촉구에 대한 응답이고, 다음은 행동을 결정하고 실행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며, 마지막은 내면의 재능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것입니다. 문학작품의 이야기들처럼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 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연극 무대로 말하면1막 또는 할리우드 극작가들이 언급하는 배경을 비롯한 소설의 설정 단계에 해당합니다. 연기를 하는 것은 이야기의 핵심 부분인 2막에 해당합니다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수록, 즉 2막의 중간 단계에 이르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우리는 종종 결정적인 순간에 도망을 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망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기로 결정한다면, 즉 2막으로 좀 더 들어가면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합니다. 이 도전들에 응한다면 3막으로 가게 되며, 그곳에서 마침내 연극하는 내내 지녔던 긴장감이 해소됩니다. 연극의 막이 내려지거나 영화의 마지막 자막이 화면에 올라가면 연극과 영화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고전 연극이나 영화는 이런 세 가지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형식을 따릅니다.

보통 꿈의 일화는 1545분 정도 지속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인생 전부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최고의 극작가처럼 사건들을 전개해나갑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이 찾는 인물의 동기와 야망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밝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현실의 시간으로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 시간으로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어진 시간 안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에 초점을 맞추면 꿈속 이야기의 전개와 서술은 더욱더 단편적이고 압축적이 되므로 짧은 시간이지만 인생 전부를 담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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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중에서 열세 번째가 동인同人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인우야同人于野 리섭대천利涉大川 군자君子

동인우문同人于門 무구无咎

동인우종同人于宗

복융우망伏戎于莽 승기고릉升其高陵 삼세불흥三歲不興

승기용乘其墉 불극공弗克攻

동인同人 선호도이후소先號咷而後笑 대사극大師克 상우相遇

동인우교同人于郊 무회无悔

 

첫 번째 효사爻辭동인우야同人于野 리섭대천利涉大川 군자君子 입니다. 동인同人의 동은 사람들을 한데 끌어 모으는 것, 사람들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 사람들의 마음을 똑같이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정치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동인은 정치라는 말로 치환될 수 있는 용어이면서 정치의 본질을 갈파한 말이기도 합니다. 이 구절에는 정치와 관련하여 세 가지 때가 언급되어 있는데, 의 세 시기가 그것입니다. (젊은이의 시절)은 이때에 정치를 시작하고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는 설명을 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리섭대천利涉大川은 큰 강물을 건너는 모험과 고난, 이를 극복한 후의 성공을 표현한 말입니다. 와 정은 각각 군자의 왕성한 활동시기를 밝히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젊어서 시작해야 장년과 노년에 성공적인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동인우야同人于野, 정치를 들판에서 시작하라고 한 것은 정치가 큰 내를 건너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거대한 모험에 뛰어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모험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리섭대천利涉大川은 큰 내를 건너 성공을 쟁취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동인우문同人于門 무구无咎입니다. 정치인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는, 만인을 똑같이 위하는 정치를 펼쳐야 하지만, 만인이 똑같이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등용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주역은 문호를 활짝 열고于門, 혈연이나 지연于宗에 얽매이지 말라고 말합니다. 문을 열라는 의미는 단순히 인재 등용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라는 뜻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동인우종同人于宗 입니다. 열린 문에 서서于門 정치를 하면 허물이 없지만无咎, 혈연이나 지연에 얽매이면于宗 옹색하고 어려워집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복융우망伏戎于莽 승기고릉升其高陵 삼세불흥三歲不興입니다. 정치인은 바르고 정직한 정치를 펼쳐야 합니다.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간계를 사용하고, 정적을 몰아내기 위해 술수를 부린다면 참다운 정치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복융우망伏戎于莽의 망(우거질 망)은 우거진 풀숲이고, 복융伏戎(엎드릴 복, 병장기 융)은 여기에 병장기를 몰래 숨긴다는 말입니다. 전쟁 상황이 아니라 정치판에서 이렇게 하는 건 치졸한 계략이며 술수입니다. 그러고도 승기고릉升其高陵, 즉 높은 언덕高陵(높은 지위)에 오르려하지만 될 일이 아닙니다. 역적모의를 하다가 들통이 나는 꼴입니다. 그렇게 되면 삼대三歲가 일어서지 못합니다不興.

 

다섯 번째 효사爻辭승기용乘其墉 불극공弗克攻 입니다. 정치인은 함부로 권력을 남용하거나 권력을 이용해서 정권을 찬탈해서는 안 됩니다. 승기용乘其墉은 높은 성벽(담용)을 타고 오를(탈 승) 수 있다는 말이며, 여기서는 정권을 찬탈할 정도의 권력이 있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권력이 있더라도 불극공弗克攻, 공격하여(칠 공) 넘어뜨리지않아야길합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동인同人 선호도이후소先號咷而後笑 대사극大師克 상우相遇입니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쁘게 표현하면 술수와 야합,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는 동네가 정치판이므로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주역의 가르침입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크게 부르짖고 울지만先號咷, 뒤에 가서는 웃는後笑 사람이 정치인입니다. 많은 공약을 남발하지만 공약을 이행할 마음을 처음부터 갖지 않는 사람이 정치인입니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 이율배반에 익숙한 사람만이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사극大師克은 이렇게 서로 크게싸우고대립하는일이 정치의 본질 가운데 하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치는 또한 타협과 협상의 예술이기도 합니다. 만나서 협상하고 타협하는 일이 상우입니다相遇.

 

일곱 번째 효사爻辭동인우교同人于郊 무회无悔입니다. 정치인은 제도권 안에 있어야 현실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인同人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정치인은 제도권 밖에于郊 있습니다. 말하자면 정치적 망명자일 수 있고, 일지감치 은퇴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후회할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无悔.

 

사람들을 하나로 끌어 모아 똑같은 마음으로 만드는 것, 민심을 끌어 모아 집단을 만드는 것, 또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 동인同人입니다. 즉 정치政治인 것입니다. 정치는 집단을 만들고 이를 유지, 발전시키는 일체의 활동입니다.주역은 정치인의 첫걸음을 젊은 시절에 들판에서 시작하라고 가르칩니다. 정치인은 문호를 개방해야 하고, 딴 마음이나 비수를 숨긴 더러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하며,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거나 남용하지 말고 자제심을 길러야 합니다.주역은 정치야말로 웃기는 코미디이며 끝없는 투쟁이라고 말합니다. 싸움이 일상이고 겉과 속이 다른 협상의 연속입니다.주역은 정치를 하지 말라면서 그렇게 하면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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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인은 인간을 어떻게 보았을까?

 

 

고대 그리스인은 인간을 이성을 가진 동물로 정의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중국인은 인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충 세 가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94-322)보다는 167년 전에 태어난 유가를 대표하는 공자孔子(기원전 551-479)는 인간의 본질로 인仁을 제시했습니다. 공자와 동시대인으로 도가를 대표하는 노자老子는 인간을 천天, 지地, 도道와 함께 4대四大 중 하나로 보았습니다. 유가와 도가의 천天, 지地, 도道, 즉 천인학天人學을 집대성한 주역周易은 인간을 만물과 더불어서 화생하는 근본이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고대 중국인은 인간을 사랑을 가진 동물, 천天, 지地, 도道와 함께 어울리는 존재,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인간을 단순하게 정의한 것이 아니라 이성보다는 사랑을 지닌 존재 그리고 하늘과 땅 그리고 도를 따라 일체를 이루는 존재 여기에 하늘과 땅 혹은 음양의 대상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존재를 매우 중시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자는 자신을 닦고修己 남을 편안하게 하는安人 것을 인간의 존재 가치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인仁을 인간의 본질로 제시했습니다. 인은 차별을 둔 사랑으로 예악禮樂의 정신을 고도로 개괄한 것입니다. 공자의 자신을 닦는 도道는修己之道는 바로 인을 구하는 도求仁之道이며, 욕망이나 사詐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禮儀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하는克己復禮 도道입니다. 맹자孟子(기원전 372-289)는 마음에 새겨 두고 잊지 않는 존심存心, 성품을 잘 수양하는 양성養性, 자신을 반성하여 성실히 하는 반신이성反身而誠 등 자아확충의 수양법을 제시하여 자신을 닦아 인을 구하는 도의 자율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맹자가 인간의 본성을 선한 것性善說으로 본 데 반해 본성을 악한 것性惡說으로 본 순자荀子(기원전 298-238)는 악한 본성을 변화시켜 선하게 만드는 화성기위化性起僞, 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예의법도禮義法度, 불변의 공리, 즉 도관道貫 등 외부 제약에 의한 개조법을 제시하여 자신을 닦아 인을 구하는 법의 타율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도가道家는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를 핵심으로 하는 사상을 수립했습니다. 인간이 도에서 발생했으므로 당연히 자연의 도에 순응해야 하고, 그 방법은 현묘한 마음의 거울에서 먼지와 때를 깨끗이 씻는 척제현람滌除玄覽, 마음 비우기를 극진히 하는 치허극致虛極, 마음의 평온함 지키는 것을 철저하게 하는 수정독守靜篤, 하나를 굳게 잡는 포일抱一, 겸허함을 지키는 수충守沖 등입니다. 무無를 만물의 본체로 본 노자는 인간이 무와 도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 산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하늘이 곧 사람天之人이고 사람과 사물이 동등합니다. 노자와 장자莊子(기원전 369-289)는 인성人性이 순박했던 대로 되돌아가서 참된 것을 회복하는 반박귀진返璞歸眞, 자연을 깨끗하게 하는 데 전념하는 순정자연純淨自然 해야 함을 주장했으며, 슬기와 지혜를 욕망하는 지욕智欲과 사람이 갖추는 덕, 즉 인덕人德을 반대했습니다.

 

유가와 도가에 비하면 주역周易은 유가와 도가의 천인학天人學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역易이란 낳고 또 낳아서 쉼이 없는 것生生之謂易을 말합니다. 인간과 만물을 화생하는 근본이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이라고 말합니다. 도란 한 번 음陰하고 한 번 양陽하는 것一陰一陽之謂道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하늘의 양기인 건양乾陽과 땅의 음기인 곤음坤陰은 만물을 생성하는 문호이며 거대한 생식기로, 이 두 개의 생식기가 교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건乾과 곤坤이 상호 교합해야만 비로소 만물을 화생할 수 있는데, 건乾의 기능은 기시起始 혹은 개시開始하는 것이고, 곤坤의 기능은 생성 혹은 출생하는 것입니다. 건(天, 男)과 곤(地, 女)의 교합을 주역에서는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이 서로 합하여 어울리는 인온氤氳과 남녀의 성교 구정構精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천지의 기운이 뒤엉켜 쌓임에 만물이 화하여 두터워지고, 남녀가 교합하여 정精을 얽음에 만물이 화하여 생한다.

 

인온은 건곤이 교합하거나 남녀가 교합한 상태 즉, 음양 두 기운이 서로 뒤엉킨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건곤은 음양 두 기운을 말합니다. 건곤은 또한 천지天地를 말합니다.

주역은 인간과 만물의 본원을 건곤, 천지, 음양 등으로 귀납했는데, 이것들 모두를 __와 -- 두 부호로 표시합니다. __와 --는 기氣의 부호이자 상象의 부호이며 이理의 부호입니다. 주역에서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하는 것을 도라고 이르니, 이를 잇는 것이 선善이요, 이를 이루는 것이 성性이다”라고 했습니다. 천도天道 혹은 인도人道 그리고 천덕天德 혹은 인덕人德의 본질이 곧 일음일양一陰一陽이며, 그 기능이 대생大生이며 광생廣生입니다. 천지지대덕일생天地之大德日生, 일신지위성덕日新之謂盛德이라고 했으니, 대덕大德과 성덕盛德은 바로 낳고 또 낳음生生과 날로 새로워짐日新에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범도덕주의적인 관점에서 천지 만물과 인간을 바라보고 최종적으로 이 모든 것을 괘효卦爻라는 부호계통으로 귀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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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동물

 

 

 

꿈에서는 또한 어두운 밤에나 만날 법한 모든 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꿈에 나타나는 동물은 타고난 본능을 의미합니다. 인간이 아무리 고등한 존재라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동물의 몸으로 살고 있으며, 사회생활에는 부적합하고 불필요한 본능과 충동적 욕구를 지닌 채 살아갑니다. 동물적 본능은 통제 불가능하고 위험해 보이지만, 꿈에 나타나는 동물 대부분은 우리가 현실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창조적이며 지혜로운 존재입니다.

꿈에 나타나는 동물은 무언의 힘을 상징합니다. 프랑스 남부 론알프스 주에 있는 쇼베동굴Grotte de Chauvet에서 발견된 3만 년 전 선사시대 벽화 속 동물은 꿈속 동물을 그린 첫 번째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문화에서 특정 동물의 고유한 힘을 숭배해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인의 고양이신 미국 인디언 원주민의 토템 신앙 동물이 그 예입니다. 수많은 집단의 주술사들이 아직도 강한 직관적 인식으로 동물의 힘을 끌어내어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를 중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꿈에서 무섭고 위험한 동물부터 충성스런 애완동물까지 모든 동물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애완동물은 편안히 안주하고 싶은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야생동물은 길들여지지 않은 우리의 일부분을 이해하고 싶은 심리 상태를 반영합니다. 모두가 샤머니즘을 따르는 건 아니지만, 애완동물을 기르고 이름을 지어주고 가족처럼 여기는 건 아직도 인간이 동물의 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테디 베어나 귀여운 동물 인형을 갖고 싶어 하는 이유도 애완동물을 신비한 마력을 지닌 존재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우리가 접했던 이야기들에는 대부분 동물이 등장합니다. 동물 소리는 어린이가 처음 흉내 내는 소리입니다. 이는 우리의 내면에 동물적인 본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은 고양이나 소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데서 나아가 동물들과 대화하는 만화 주인공들을 동경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은 꿈에서도 이어져 인간과 대화하는 환상의 동물들을 창조하는데, 반인반수의 모습을 한 동물도 있습니다. 이런 멋진 창조물들은 우리의 꿈을 벗어나 신화나 동화의 스핑크스늑대 인간 또는 곰돌이 푸의 모습으로 실제 세계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회적 압력으로 우리의 타고난 본능은 어느 정도 제어가 됩니다. 하지만 동물적인 본능마저 제어되면 쉽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병에 걸립니다. 꿈에서 만나는 동물은 종종 지금 우리 몸에 어떤 음식이 필요하며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예전부터 인간은 병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 동물들을 이용해왔습니다. 뱀이 칭칭 휘감고 있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서양 의술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아무리 본능을 억제하려고 해도 동물들은 늘 우리의 꿈에 나타납니다. 우리의 무의식에 늘 존재하면서 우리를 격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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