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tella.K > 30대 남자 소설가들의 ‘4色 수다’

  • 독자 만족이냐 자기 만족이냐
  • 30대 남자 소설가들의 ‘4色 수다’
    요즘 젊은 소설가들, 여기서 갈라진다
  • 김태훈 scoop87@chosun.com
  • "내 소설이 블로그(blog)같다면 좋겠습니다.”(소설집 ‘펭귄뉴스’의 김중혁)
    • “가방 끈 긴 사람과 짧은 사람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을 쓰렵니다.”(소설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의 이기호)

      “내 소설 쓰기가 나를 정화하고 내게 희열을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소설집 ‘귀뚜라미가 운다’의 백가흠)

      “사람들이 수다를 떨면서 풀어내는 이야기라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장편소설 ‘귀신의 시대’의 손홍규)

      최근 활발한 움직임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30대 남성 소설가 네 사람이 만나 각자 소설을 쓰는 이유를 털어놓고, 소설가의 위상, 소설의 미래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예중앙 겨울호 특집 ‘남자들의 수다’의 주인공들을 10일 다시 전화로 지면에 불러냈다.

    • 최근 결혼해 내년에 아빠가 되는 이기호(34)씨는 “소설이 예술인 동시에 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소설 노동자이자 전업작가로서 1만원을 내고 내 소설을 사서 보는 독자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선배들의) 소설은 은근히 독자를 배제해 왔다”고 주장했다.

    • 김중혁(35)씨는 “소설을 쓰는 순간, 나는 독자라는 익명의 대상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기호씨와 다른 소설론을 폈다. “나는 내가 궁금해하는 것을 해결하고 싶어 소설을 쓴다. 예전에는 음악에 대해 많이 썼는데, 그런 소설은 음악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이다.” 김씨는 또 “소설은 철학과 이야기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어서 쓰는 사람의 삶을 표현하고 활성화시키는 도구”라며, “그런 의미에서 소설은 작가 블로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손홍규(31)씨는 절충론을 펼쳤다. 그는 “소설을 쓸 때는 그 자체에 몰입하니까 예술로서 인식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소설은 내 밥이고 나만의 삶의 방식”이라며 “그 둘을 어떻게 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 소설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고민하기도 한다. 백가흠(32)씨는 “독자들의 눈으로 볼 때, 소설은 냉혹한 현실세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비칠 지 모른다”며 “내 고민은 어떻게 하면 현실에서 가장 가까운 과거를 써서 둘 사이의 격차를 줄이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달랐지만, 소설가의 지위와 소설의 미래에 대해서는 대부분 우려를 나타냈다. “197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작가의 계급적 지위이다. 처음부터 나는 소설가들에게 부여되었던 권력이나 보이지 않는 후광 같은 것들을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작가로서 독자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좋아하는 소설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이기호)

      “예전의 선배들은 어쨌든 소설 쓰기에 삶 전체를 바치려고 했다면, 우리 세대에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손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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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사스 2006-12-1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작가여서? 아니면 요즘 작가여서? 어느 쪽인지 몰라도 자기 생각을 단순 명료하게 풀어내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보통 소설가란, 특히 작법과 같은 근본적 질문엔 복잡하고 때론 모호한, 중층의 논리를 제시할 법한 사람들이라 여겨지는 데 말이죠.
     
    인간 사색 -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먼저...딴지를 걸자면,
    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가
    제목에서 너무 "오버"했듯이,
    강준만의 <인간 사색>도 "사색" 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감.히 생각한다. 시건방지게도!

    수많은 "인용"으로 가득한 이 책에서
    "사색"의 흔적을 발견하기는.... ???
    (물론... 행간의 숨은 뜻을 읽어내지 못하는 독자의 우매함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일단...놀랍고 재미있다.

    "그러나 늘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컸다. 그래서 신문 1단 기사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인간학 사전' 이라는 이름으로 <월간 인물과 사상>에 그 관심을 나타내 보이기도 했으며, 이 책에 실린 글의 대부분은 그때 썼던 글을 발전시킨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신문 1단 기사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렇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준만은 한국인의 "인간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수많은 자료들을 읽고 연구했다.
    일반 독자가 투고한 신문 오피니언 면에서 학부생의 레포트까지!

    이 책은 앞으로 "한국인의 인간 관계"를 심화시켜 연구하기 위한
    좋은 "시발점"이며 효과 만빵인 "촉진제"이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뒤에 실린 16페이지 짜리 "주註"만 봐도
    절대 돈 아깝지 않은 책이다.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해 한번 마음 잡고 공부해 보고 싶다면
    일단 이 책을 읽고,
    "주註"에 있는 수많은 책과 기사를 찾아 읽으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강준만의 글쓰기는
    참으로 "경제적"이며 또한 "영악하다"...라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저술이라기 보다는 "편집"에 가깝다.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내지 않고,
    그 자리에 자신의 주장에 대응하는 인용을 넣는다.
    예를 들어, 정희진도 ........라고 했다.
    ( 이 책의 인용 중 상당부분이 정희진의 한겨레 연재 기사다.)

    할 말 다하면서 감정이 배제된 글,
    이런 글이 독자를 설득한다.

    장정일처럼 독서일기도 아니고 <공부>를 쓰면서
    격앙된 감정으로 디따 "들이 대면"
    오히려 독자가 멈~칫 경계를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강준만의 글쓰기는 단련되고 또 단련된
    "식자"만이 쓸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강준만의 책을 읽으면 항상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 잡힌다.불~끈!

    ※ 이 책에 인용된 수많은 저서 중 읽고 싶은 책 목록.

    김영민, <사랑, 그 환상의 물매>(마음산책,2004)
    애드리언 블루, <키스의 재발견 : 에로틱한 접근에서 철학적인 고찰까지>(예담, 2004)
    파트릭 르무안, <유혹의 심리학>(북폴리오, 2005)
    황혜진, <영화로 보는 불륜의 사회학>(살림, 2005)
    필립 튀르셰, <유혹, 그 무의식적인 코드>(나무생각, 2005)
    지그문트 바우만,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한길사, 2003)
    이정은,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살림,2005)
    마광수,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 마광수 철학에세이>(오늘의 책, 2005)
    이성용, <한국을 버려라! : 한국, 한국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청림출판,2004)
    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 서재,2005)
    노르만 핀켈슈타인, <홀로코스트 산업 : 홀로코스트를 초대형 돈벌이로 만든 자들은 누구인가?>(한겨레 신문사,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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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10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1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씨의 책을 보면 항상 그 놀라운 자료수집력과 편집력에 놀라게 돼요. 도대체 그게 한사람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어서.... 때로는 그러한 글이 목소리만 높은 글보다 더 설득력을 가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책은 저도 보고 싶네요. 보관함에 넣어놓을게요.

    글샘 2006-12-10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사실 세상의 숱하게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내 생각을 다 했더라구요.
    강준만은 그 사람들의 글을 다 읽었고, 그걸 스크랩해 두었고, 그걸 다 외었다가 이런 편집을 낸 거고요.
    영화도 사실은 편집자의 생각을 <이야기>라 착각하고 보는 거거든요.
    강준만씨, 정말 엄청난 사람이라 생각해요. ^^

    외로운 발바닥 2006-12-10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전에 이 책 보고 싶어 보관함에 넣어 두었었는데 수선님 리뷰 보니 당장 사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마태우스 2006-12-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왕팬인지라 벌써 샀지요. 그의 책들이 먼저 읽히려고 경쟁하고 있는 중...보통 다작가라야 말이죠...^^

    마태우스 2006-12-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곤 별반 재미없겠다 싶었는데 재밌단 말이죠 흐음.

    2006-12-10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12-1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의 책은 안본지 오래되었는데..아마 이것도 안볼듯 합니다.^^
    뭐 언젠가 우리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훌륭한 학자란 모든 걸 다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내용이 어느 책 어느 곳에 있는 지 아는 사람이다.....라는
    강준만 교수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겠지요.사실 스크랩의 왕으로 치면 월간조선 조갑제 아저씨나 고인이된 홍사중 아저씨등도 국내 최강의 스크랩 능력을 자랑하셨드랍니다.그 아저씨들은 강교수보다 기자네트워크와 정치인맥을 통해 저인망 정보까지 모아놓았지요...결국 그 칼로 무얼 잡느냐가 관건이 되겠네요.
    요즘 최고의 정보 지식인은 네이버 지식검색이나 구글일껄요 ㅎㅎ

    잉크냄새 2006-12-1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보관함에서 먼지 쌓이고 있는데, 다음 주문때 먼지좀 털어줘야겠어요.

    2006-12-11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12-1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된 책 중에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만 읽었는데,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거든요. 일반 심리학 서적과 별반 다른 게 없다고 말해도 할말없겠지만, 저술한 사람이 글솜씨가 빼어났다는 거...

    장정일의 공부.. 그랬다구 했죠.
    오늘 중고서점에서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라는 책을 발견하고...한참을 살까말까 쪼물락 거리다가 다른 책 사갖구 나왔는데...

    marine 2006-12-3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 강추!! ^^
     

    "저...과장님은 꿈이 뭐예요? 혹시...임원이 되는 겁니까?"

    얼마 전, 워크샵 끝나고 같은 차로 올라오던 신입사원 K가 물었다.

    "야! 사장도 아니고 임원이 뭐냐? 기왕 물어보는 거 좀 크게 써라!"

    씩~웃으며 뚱~땅 대답하고 넘겼다.

    "꿈이 뭐예요?"
    내가 자주하는 질문이다.

    나는...꿈이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
    70대 노인이건, 수능 결과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고딩이건
    그 누구건...꿈이 있는 사람이 아름답다.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남자"는
    꿈이 없는 남자다.

    주말에는 늘어지게 자고,
    실컷 자고 일어나서는 출근하듯이 집앞 골프연습장 가서
    감각 잃지 않을 만큼만 공을 좀 쳐주시고,
    융자를 근근히 갚으며 집값이 쑥쑥 오르기를 기도하고,
    번듯한 명함에 기대어
    "오늘도 무사히!"를 좌우명 삼아 살아가는 소심한 남자.

    슬픈 건...이런 남자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이번 대만 출장에서 거래선 구매부장님과 식사를 했다.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근검,성실하기가 "아시아 최강"인 50대 남자.

    화기애애하게 농담 따먹기를 하다가
    크리스마스에는 뭐하냐? 연말에 좋은 계획 있냐?
    이런 얘기가 나왔다.

    난 부장님은 "new year's wish"가 뭐냐고 물었다.
    부장님은 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고3이 되는 아들놈이 공부를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 My son is my future!
    You know...? I'm old man. I don't have any future."

    아... 이 얘기를 들으며 가슴이 먹먹했다.
    새우가 가득 들어있는 덤플링을 입에 넣다가
    하마터면... 뱉을 뻔 했다.

    "I don't have any future!"

    이런 말을 "I have a new car." 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중년 남자 앞에서 칼칼한 비애를 느꼈다.

    갑자기 아빠가 생각났다.
    울 아빠에게도 내가 "future"였던 적이
    단 한번이라도, 단 한순간이라도 있었을까?

    아빠의 얼굴이 대답과 함께 떠올랐다.
    No! Absolutely No!

    울 아빠는 62세.
    그럼에도 불구하고...소년 같은 남자다.
    당신의 감수성은 영악한 20대 남자들 보다 훨씬 맑고 여리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작은 일에도 감동 받고,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남자.

    최근에는 나름대로 금강경을 해설(?)하여
    지인들에게 더듬더듬 독수리 타법으로 이메일 시리즈를 보내신다.

    주위에서는 책을 내라는 사람들도 있다.
    금강경에 대해서,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글 자체가 무척이나 깊고 그윽하다.

    울 아빠는 70세가 되어도, 80세가 되어도
    계속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돋보기를 쓰고 몇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이메일을 쓸 사람이다.

    아름답지 않은가?
    이런 아빠가 있어서...행복하고 또 고맙다.

    또 한명, 온 마음으로 응원하고 싶은 아름다운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신중현!
    그의 나이는 67세,
    아저씨 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주름 투성이 얼굴.

    일주일 후, 그의 은퇴공연이 있다.
    공연 타이틀은....<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

    타이틀만 들어도...가슴이 뛴다.
    어쩜 마지막 공연이 될지도 모르는 그의 콘서트에 가고 싶다.

    그런데....같이 갈 사람이 없다.
    주위에 락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ㅠㅠ

    그나마 신중현을 좋아할 것 같은 두명의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것도 내가 표를 사주겠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들은 "No"라고 말했다.
    "야! 할배 이제 목소리도 잘 안나오더라.
    내가 CD 구워줄께!"

    아...슬프다.
    혼자 가기도 뻘쭘하고.
    너무도 아름다운 그의 마지막 공연을 함께 하고 싶은데!

    더듬더듬 독수리 타법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나의 아버지에게,
    혼신의 힘을 다해 은퇴 공연을 하고 있는 신중현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그들은 젊고 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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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10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0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12-1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한테는 왜 안물어본겨! 같이 가자고. 버럭~~~

    바람돌이 2006-12-1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거리만 좀 가까우면 저랑 가자고 해볼걸요. ^^ 아름답게 나이가 든다는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답니다. 자식을 자신의 미래로 삼지는 말아야지 늘 생각합니다. 훌륭하고 멋진 아버님을 둔 수선님 정말 복도 많으셔요.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 그런 분 정말 드물지 않을까 싶어요. ^^

    비로그인 2006-12-1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도 왜..;;;

    깐따삐야 2006-12-10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빠는 사위와 함께 마시기 위해 다양한 술을 모으고 계시는데 제가 결혼할 생각을 안하고 있으니, 그 다정하신 꿈이 언제쯤 이뤄질지 미지수랍니다. ㅋ

    프레이야 2006-12-1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고 그윽한 글을 쓰시는 수선님 아버님에게 먼저 찬사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아버지를 사랑하는 님의 그윽한 마음 또한 부럽습니다. 신중현씨는 얼마전 러브레터에서 보았는데 정말 목소리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이야기하는 품새과 좋아보였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윤도현에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조용조용, 진중하게요..

    글샘 2006-12-1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 한장 부탁합니다. 비행기표는 제가 끊을게요. ㅋㅋ
    신중현도 좋고, 산울림도 좋죠.
    future 이게 자식이 되는 삶. 자식을 소유물이라 착각하는 불쌍한 사람이네요.
    미래는 시간도, 공간도, 소유물도 아닌, 바로 <나>의 변형일 뿐인데 말이죠.
    내가 어떻게 변화되어 있으면 좋겠냐... 뭐, 이런게 미랜데... 미래소년 코난을 보여줄깝쇼?

    다락방 2006-12-11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수선님.
    아버지와 함께 가서 보는건 어떠세요? 제가 보기엔 너무나 멋진 그림이 될 것 같은데 말예요. :)

    코마개 2006-12-1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저씨, 늙은이여서 아무런 미래가 없는게 아니라 아무런 미래도 꿈꾸지 않아서 중늙은이가 된겁니다.

    잉크냄새 2006-12-1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꿈이 있기는 있어요. 근데 보편적인 시각으로는 좀 비현실적이고 몽상적인 느낌을 많이 받더군요. 꿈을 말할때 가장 기억나는 것은 김광석이 그의 공연장에서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환갑이 되면 할리 데이비슨을 탈 것이고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내용이었죠.

    2006-12-11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6-12-11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아버지의 독수리 타법으로 쓰신 금강경 이야기를 저도 받고 싶단 욕심이 드네요.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아버님께 화이팅 전해 주세요.

    moonnight 2006-12-2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너무 멋지세요. 역시 수선님 아버님 다우시네요. 저도 그렇게 나이들고 싶어요. 평생 꿈꾸고, 평생 공부하고, 평생 책 읽으면서. ^^
     

    출장을 나올 때 마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가건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꼭 들리는 곳이 있다.

    그 곳은 바로 "대형 서점".

    오늘 오후,
    Taipei 시내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는,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빌딩 "Taipei 101" 4층에 있는
    대형서점 "PageOne"에 들렸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최첨단 빌딩,
    그 으리으리한 빌딩의 4층,
    천문학적인 임대료는 도대체 얼마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는 대형서점 PageOne의
    빈약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베스트셀러 진열대 앞에서
    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 아시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문학부문 1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문학부문 2위.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

    비문학부문 1위.
    [M형 사회]

    비문학부문 2위.
    칼리 피오리나 자서전 <힘든 선택들>.

    [M형 사회]를 펼쳐 보니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살 떨리는 경고를 담은
    <하류사회> 비슷한 책이었다.

    일본 서적 [ロウアーミドルの衝撃]를 번역한 책인데,
    한국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 같다.

    일본,대만,한국...
    모두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대다수의 소시민들이
    얼마나 큰 공포와 상실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책들은
    "지금처럼 살면 하류로 전락한다. 정신 차려라!"하며
    개인들을 몰아 붙이고, 공포감을 조성한다.

    [M형 사회],[하류사회] 이런 책을 읽고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며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하고,

    근검하고 부지런한 아시아인의 근성으로
    도쿄, 타이페이, 서울 하늘 아래서
    각국 언어로 번역된 피오리나 여사의 자서전을
    밑줄을 치며 읽는 Pan Asia의 하나된 모습!

    아...한국,일본,대만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쏟아 부은 돈은 또 얼말까?
    아시아 출판시장은 진정...."봉"인가?

    세계에서 제일 높은 최첨단 빌딩에 위치한
    럭셔리하고 노블하기 그지 없는 대형 서점에서 나오면서
    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세계화란...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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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빵 2006-12-09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는 프라다 그 책으로 완전 엄청 떼부자됐겠어요. -_-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닌데. 그냥 잡지같은 책인데.

    비연 2006-12-0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Taipei 101에 들르셨었군요...알라디너들의 공통점.
    어딜 가나 서점을 찾는다..ㅋㅋ 악마는 프라다는 영화의 힘이 컸던 듯.

    BRINY 2006-12-0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빌려서 봤는데, 상권은 후다닥 읽어버리고 하권은 읽기 싫어져요. 어차피 뻔한, 그냥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23살 여자아이의 수다같은, 알맹이 없는 내용이네요. 이게 왜 세계적 베스트셀러?? 영화가 좋아서 봤는데, 책은 아니네요.

    2006-12-09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12-0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의 의미가 다시 생각되네요 ㅜㅜ

    이리스 2006-12-0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근데 베스트셀러라는 건 원래 <악.프>같은 책이 되는거 아닌감? ^^; 스테디 셀러랑은 다른거잖아. 아시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려면 판매 1, 2 순위 책들 보다는 스테디셀러 1, 2 위를 보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

    끼사스 2006-12-09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외국어>-원작은 1994년에 나왔고 한국에선 10년 전에 번역됐지요-가 지금 와서야 베스트셀러라니 대만에 뒤늦게 '하루키 열풍'이 불고 있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치적 인간'→'개인주의적 인간'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하루키가 많이 읽힌다는 '해석'과 대만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서로 맞물리는 데가 있는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외신에서 보면 천수이볜 퇴진 운동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이야말로 대만 사람들은 '슈퍼정치적 인간'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은데…. 직접 가보신 입장에서 논평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여하튼 수선님의 문명에 대한 (비판적) 단상은 구체적 관찰에 기댄 개성있는 것이라 늘 흥미롭고 인상적입니다.

    비로그인 2006-12-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말이죠, `처음 드시는 분들을 위한 초밥'이라는 소설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와 비슷한 컨셉의 소설인데 하나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하나는 별 빛도 못보는 것이 제게는 신기했어요. 무엇의 차이인지, 스토리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말이죠. 하루키에 대해서는, 저는 소설가로서의 하루키보다 에세이스트로서의 하루키의 글이 더 좋아요. 폴 오스터 역시도 소설가보다는 에세이스트로 더 좋아하고 있는 걸 보면, 저는 종종 전공보다는 친구 전공 도강하기, 부업에 매혹되는 모양입니다.

    끼사스 2006-12-09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Jude님 말씀에 비춰봤을 때 <슬픈 외국어>가 대만에서 어떤 연유로 하루키의 다른 작품보다 늦게 소개돼 (우리 입장에서 보면) 뒤늦은 베스트셀러 등극을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군요. 사실 저도 하루키가 내놓은 웬만한 소설보단 <먼 북소리>나 <슬픈 외국어>를 더 좋아합니다. 분명히 에세이스트로서 매력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06-12-10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벼워 후-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내용이 아무래도 일에 쫓겨 책 읽을 시간조차 없는 이들에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네요. 뭐, 당장 가족과 보낼 시간 조차 없는 우리네에게 1년 평균 독서량이 1권이 되네 안 되네를 탓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지도...

    근데 <하류사회>라는 책이 그런 내용이었나요? 제목에 끌려 구입해놓곤 아직 안 읽었는데... 전 사회학적인 시각에서 무언가 심오하게(?!) 풀어낸 책이길 바라고 구입한 거였는데...

    kleinsusun 2006-12-1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가치" 있는 베스트셀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잖아요.-_- 방학 언제해요?

    비연님, 네...영화의 위력!!! 근데... 또 바꿔 말하면... 영화화 될만큼 소설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죠.^^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ㅋㅋ

    BRINY님, 주인공이 결국은 NY times 가나요?^^
    <악.프> 작가처럼 직장생활 1년 쩜 넘게 하고 그 길지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리다니! 그녀야 말로 신데렐라? ㅋㅋ

    kleinsusun 2006-12-1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네...외면하기도, 사랑하기도 힘든 베스트셀러!^^

    구두야, <악.프> 보다 더 씁쓸했던 건 [M형 사회], [.....10가지 방법] 같은 책들이었어."살아 남자!" 이런 함성과 구호가 들리는 듯...근데 문제는...나도 그런거 읽으면 무서워.ㅋㅋㅋ

    kleinsusun 2006-12-1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사스님, 제 허접한 "감상"을 문명에 대한 (비판적) "단상"이라 말해 주시니 몸들 바를 모르겠어요. ㅋㅋ 그래도 흥미롭다니 좋네요.^^

    요즘 한국 시장도 "일본 소설"이 대세잖아요. 작가들 폭도 넓어졌고,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만드는 영화/드라마도 엄청 많고!

    대만도 예외가 아닌 것 같아요.
    <공중그네>같은 오쿠다 히데오 소설도 베스트셀러더라구요.

    <미들섹스>(제프리 유제니디스)가 베스트셀러 5위인 것으로 보아(광고도 많이 해요!), 한국에 비해 번역/출간 자체가 느린 것 같아요.

    이런 맥락(?)에서 추측해 볼 때...
    <슬픈 외국어>는 일본소설 붐을 타고 뒤늦게 출간된 하루키의 에세이가 아닌가 하는... ^^

    kleinsusun 2006-12-1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de님, 예전에 Jude님의 <왜 쓰는가?> 리뷰를 보고 "에세이스트"로서의 폴 오스터를 사랑하는 님의 취향을 알고 있었죠.^^ 제가 워낙...Jude님에게 관심이 많거든요.호홋

    끼사스님, 네...하루키는 분명 매력있는 에세이스트예요.
    저도 하루키 에세이를 좋아해요. 그의 에세이를 읽으며 몇달씩 이 나라, 저 나라 옮겨 다니며 사는 그의 삶을 동경했다는...^^

    콸츠님, <하류사회>는 흥미로운 책이예요. 책 속의 "통계"들이 무척 흥미로워요. "사회학적 고찰"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통계들이 보여주는 "신분/계급의 문제"는 상당히 예리하기도 해요.

    다만...."성찰" 보다는 "훈화말씀"으로 읽히는 책이라는 점,
    "이렇게 살면 당신은 하류!"라고 말하며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점,
    결국.....주제가 "하류로 몰락하지 않도록 빈둥거리지 말고 열심히 살자!"로 귀결된다는 점이.....아쉬워요.

    외로운 발바닥 2006-12-1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가 씁슬한 풍경이네요. 조금 측면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얼마전 파장이 일었던 '마시멜로 이야기'가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하긴 며칠전 알라딘 총결산에도 당당 1위에 올라있더라고요. -0-;;

    kleinsusun 2006-12-1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 발바닥님, 몇달 전 비행기에서 옆 자리에 앉은 대학생이 <마시멜로>에 형광펜으로 줄을 치면서 열씨미 읽더라구요. 불끈! 언제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말아야 할까요? 전...넘 많이 먹은 거 같아요.ㅋㅋ
     

    강인원의 노래 <영어선생님>에서
    영어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상큼하고 맑은 목소리로.
    "너희에게 소중한 건 사랑과 작은 평화와 진실이라고."

    고등학교 2학년 땐가 3학년 때 영어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적성? 그런 건 천재나 예술가들한테 있는 거지.
    일반인들은 다 비슷하다구. 그러니까 과 따지지 말고 좋은 대학을 가!"

    S국립대 농대를 나온 (신입사원 때) 입사동기 K가 딱 이런 경우다.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그 과가 S국립대의 "커트라인"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단다.
    K는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의 신봉자이므로.

    "남성적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남자를 노력하면 좋아할 수 있을까?"
    나의 "우매한" 질문에 결혼한 친구들은 간만에 폭소를 터뜨렸다.
    한 친구는 너무 웃은 나머지 눈물을 글썽거리기까지 했다.

    "야...니가 지금 20살이냐? 내가 못 살아. 음하하하.
    결혼하면 말이야... 남성적 매력? 그런 거 6개월이면 다 없어져. 싹~
    그냥...착하고 능력있는 남자가 최고야. 정신 차려라~"

    친구들의 충고를 듣고 있으니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적성? 그런 건 천재나 예술가들한테 있는 거지."
    "남성적 매력? 그런 거 6개월이면 다 없어져. 싹~"

    결혼한 친구들, 선배들은 이렇게 말한다.
    결혼하고 얼마 안있어 남편은 남자에서 가족으로 변한다고.
    남녀간의 격렬한 화학반응은 곧 사라지고 마는 부질없는 거라고.
    그러니 착하고 능력 있는 남자를 선택하면 된다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라 나를 좋아하는 남자를 선택해야 된다고!

    그래서... 노력해 본 적이 있다.
    주위에서 너무도 괜찮다며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남자와
    잘해 보려고, 그 남자를 좋아해 보려고.

    착하고, 성실하고, 합리적이고, 검소하고, 정직하고....
    수많은 덕목을 갖춘 남자였다.

    그뿐이랴?
    전문직이고, 억대연봉자이며,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그야말로 두루두루 조건을 갖춘 남자였다.

    문제는....그 남자를 만나면
    너.무.도 지루하다는 것,
    자꾸 하품이 난다는 것,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가끔 말을 하다 답답해서 사이다라도 한잔 마시고 싶다는 것.

    내가 힘들어 하자 주위에서는 더 맹렬하게 응원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좋아질지도 몰라!"

    하지만....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가 하는 말보다
    옆 테이블에서 들리는 얘기가 귀에 쏙쏙 들어올 때,
    너무 할말이 없어서 아침에 읽은 신문기사 얘기를 할 때,
    자꾸 주위가 산만해지며 카페의 인테리어까지 찬찬히 뜯어보게 될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음.

    확실히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 사건이 있었다.
    그 남자랑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TV에서 일일 연속극을 하고 있었다.
    난 그 드라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슬쩍 슬쩍 TV를 곁눈질하며 밥을 먹었다.
    재미도 없었는데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갔다.
    나중에는 아예 고개를 돌려서 TV를 봤다.

    그러다...생각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어떻게 나 같은 수다장이가 고개를 돌려 TV를 보며 밥을 먹고 있는 거지?

    나의 취미는 농담 따먹기, 나의 특기는 술 마시며 장시간 떠들기.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유쾌하게 잘 떠드는 내가
    택시 기사 아저씨, 비행기 옆에 앉은 사람과도 잘 얘기하는 내가
    아직도 가끔 "개그"를 해 보라는 권유를 받는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아닌 건 아닌 거다.
    주위에서 다 맞다고 해도 내가 아니면 아닌 거다.

    그 남자에게 미안하다.
    또 그런 어리석은 노력을 했던 내가 어처구니 없이 느껴진다.

    적성이란 것도 있고,
    느낌이란 것도 있다.

    기왕 늦은 거.....끝까지 소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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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빵 2006-12-03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끝까지 소신지원. 화이팅!

    mannerist 2006-12-0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일찍 주무시잖구 심란한 결심을 하시다니. 히힛. 과장님 일찍 주무세요.
    페이퍼 끄적거린 걸로 엑셀 양식 설계해놓은 거 다이어리에 넣고 나서 이대로 개노가다 칠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와요 잠이 안 와. 매너놈 내일부터 죽었다고 복창해야되지 싶어요 ㅜㅜ 써글 BSC. 쿨럭;;;;

    p. s. 블랙벨트 만쉐이~

    클리오 2006-12-0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면 남자가 가족으로 변하는 건 맞는 것 같지만, 가족도 꼴보기 싫어도 살아야 되는 사람도 있고, 너무 말이 잘통해 집에서 자꾸 보고싶은 가족도 있는법이잖아요.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면 평생, 가슴이 너무 답답할 거 같아요...

    2006-12-04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04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12-04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말씀에 한표. 남자가 가족으로 변모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족이면서도 남자로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은 왜 배제하는지. 그럴바에야 결혼을 하지 말고 남자와 동거를 하면 함께 살면서 '남자'도 유지될 거 같아요.

    바람돌이 2006-12-04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들 말 다 맞아요. 착하고 능력있는 남자! 이건 기본이죠. 뭐 능력에 억대연봉까지 갖다댈건 없구요. 먹고 살수만 있으면 되죠. (억대 연봉은 먹고 살기라고 표현하기엔 한참 나갔구요.) 하지만 친구들 말에 딱 한가지가 빠졌군요. 같이 있으면 즐거운 남자 말예요. 이건 양보 못할 조건이죠. 평생을 나하고 얘기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인데 같이 있으면 너무 심심하다는건 영 아니예요. 그런 의미에서 수선님의 소신지원에 지지를 보냅니다. 곧 성공하실거예요. ^^

    다락방 2006-12-04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닌 건 아닌 거라는 님의 말씀에 아주 가슴깊이 공감하며 소신지원에 한표.
    아, 그러니깐 저는 이런 글을 읽어야 했다니깐요.

    깐따삐야 2006-12-0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고 얼마 안있어 남편은 남자에서 가족으로 변한다고... 이 구절에서 '가족'을 '가죽'으로 읽는 실수를. 근데 과히 이상하지 않았다는. ㅋㅋ~

    조선인 2006-12-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떨 수 있는 남자는 정말 중요해요. 아주 아주 중요해요. 각자 바람피고 살 게 아니라면 말이죠.

    글샘 2006-12-0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말 그른 게 하나도 없어요. 똑똑한 여자랑 결혼하면 피곤하다. ㅋㅋ
    근데... 그 말은 예전에 여자들을 억압해서 무식하게 만들었던 시절의 이야기죠.
    요즘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멍청해서... 결혼하면, 남자만 피곤한 게 아니라, 같이 피곤하죠.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평생 제일 좋은 친구를 옆에 두는 결혼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싶네요.

    kleinsusun 2006-12-0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네...홧팅!^^

    매너, BSC가 뭐지? 음......몰겠네. ㅋㅋ 요즘 바쁜가봐?
    난 수욜부터 대만 출장이야. 아.....따뜻한 나라로 간당. 랄랄라~♬

    클리오님, 네..... 마주 앉아 있는데 할말이 없다는 거, 넘 힘들었어요!!!
    만나는 횟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할말이 시간에 비례해 많아질 것 같지 않았어요.ㅠ

    아프님....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말이예요..자신들의 경험이 미래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는 이상한 확신이 있어요. 왜 그럴까요?

    kleinsusun 2006-12-0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격려 감사합니당^^ 네.....같이 있으면 심심한거... 아무 재미가 없는거... 아닌 건 아닌거죠!!! 좋은 사람이랑 있으면 항상 시간이 넘 빨리 가는게 아쉽잖아요.^^

    다락방님,우리 같이 힘 내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배고파도 아닌 건 아닌 거예요!!!^^

    깐띠삐야님, "가죽" 음하하하. 결혼하면 남자가 가죽 쇼파처럼 편하게만 느껴진다? 나름 말이 되는데요.ㅋㅋ

    조선인님, 그죠그죠?^^ 제가 얼마나 수다장인데요, 말을 못하니깐 넘 답답했어요.

    반달님, 평생 제일 좋은 친구를 옆에 두는 결혼! 와......정말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오직...기도할 뿐!^^

    moonnight 2006-12-0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닌 건 아닌거죠. 주변에서 아무리 맞다 그래도. 수선님의 소신지원 축하드립니다. 잘하셨어요. 아무리 오래 같이 있어도 자꾸만 더 할 얘기가 생겨서 집에 못 가는, 그런 분을 만나셔야지요. ^^

    2006-12-04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6-12-0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한 결론임다. 소신은 계속 이어져야만 함다. 글구 콩깍지의 법칙을 감안해서라도, 그 순간만이라도...짝은 섹스어필해야만 함다.

    kleinsusun 2006-12-04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좋아하는 사람과 술 한잔하며 떠들다 보면 어느새......12시가 되잖아요! 한두시간 밖에 안된 것 같은데!!! 다음날 출근해야 한단 생각 땜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지지만 넘 아쉽고 금방 또 보고 싶은 마음. 적어도 요런 생각은 들어야겠죠?^^

    마냐님, 격려해 주셔서 감사함다!^^
    "섹스 어필" 맞아요, 필요해요, 간절히!

    아영엄마 2006-12-0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 사이가 심심하면 사는 게 재미없죠~ 울 남편도 저같이 십년이 지나도록 재미있게 재롱 떨어주는-뭐 말은 잘 안 듣긴 합니다만- 사람을 만났으니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므훗~ ^^*

    비연 2006-12-05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동감...^^ 같이 재밌게 얘기하는 데 집중할 수 없는 사이라면 어떻게 사나요..

    2006-12-05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12-0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부러부러!^^ 아.....저도 재롱을 떨고 시퍼요!

    비연님, 네.... 맨날 신문기사 얘기를 할 수는 없잖아요 ㅋㅋ

    속삭이신님, 보여요!^^

    2006-12-05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05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