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마티즈


 튀김닭집 아저씨가 우리 집 가까이까지 날라다 준다고 한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배웅을 나가겠다고 한다. 둘이 어디쯤 만날 수 있을까 어림해 보는데, 튀김닭집 아저씨는 ‘노란 마티즈’를 타고 간다고 이야기한다. 알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고는, 아이를 수레에 태워 신나게 자전거를 달린다. 그나저나 나는 ‘마티즈’라고 하는 자동차를 모른다. 내가 아는 자동차는 ‘프라이드’하고 ‘그랜저’하고 ‘티코’ 세 가지쯤? 이밖에 다른 자동차는 잘 모르겠다. 길쭉해서 사람을 많이 싣는 자동차는 다 ‘봉고’로 여긴다. 내가 국민학생 때에는 온 나라에 ‘포니’라는 자동차가 넘쳤기에 포니는 알아볼 만하지만, 요즈음 포니를 타는 사람은 만날 길이 없다. 자동차 이름은 하나같이 낯설 뿐 아니라 마음으로 스미지 못한다. 자동차라는 탈거리부터 나한테는 너무 낯설고 무서우며 마음으로 스미지 않기 때문일 테지.

 아이는 자전거를 달리니 좋아한다. 오가는 자동차 거의 없는 시골길을 달린다. 논둑에서 기계로 풀을 베는 마을 할배가 보인다. 기름을 넣어 날카로운 칼날로 풀을 베는 기계 소리가 윙윙거린다. 기계에 베인 풀조각이 내 볼에 닿는다. 앗 따거. 수레에 앉은 아이가 소리를 낸다. 아이도 맞았나 보다. 나는 하마터면 눈에 풀조각이 맞을 뻔했다. 풀을 베려고 기계를 쓸 때에, 이 기계에 잘리는 풀조각은 마치 유리조각이 날리는 듯하다. 몹시 따가울 뿐 아니라 피가 나기까지 한다. 기계를 써서 풀을 베는 사람은 한여름에도 두툼한 바지에 웃도리에 모자에 얼굴가리개까지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풀을 베면서 당신부터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논둑에서 이렇게 뒤집어쓴 채 풀을 베니 옆으로 누가 지나가더라도 알아보지 못한다. 기계소리는 워낙 크기 때문에 소리를 질러도 알아들을 수 없다.

 용산리 시골버스 타는 곳에 이를 무렵 노란 빛깔 자동차를 만난다. 이 차가 마티즈라는 차인가 보다. 튀김닭집 아저씨가 차에서 내린다. 서로 웃으면서 튀김닭과 돈을 주고받는다. (4344.9.1.나무.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1-09-01 08:22   좋아요 0 | URL
ㅎㅎ 요즘 포니1 길거리에서 돌아다닐 정도가 되면 차 값만 수천만원을 호가합니다.에쿠우스보나 넘 비싼 차죠.아마 시간이 흐르면 억대가 될 귀한 차니 길거리에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용^^

숲노래 2011-09-01 08:34   좋아요 0 | URL
그런 것도 있군요.
비싼 차가 되어 수집하는가 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