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책

 


  만화책을 들여다보는 누나 곁에서 그림책을 뒤적이며 노는 동생. 작은아이가 그림책을 뒤적일 때에 어떤 그림이 나오는가 하고 이야기를 한다. 만화책을 들여다보는 아이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림책을 바라본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이야기한 대로 똑같이 동생한테 무엇무엇 하는 그림이라고 이야기한다. 동생은 그림책을 거꾸로 펼쳐서 들여다본다. 그러니까, 동생으로서는 거꾸로 읽는 책인 셈인데, 바로 옆에 앉은 누나한테는 뜻밖에 똑바로 읽는 책이 된다. 어찌 보면, 동생이 누나 보라며 그림책을 펼쳐서 넘기는 모습이 된다. 만화책을 다 넘긴 큰아이는 그림책을 펼친다. 아버지가 이야기한 ‘새끼 코끼리가 어미 코끼리한테 업어 달라고 하네. 그런데 코끼리는 새끼도 무거워서 어미가 못 업어 주네.’가 나오는 대목을 들여다본다. 큰아이하고 그림책 함께 읽은 지 꽤 오래되었다고 느낀다. 이제 새벽을 지나 아침이 밝으며 새 하루가 열리면, 큰아이가 일어날 적에 잘 잤느냐고 물은 다음 아버지 무릎에 앉으라 하면서, 어제 함께 들여다본 그림책을 새삼스레 펼치고는 그림마다 어떤 모습인가 하고 조곤조곤 살을 붙여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4345.8.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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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8-01 09:35   좋아요 1 | URL
아이 때는 하나하나가 다 귀여워요.
어른이 일부러 귀엽게 보이긴 힘들어도 아이가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은 참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사진으로 잘 남겨 놓으셨네요. 크고 나면 아주 먼 얘기가 되어 버려요. 그래서 그 지난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답니다.

숲노래 2012-08-02 06:22   좋아요 1 | URL
사진으로 안 찍어도 마음에는 모두 남는데,
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제 모습을 그리지는 않기에
사진을 찍는데,
사진이 없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저희 삶을 그리려 하는 마음이 있으면,
이 모습 모두 예쁘게 받아들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