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인은 인간을 어떻게 보았을까?
고대 그리스인은 인간을 이성을 가진 동물로 정의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중국인은 인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충 세 가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94-322)보다는 167년 전에 태어난 유가를 대표하는 공자孔子(기원전 551-479)는 인간의 본질로 인仁을 제시했습니다. 공자와 동시대인으로 도가를 대표하는 노자老子는 인간을 천天, 지地, 도道와 함께 4대四大 중 하나로 보았습니다. 유가와 도가의 천天, 지地, 도道, 즉 천인학天人學을 집대성한 주역周易은 인간을 만물과 더불어서 화생하는 근본이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고대 중국인은 인간을 사랑을 가진 동물, 천天, 지地, 도道와 함께 어울리는 존재,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인간을 단순하게 정의한 것이 아니라 이성보다는 사랑을 지닌 존재 그리고 하늘과 땅 그리고 도를 따라 일체를 이루는 존재 여기에 하늘과 땅 혹은 음양의 대상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존재를 매우 중시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자는 자신을 닦고修己 남을 편안하게 하는安人 것을 인간의 존재 가치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인仁을 인간의 본질로 제시했습니다. 인은 차별을 둔 사랑으로 예악禮樂의 정신을 고도로 개괄한 것입니다. 공자의 자신을 닦는 도道는修己之道는 바로 인을 구하는 도求仁之道이며, 욕망이나 사詐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禮儀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하는克己復禮 도道입니다. 맹자孟子(기원전 372-289)는 마음에 새겨 두고 잊지 않는 존심存心, 성품을 잘 수양하는 양성養性, 자신을 반성하여 성실히 하는 반신이성反身而誠 등 자아확충의 수양법을 제시하여 자신을 닦아 인을 구하는 도의 자율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맹자가 인간의 본성을 선한 것性善說으로 본 데 반해 본성을 악한 것性惡說으로 본 순자荀子(기원전 298-238)는 악한 본성을 변화시켜 선하게 만드는 화성기위化性起僞, 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예의법도禮義法度, 불변의 공리, 즉 도관道貫 등 외부 제약에 의한 개조법을 제시하여 자신을 닦아 인을 구하는 법의 타율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도가道家는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를 핵심으로 하는 사상을 수립했습니다. 인간이 도에서 발생했으므로 당연히 자연의 도에 순응해야 하고, 그 방법은 현묘한 마음의 거울에서 먼지와 때를 깨끗이 씻는 척제현람滌除玄覽, 마음 비우기를 극진히 하는 치허극致虛極, 마음의 평온함 지키는 것을 철저하게 하는 수정독守靜篤, 하나를 굳게 잡는 포일抱一, 겸허함을 지키는 수충守沖 등입니다. 무無를 만물의 본체로 본 노자는 인간이 무와 도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 산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하늘이 곧 사람天之人이고 사람과 사물이 동등합니다. 노자와 장자莊子(기원전 369-289)는 인성人性이 순박했던 대로 되돌아가서 참된 것을 회복하는 반박귀진返璞歸眞, 자연을 깨끗하게 하는 데 전념하는 순정자연純淨自然 해야 함을 주장했으며, 슬기와 지혜를 욕망하는 지욕智欲과 사람이 갖추는 덕, 즉 인덕人德을 반대했습니다.
유가와 도가에 비하면 주역周易은 유가와 도가의 천인학天人學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역易이란 낳고 또 낳아서 쉼이 없는 것生生之謂易을 말합니다. 인간과 만물을 화생하는 근본이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이라고 말합니다. 도란 한 번 음陰하고 한 번 양陽하는 것一陰一陽之謂道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하늘의 양기인 건양乾陽과 땅의 음기인 곤음坤陰은 만물을 생성하는 문호이며 거대한 생식기로, 이 두 개의 생식기가 교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건乾과 곤坤이 상호 교합해야만 비로소 만물을 화생할 수 있는데, 건乾의 기능은 기시起始 혹은 개시開始하는 것이고, 곤坤의 기능은 생성 혹은 출생하는 것입니다. 건(天, 男)과 곤(地, 女)의 교합을 주역에서는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이 서로 합하여 어울리는 인온氤氳과 남녀의 성교 구정構精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천지의 기운이 뒤엉켜 쌓임에 만물이 화하여 두터워지고, 남녀가 교합하여 정精을 얽음에 만물이 화하여 생한다.”
인온은 건곤이 교합하거나 남녀가 교합한 상태 즉, 음양 두 기운이 서로 뒤엉킨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건곤은 음양 두 기운을 말합니다. 건곤은 또한 천지天地를 말합니다.
주역은 인간과 만물의 본원을 건곤, 천지, 음양 등으로 귀납했는데, 이것들 모두를 __와 -- 두 부호로 표시합니다. __와 --는 기氣의 부호이자 상象의 부호이며 이理의 부호입니다. 주역에서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하는 것을 도라고 이르니, 이를 잇는 것이 선善이요, 이를 이루는 것이 성性이다”라고 했습니다. 천도天道 혹은 인도人道 그리고 천덕天德 혹은 인덕人德의 본질이 곧 일음일양一陰一陽이며, 그 기능이 대생大生이며 광생廣生입니다. 천지지대덕일생天地之大德日生, 일신지위성덕日新之謂盛德이라고 했으니, 대덕大德과 성덕盛德은 바로 낳고 또 낳음生生과 날로 새로워짐日新에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범도덕주의적인 관점에서 천지 만물과 인간을 바라보고 최종적으로 이 모든 것을 괘효卦爻라는 부호계통으로 귀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