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열네 번째가 대유大有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유大有 원형元亨
무교해无交害 비구匪咎 간즉艱則 무구无咎
대거이재大車以載 유유왕有攸往 무구无咎
공용향우천자公用享于天子 소인불극小人弗克
비기팽匪其彭 무구无咎
궐부厥孚 교여交如 위여威如 길吉
자천우지自天祐之 길吉 무불리无不利
첫 번째 효사爻辭는 대유大有 원형元亨입니다. 대유大有(큰 부)는 원元(태어날 때)과 형亨(젊은이의 시절)의 시기에 통한다는 말이므로 대유자는 타고나는 것이며元 성장기亨에 그 기틀이 다져진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이루기 어렵고, 이를 이루는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인격 수련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렇지만 대유자로 태어났더라도 젊은 날의 인격 수련이 없으면 대유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무교해无交害 비구匪咎 간즉艱則 무구无咎입니다. 대유자에게는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데, 교유交友의 문제가 그 핵심 사안입니다.『주역』이 대유大有의 첫머리에서 사귐交을 말하고, 뒤에서 다시 부연해서 설명하는 건 이런 까닭입니다. 무교해无交害는 사귐交에 해害가 없어야无 한다는 뜻이고, 비구匪咎는 그래야 탈咎이 생기지 않는다匪는 뜻입니다. 그러나 해가 없는 사귐을 나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는 어려운 일인 까닭艱則에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세 번째 효사爻辭는 대거이재大車以載 유유왕有攸往 무구无咎입니다. 그렇다면 대유자는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주역』은 두 가지를 말하고 있는데, 첫째가 큰 사업의 원만한 경영입니다. 대거이재大車以載는 큰 수레에 짐을 가득 싣는다는 말이므로 큰 재물의 운용, 즉 큰 사업을 의미합니다. 대유자는 이렇게 짐을 가득 실은 큰 수레를 끌고 나아가도有攸往 허물이 없는无咎 사람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공용향우천자公用享于天子 소인불극小人弗克입니다. 대유자의 일은 단순한 사업의 경영, 부의 축적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여론을 조성하기도 하고, 공동체 전체의 복지를 위한 사회사업도 펼칩니다. 이것이 대유자가 하는 두 번째 일입니다. 공용公用은 공공의 일에 참여하는 것, 향우천자享于天子는 임금天子과 함께 제사에 참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진정한 대유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소인불극小人弗克, 소인은 이기지 못합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비기팽匪其彭 무구无咎입니다.『주역』은 대유자가 될 수 있는 조건들 중 하나로 겸손과 검박儉朴함을 꼽습니다. 팽彭은 요란하게 치장하고 거창하게 행동하는 걸 말하는데, 대유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가짐과 행동을 이렇게 성대하고 요란하게其彭 해서는 안 됩니다匪. 겸손하고 조용하며 소박하게 움직이라는 뜻입니다. 팽彭은 졸부나 하는 짓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궐부厥孚 교여交如 위여威如 길吉입니다. 앞서 대유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것들 중 하나가 친구를 사귀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친구는 문자 그대로 친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 함께 어울리는 모든 사람을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과의 사귐에 있어서는 첫째가 믿음孚이고, 둘째는 위엄威(위엄 위)입니다. 궐厥(그 궐)은 기其와 같은 말이며, 궐부厥孚(其孚)는 믿음, 신뢰, 신의, 정성을 의미합니다. 그런 자세로 사람을 대해야 합니다. 이런 믿음에 바탕을 두고 사람을 사귀고, 행동에 언제나 위엄威嚴을 잃지 않는다면 길합니다吉.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자천우지自天祐之 길吉 무불리无不利입니다. 대유大有란 많은 걸 소유했단 말입니다. 재산과 권력뿐만 아니라 명예와 인맥까지 아울러 크게 가진 사람을 대유자라 합니다. 대유자는 태어나기 전인 무극无極의 시절에 이미 그 운이 정해진 사람이며, 태극太極의 시절에는 이런 큰 부를 감당할 수 있는 인격과 실력을 길러야 합니다. 출생과 성장이 범인凡人과 다르므로 삶의 방법과 행위가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만 합니다. 대유자는 하늘에서自天 그之를 도와祐, 길吉하고 불리不利할 것이 없는无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