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서 먹는 밥

 


  고흥을 떠난 네 식구는 충청북도 음성을 지나 경기도 일산으로 온다. 경기도 일산에서 옆지기 어버이와 바깥밥을 먹기로 한다. 집에서 밥을 차려서 먹으면 번거로우면서 이야기할 겨를이 줄리라 생각하면서. 그런데 막상 바깥 밥집에서 돈을 치러 밥을 사먹으려 하는데, 밥집이 너무 시끄럽다. 서로서로 목소리를 알아듣기 힘들 만큼 시끄럽다. 바깥밥은 맛있다 하지만 맛을 느낄 엄두를 못 낸다. 마음을 가다듬지 못한달까. 시끄러운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가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이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시끄럽다 느끼지 않으면서 내가 바라보고픈 모습을 바라보고 내가 느끼고픈 이야기를 느끼려 한다면 내 삶을 스스로 누리는 나날이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도시사람은 이토록 시끄러운 소리를 시끄럽다고 못 느끼나? 어디에서나 시끄러우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나? 사람을 살찌우는 소리를 생각하지 못하나? 사람을 살리는 소리를 사랑하는 길을 모를까?


  고흥에서 살아가며 늘 듣는 풀벌레 노랫소리가 그립다. 고흥에서 지내며 언제나 듣는 들바람 노랫소리가 그립다. 들풀과 들나무가 햇살을 받고 바람을 누리며 춤추는 사그락사그락 사부작사부작 노랫소리가 그립다. (4345.9.3.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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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9-04 09:49   좋아요 0 | URL
아니요 도시에 사는 저도 식당에 가면 정말 시끄럽다는 생각을 하지요 , 옆지기가 제일 싫어하는데,,그래서 언제나 조용한곳을 찾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만 빼고,,그래서 옆지기는 친정을 참 좋아해요, 조용해서 좋다고,,

숲노래 2012-09-04 20:52   좋아요 0 | URL
네, 어디이든 서로 사랑스러운 소리와 빛깔과 냄새가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