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기저귀는

 


  큰아이가 밤오줌을 뗀 뒤로 큰아이가 쓰던 기저귀를 쓸 데가 사라진다. 작은아이가 태어난 뒤 큰아이 기저귀를 물려쓸까 했으나 너무 많이 해져서 도무지 쓸 수 없어 새로 장만한다. 작은아이도 이제 밤오줌을 거의 잘 가리니 작은아이한테 기저귀 쓸 일이 사라진다. 두 아이 모두 기저귀를 안 쓸 수 있으니, 아이들과 마실을 다닐 적에 짐이 크게 줄어든다. 집에서는 빨랫거리가 확 준다. 그리고, 이 기저귀들 쓸 일이 사라지면서, 기저귀는 오래도록 덩그러니 놓인다.


  아이들이 기저귀를 떼었다 한다면 아이들 어머니는 젖물리기도 떼었다는 소리이다. 곧, 아이들 어머니는 다시 달거리를 한다. 젖을 물리는 동안에는 달거리를 안 하지만, 젖을 떼면 바로 달거리를 한다. 이리하여, 더는 안 쓰는 아이들 기저귀가 시나브로 옆지기 기저귀로 바뀐다. 아이들은 오줌기저귀나 똥기저귀였고, 옆지기는 핏기저귀이다.


  오줌기저귀와 똥기저귀도 잘 비벼 빨아 햇볕에 말려야 보송보송 산뜻하다. 핏기저귀도 핏물 잘 빼내면서 비벼 빨아 햇볕에 말려야 보송보송 상큼하다.


  모름지기, 아이들 아버지 되는 사람은 다른 일은 잘 못하더라도 기저귀 빨래만큼은 씩씩하게 도맡아야 하리라 느낀다. 아이들 똥오줌을 받고 옆지기 피를 받으면서 삶과 살림과 사랑을 어떻게 돌보고 보듬으면서 하루를 맞이할 때에 아름답게 흐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하리라 느낀다. 4346.10.2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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