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울순이


 아이가 돌울을 타고 오른다. 이제 아귀힘이며 다리힘이며 제법 붙었는지 돌울을 용케 타고 오른다. 우리 집하고 돌울을 마주한 마늘밭에서 비닐씌우기를 하는 이웃 할매 할배한테 인사를 하며 종알종알 수다를 떤다.

 저번에도 돌울을 타고 오르려던 아이였으나, 저번에는 오르지 못하더니 이제는 잘 타고 오른다. 이제 아이는 세발자전거를 퍽 잘 탄다. 다리힘과 아귀힘이 그만큼 세졌다는 뜻이다. 처음 올라가서 놀다가 내려올 때에는 돌울이 괜찮더니, 다시 돌울을 밟고 올라갈 즈음 와르르 무너진다.

 무너진 돌울은 다시 쌓아야 한다. 이 녀석, 돌울을 무너뜨리다니. 그래도 아이는 어디를 어떻게 밟아 돌울이 무너졌는가를 느끼려나. 돌울이 무너지며 미끄러질 때에 어떤 느낌인가를 받아들이려나. 아이가 한 살 두 살 더 먹을 무렵, 우리 집이나 가까운 멧자락 나무들을 타고 오를 만큼 될까 궁금하다. 나무를 타고 오르면 참 싱그럽고 포근하다. 나는 인천에서 나고 자랐지만, 내 어린 나날을 길디길게 보내던 5층짜리 작은 아파트 동네에는 우람한 미루나무가 있었기에, 날마다 이 나무를 올라타면서 놀곤 했다. (4344.11.27.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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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1-27 21:37   좋아요 0 | URL
으와 멋져요. 사진이.
으와 이뻐요. 울타리가, 지붕이, 햇빛이, 나뭇가지가, 그림자까지.
으와 돌울순이! 덕분에 사진도 울타리도 지붕도 햇빛도 나뭇가지도 그림자도, 빛나요. 반짝 반짝 반짝.

숲노래 2011-11-28 06:43   좋아요 0 | URL
씩씩하게 노는 아이가 참 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