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아시아의 역사를 생각하다
토요일 오후 점심식사를 회 한 접시와 막걸리 한 잔으로 하고 나니 온몸이 나른합니다.
내 방에서 63빌딩이 일직선입니다.
그 아래 밤섬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데 오늘은 얼음아 다 녹아 한강물이 햇빛에 반짝이며 영롱합니다.
서울의 젖줄 한강은 세계적인 강입니다.
대도시에는 강이 흐르기 마련인데, 강이 있었으므로 대도시가 형성된 것입니다.
서울은 명실공名實共히 세계의 도시입니다.
요즘 도산 안창호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나와 그분의 공통점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분은 22살 때에 미국에 갔고 저는 23살 때에 미국으로 갔으며, 그분은 술 한 잔에 얼굴이 붉어졌는데 저 또한 그러하며, 그분은 평생 담배를 못 끊었는데 저도 그럴 것만 같은 것이 공통점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공통점입니다.
저는 이따금 사람들에게 인문학에 관해 말하면서 인문학의 꽃은 철학과 역사라고 말하곤 합니다.
오늘 새삼스럽게 아시아의 역사를 생각합니다.
인구로 보나 문화로 보나 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가 일부 서양세력에 밀려 후진의 역사로 비쳐진 것이 안타까워 새삼스럽게 생각이 난 것입니다.
아시아를 서아시아, 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광대한 인간의 역사입니다.
아시아에서 출현한 대단한 인간들이 세계사의 대부분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으로 우리에게는 세계를 향해 아시아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주장하지 못한 부끄러운 구석이 있습니다.
길가메시, 아슈르바니팔, 조로아스터, 키로스 2세, 붓다, 아소카, 예수, 사도 바울, 아틸라, 무함마드, 아브드 알 말리크, 공자, 노자, 진시황, 나가르주나, 주희, 칭기즈 칸, 영락제, 히데요시, 이순신, 샤 아바스, 악바르 대제, 간디, 아타튀르크, 마오쩌둥, 호치민, 수하르토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걸출한 인물들이 아시아 각국에서 배출되었습니다.
세계의 6대 종교 모두 즉 기독교, 유대교, 불교, 유교, 도교, 이슬람교가 아시아의 종교입니다.
종교적으로는 아시아가 세계를 통째로 삼킨 것입니다.
최근에 서구세력이 아시아에 검은 손을 내밀며 식민주의로 아시아를 유린했지만, 아시아 역사의 놀라운 특징은 장구함입니다.
지구 최초의 정치체제가 발원한 곳도 아시아입니다.
세계 최초의 성문법을 완성한 것도 아시아입니다.
저는 바빌로니아와 함무라비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원한 곳은 아시아입니다.
기원전 4천 년경 현재 이라크의 수메르에서 인류 최초의 도시들이 생겨났습니다.
수메르인은 고대 서아시아의 뿌리를 형성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메르의 도시국가가 있었으므로 해서 바빌론, 아시리아, 페르시아 제국이 출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시아와 서구세력과의 첫 대결은 페르시아 제국과 로마 제국이 지중해에서 맞닥뜨림이었고, 불행하게도 아시아가 패했습니다.
사아시아와 남아시아와는 멀리 떨어진 중국은 상나라와 주나라 황제들에 의해 중국만의 고유하고 지속적인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진시황의 통치 하에 중국이 통일되기 전 유가와 도가가 출현하여 통치철학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뤘습니다.
로마제국의 라틴어는 역사의 흔적이 되었지만, 중국어는 온전히 살아남아 유구한 역사의 기억을 후대에 전했습니다.
중국어의 생명력은 대단했는데 중국을 침략한 이민족들이 한족의 언어를 자신들의 공식 언어로 채택할 정도였습니다.
칼과 공포로 제압할 수 없는 힘을 지닌 언어로는 중국어 외에 페르시아어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중국어와 달리 페르시아어는 상당부분 변질되었습니다.
당나라와 송나라의 수도 장안과 카이펑에서는 중국의 문명이 만개했습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에는 2백만 명이 거주했다고 합니다.
단일 도시의 거주인구로는 당대 최고였습니다.
한반도와 일본에도 나름의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한반도에는 유교가 깊이 뿌리를 내린 반면 봉건주의 사회였던 일본에서는 유교가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서아시아에 영향을 기친 건 역시 무함마드입니다.
이슬람교를 신봉한 아라비아 병사들이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에 이슬람교를 전파했습니다.
중앙아시아 하면 몽골의 영웅 칭기즈 칸을 빼어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아시아, 러시아, 페르시아, 한반도, 중국, 캄보디아, 자바가지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했습니다.
티베트군과 만주군 또한 강력한 주변 국가들을 하나둘 물리치고 제국의 앞날을 개척했습니다.
티메트군과 만주군 모두 중국 대륙을 노렸지만 1644년 중국 역사상 마지막 제국 청나라를 건국한 승리자는 만주에서 온 전사들이었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문명을 꽃피운 아시아에는 근대에 이르러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서구세력의 거센 흐름을 막아낼 수 없었던 아시아 각국은 식민국과 속국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현실은 급물살을 타게 되었지만,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유럽과 미주의 서구열강은 아시아에 유례가 드물 정도로 공고한 지배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영국과 대립각을 세운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과 티베트에서 유목민들을 정복하려는 야심을 드러냈는데, 그 지역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아시아는 옛날의 영광을 되찾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이 전면에서 아시아의 위상을 세계에서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아시아 문화의 우수성을 서양에 자랑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는 세계 여러 대륙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바로 세계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아시아의 매우 중요한 몇 국가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강을 바라보면서 새삼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삼 아시아의 역사를 생각합니다.
아시아인의 우수성은 역사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를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