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점장 고양이
우메츠 유키코 지음, 김시내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찾아 읽는 사진책 139

 


둘레를 바라보는 ‘사진 눈길’
― 우리는 점장 고양이
 사진작가 다섯 사람 사진,우메츠 유키코 글,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2012.10.25./12000원

 


  고양이를 아끼거나 좋아하는 사람은, 골목길 걷다가 골목고양이 만나면 곧 인사를 합니다. 골목고양이 털빛이 얼마나 곱거나 고른가를 살피고, 골목고양이가 배고픈지 배부른지를 살피며, 골목고양이 눈빛과 눈망울 어떠한가를 살핍니다.


  꽃을 좋아하거나 아끼는 사람은, 골목길 걷다가 골목꽃 한 송이 만나면 이내 발걸음 멈춥니다. 골목꽃 바라보고, 골목꽃 쓰다듬으며, 골목꽃 쓰다듬습니다. 꽃내음 가늘게 퍼지는 골목동네 한켠에 오래도록 쪼그려앉아 꽃하고 이야기를 나눠요.


  둘레를 바라보는 눈길에 따라 둘레를 사랑하는 마음 다릅니다. 둘레를 헤아리는 눈높이에 따라 둘레를 아끼는 마음 다릅니다. 골목고양이 꽁무니를 좇으며 멋진 사진 찍으려 하는 사람은 멋지게 보이는 사진 찍을 수 있습니다. 골목고양이 곁에서 이웃이 되려 하는 사람은 이웃으로 지내는 살가운 사진 찍을 수 있습니다. 삶자락 따라 사진 다르고, 생각꾸러미 따라 사진 새롭습니다.


  사진작가 다섯 사람이 사진을 찍고, 우메츠 유키코 님이 글을 넣은 《우리는 점장 고양이》(학산문화사,2012)라는 사진책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사진책 《우리는 점장 고양이》에는 오래된 골목가게라 할 만한 곳에서 가게 일꾼하고 오래도록 함께 살아온 ‘가게고양이’ 삶을 보여줍니다. 사진책 겉에는 ‘70년대 고풍스러운 가게’를 찾아다니다가 만난 가게고양이를 보여준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어느 가게는 오래도록 대물림한 가게입니다. ‘70년대 모습’이라서 ‘고풍스럽다’ 할는지 궁금한데,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70년대 모습도 고풍스러운 모습도 아닌, ‘마을 토박이 되어 마을사람과 오랫동안 어깨동무한 이웃가게’라 할 모습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마을사람들과 살갑게 사귀며 따사롭게 가게살림 꾸린 곳들을 찾아다닌 셈이요, 살갑고 따사로운 가게에서 살갑고 따사로운 넋으로 함께 살아가는 가게고양이를 만났다고 하겠지요.


  마을가게 바라보는 눈길 그대로 마을고양이 또는 가게고양이를 바라봅니다. 마을가게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마을고양이 또는 가게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마을가게 즐기는 발걸음 그대로 마을고양이 또는 가게고양이를 만나고 좋아합니다.


  사진을 찍는 눈길이란, 살아가는 눈길입니다. 사진을 찍는 마음이란, 살아가는 마음입니다. 사진을 찍는 발걸음이란, 살아가는 발걸음입니다. 즐겁게 살아가며 즐겁게 이웃을 사귀기에 즐겁게 사진을 찍습니다. 사랑스레 살아가며 사랑스레 이웃을 사귀기에 사랑스레 사진을 찍습니다.


  삶을 즐기며 사진을 즐깁니다. 삶을 가꾸며 사진을 가꿉니다. 삶을 북돋우며 사진을 북돋웁니다.
  사진을 찍기 앞서 이웃을 바라보아요. 사진으로 찍고 싶은 이웃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고 헤아리며 마음 열고 만나요. 즐겁게 만나고 사귀다 보면, 사진은 저절로 샘솟아요. 사랑으로 아끼고 꿈으로 북돋우다 보면, 사진마다 시나브로 고운 빛 감돌아요.


  사진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사진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서 태어납니다. 4346.6.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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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06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골목에서 고양이들을 만나면, "야옹~!" 인사를 하지요.
그리고 언제나 배가 고플 이 아이들에게 뭐 줄것이 없나, 급한 마음으로 찾게 됩니다.

사진으로 찍고 싶은 이웃이 누구인가를 헤아리며 마음 열고 만나요.-
저도 오늘, 늘 마음 속에 저장된 사람들을 만나
마음의 사진을 또 한 장 찰칵, 찍고 오겠지요.~^^

숲노래 2013-06-07 06:02   좋아요 0 | URL
길에서 살아가는 짐승도 사람도
따순 마음 되어 돌아보고 살피는
누군가 있어
서로서로 오순도순 어울리는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