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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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란, 아니 시골 생활이란 온전해지기 위한 나를 만나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러므로 시골에 대한 유용한 정보 같은 것은 없다. 온전함이란 완전함과는 조금 다르다. 완전하다는 것은 단 하나의 결점도 없이 완벽하다는 뜻이다. 온전함이란 눈에 보이는 결함과 단점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이 도시에서 나는 부자유스럽고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단하다. 시골 생활을 동경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언젠가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기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이유가 적어도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어떤 인간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식했기 때문이라면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_우리 도시를 떠나 살 수 있을까? , 보리

    

온전함이란 바로 미성숙함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지금껏 나약해 빠져 있고 줄곧 어엿한 학벌에, 직장에, 마누라에, 부모에 의탁하여 온 당신이 이제 시골에 의탁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정수리로 찬물을 들이부을 것처럼 일침을 놓는 책이다.

시골 살이에 대한 저자 자신의 경험담에서 비롯된 한마디한마디이겠지만, '시골살이를 이상향으로 삼지 않겠습니다.' 에다가 '지금 이순간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게요! '라고 첨언하며 등뼈를 직립하게 되네 와~

                                 

 

"반인간적이고 굴욕적인 도시 생활을 어쩔 수 없이 해 왔습니다. 몸도 마음도 갈기갈기 찢기고, 혼마저 너덜너덜해진 시점에서 간신히 정년을 맞이했습니다. 인생의 전부였던, 가정보다 더 절실한 공간으로 여겼던 직장에서 완전히 내몰렸습니다. .... '인생 2막'이니 뭐니 떠들어댑니다. 새장이나 형무소에서 풀려난 것 같은 멋진 후반생이 열린 양 기대하게 합니다. 추상적이고 입에 발린 겉치레 소리입니다."

그가 직접 경험하고 들려주는 시골은 사실 살기등등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막연하게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대충 취미나 즐기겠다고 시골로 향하는 사람에게 그는 이런 질문을 한다.

 

"농촌의 인구가 왜 그렇게 줄어드는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멋지게 생각하는 삶을 왜 젊은이들이 저버리고, 당신이 기피하는 도시로 떠나선 정년퇴직해도 돌아오지 않을까요? ....여하튼 나이만 먹어가는 후반 인생을 시골에서 보내려면 그에 상응하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거의 야생동물의 최후 같은 죽음을, 말하자면 길에서 쓰러져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정도의 결의는 가져야 할 것입니다. "

다음은 _김은령. <밥보다 책>에서 발췌

그는 전원생활에 반대하려고 책을 쓴 것이 아니다. 그가 말리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는 미성숙함이다. 젊어서도 죽기로 무언가에 자신을 걸어본 적 없는 사람이 나이 들어 은퇴를 하며 대충 유행에 따라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걸로는 인생이 오히려 더 비참해진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누구나 헨리 데이미드 소로가 될 수도, 타샤 튜터가 될 수도 없다. 이해도 없고 지식과 정보도 없는 시골생활에 관심이 쏠릴 때는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답답할 때이다. 하지만 이래저래 인간세상은 어디나 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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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 우아하고 지혜롭게 세월의 강을 항해하는 법
메리 파이퍼 지음, 서유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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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에 작업을 했던 저자 분에게 전화가 왔다. 2년만의 통화 내용은 집주소가 바뀌어서 우편물은 학교로 보내주었으면 한다는 용건과 함께 코맹맹이 소리를 캐취하시고는 건강 챙기라는 염려를 덧붙여 주신다. 통화가 끝나고 잠시후에 저자분의 문자 한통이 왔다.

" 건강 꼭 챙기셔요. 제 경험 상 건강은 그나마 유지는 쉬운데, 회복시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로 시작하는 따뜻한 문자.

정말 오랜만의 통화였는데, 용건 외에도 어떤 진심이 오롯이 느껴지는 따뜻한 말.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지 롤모델로 대라고 하면 이 분처럼.

 

행복은 희망과 활력을 주고, 고통은 공감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모순 덕분으로 노년이라는 삶의 단계일지라도 인간의 영혼의 문은 더 넓어지는 것일지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임상 심리학자라고 한다. 큰딸이자 아내이자 엄마이자 할머니이자 치매로 고통받는 여동생의 간병인으로서 인생의 굽이굽이를 헤치고 죽는날까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70세에 이른 작가.

 

출신지, 교육 및 경제 수준,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여러 여성들의 인터뷰와 자기 자신의 경험과 그 일화를 바탕으로 엮어낸 글이다. 많은 여성이 등장하지만, 특별히 세네명의 여성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며 주제를 관통한다.

 

 

여성들은 언제나 함께 일해왔다. 적어도 20만년 동안 우리는 아이들을 기르고, 음식을 찾아다니고, 부족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물을 길러 다녔다. (...) 우리는 여전히 친구와 함께 있는 시간을 사랑하지만, 21세기에 이런 우정을 유지하려면 좀 더 면밀한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멀리 떨어져 살고, 서로 연락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 우리 사회의 문화는 친구 관계가 인생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한다거나 나이 들어감에 따라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여성들의 우정 안에 어떤 보물이 숨어 있는지 하나씩 발견해나간다.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면 많은 말이 필요 없다. 우리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감정을 표정과 눈빛, 미소만으로 전달할 수 있다. 내 친구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부분의 대화가 '말하고 다시 말할 기회를 노리며 기다리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는 농담을 던지곤 한다. 하지만 친한 여성 친구들과의 대화에는 이런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시절에도 친한 친구들이 있었지만, 내가 첫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은 대학생 때였다. 재니스와 나는 1965년 여름 캔자스대학교 기숙사의 룸메이트로 처음 만났다. 재니스는 검은 머리에 짙은 눈동자를 지닌 아담한 여성으로 언제나 호기심과 활기가 넘쳤다. 캔자스시키에서 블루칼라 노동자로 일하던 제니스의 아버지는 딸이 대학에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집안에서 톨스토이와 파스테르나크, 도스토옙스키를 읽은 첫 번째 소녀였고, 윌리엄 블레이크와 월트 휘트먼의 시까지 암송할 수 있었다. (...) 기숙사 방에서 만난 첫날 우리는 밤을 세워 인생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여럽 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나는 앞으로의 내 삶이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 친구의 숫자에 관계없이, 우리가 그들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60~70대에 들어섰을 때다. 이 나이게 되면 아이들은 다 자라고 직업적인 경력은 시들해진다. 하지만 운이 좋다면 우리는 여전히 가까이 사는 좋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친구는 우리가 세상을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준다. 그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우정과 이해, 위안을 넘치도록 제공한다. (...) 우리 나이가 되면 가까운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성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우리는 함께 있을 때 즐겁고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여성을 친구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존경하는 가치를 지닌 여성들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

우정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모든 인간관계에는 관심과 시간, 에너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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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식물 - 그들에게 내가 꼭 필요하다는 기분이 소중하다 아무튼 시리즈 19
임이랑 지음 / 코난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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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기를 위한 추천서를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면 그걸 위의 사진에서 검색한 몬스테라에게 하겠다고 한다. 2년전에 손바닥만한 모종으로 집에 들여와서 자기 키만하게 키웠다는 몬스테라. 작가의 성실함과 식물생명에 대한 존중을 잘 보여주는 대상이 바로 몬스텔라인 것!

작가 임이랑은 밴드 "디어클라우드"에서 노래를 만들고 베이스기타를 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쓸까?

예술은 모두 한계통으로 흐르는 것인지도...

55쪽

단언컨대 플랜테리어라는 단어는 식물세계에서 인간 세계에 던진 미끼 같은 것이다. 해충이나 통풍, 비료나 배수성 같은 단어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플랜테리어는 이 말들을 슬쩍 뒤로 숨긴 채, 식물과의 생활을 아주 가볍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주는 멋진 단어다. 그 믿음 덕분에 내가 식물의 세계에 들어왔던 것처럼 많은 사람이 제 발로 식물의 세계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59~60쪽

이제 나는 이 세상에 내가 키울 수 있는 것과 키울 수 없는 것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라날 가능성도 없이 공들여 키워왔던 것들 중에는 뜨겁고 건조한 땅이 고향인 식물도 있었고, 사람의 마음도 있었다.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내 커리어의 어떤 부분도 그렇다.

매일 같이 공을 들이고 최선을 다해 키워도 결코 자라나지 않는 것, 슬프지만 그런 것들은 엄연히 존재한다. 아무리 키워봐야 자라지 않는 것을 놓지 못하는 마음은 빠르게 늘어가는 화분의 개수를 더 이상 세지 않음으로써 계속 식물을 들이고 싶은 마음과 비슷하다. 어렴풋이 모르는 척 계속 해나가고 싶은 마음. 결국 벽에 부딪혀 멈추게 되더라도 계속 키우고 싶은 간절한 마음.

다행히 삶에는 대단히 공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자라나는 것들도 있다. 나의 기질과 내가 가진 환경에 맞는 식물들은 태양과 바람만으로도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자랐다. 그리고 아주 가끔 운이 좋은 날엔 어떤 노래들이 쉽게 자라났다.

쉽게 자라는 것들과 아무리 공을 들여도 자라지 않는 것들이 뒤섞인 매일을 살아간다. 이 두 가지는 아무래도 삶이 쥐여 주는 사탕과 가루약 같다.

이번 생은 한 번뿐이고 나의 결정들이 모여서 내 삶의 모양이 갖춰질 테다. 그러니 자라나지 않는 것들도 계속해서 키울 것이다. 거대하게 자라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내 삶 속에 나와 함께 존재하면 된다. 물론 달콤한 사탕도 포기하지 않는다. 입속에서 사탕을 열심히 굴리면서 가루약을 조금씩 뿌려먹는 삶을 살아가야지. 아무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고단하고 행복한 매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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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0-01-0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몬스테라가 저렇게 생겼군요. 어디선가 보았던 식물 같아요.
인용해주신 문장이 아무 마음에 쏙 들어와요.
쉽게 잘 자라주는 것들과 잘 자라주지 않는 것들 모두에
감사하는 마음 갖겠습니다. 모두 나의 운명일테니.
이카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icaru 2020-01-03 09:59   좋아요 0 | URL
저도 되게 많이 봤던 식물인거 있죠.. 팔손이보다 배는 손가락이 많은 식물로 ㅋ
서재를 근근이 유지하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프레이야 님의 방문도 받고 새해 인사도 받고 ^^ 프레이야 님도 올해~ 건필하시고 건강하세요!!

라로 2020-01-0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이카루님!!^^ 몬스테라의 잎은 디자인 소재로도 많이 쓰이고 유명한 것도 있어요. 며칠 전에 몬스테라 일러스트레이션 봤는데 이카루 님 서재에서 다시 보니 반갑네요.^^ 어쨌거나 저는 식물을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초록엄지(ㅎㅎ)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엄마가 생각나서 더 식물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행복한 2020년 되시길 바랍니다.^^

icaru 2020-01-03 18:54   좋아요 0 | URL
아항ㅎ 몬스테라가 정말 유명한 녀석이었네용 ㅋㅋ 몬스터와 카스테라의 합성어같은 느낌이라 이름도 각인이 잘 되고요. ㅎㅎ 나비 님 아니, 라로님 ^^ㅋ 오랜만여요 늠 반갑기도~~ ! 저도 식물책이 눈에 곧잘 들어오더라고요~ 이 책은 작가가 그간 홈피에 써온 글을 엮었다는데, 참 편안했어요 ㅎ

얄라알라북사랑 2020-01-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대식물같아보이네요
몬스테라^^

icaru 2020-01-03 18:51   좋아요 0 | URL
네 그죠~~ 우람하고 듬직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한여름에도 하루에 두세번은 물을 줘야 하는 꽤나 정성을 들여야 하는 식물인듯 해용~
 
밥보다 책 - 일상이 허기질 때
김은령 지음 / 책밥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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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책이라고 쓰고 밥과 책이라고 읽는다.

 

저자는 먹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맛없는 것을 먹기엔 인생은 짧아!"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내 나이(40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화두를 던진 책이다. "신체의 노화가 하나씩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마흔, 늘어나는 옆구리 살 걱정만큼이나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이루어 놓은 것 없음에 대한 불안으로 제 2의 사춘기를 지내야 하는 40대야 말로, 책읽기의 적기"라고 김은령은 이야기한다.

화두라고 하니까 참 거창도 한데, 사실은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써야겠다.

 

"멀리 혹은 천천히 가려는 사람에게 자꾸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하는데 우리에게 낭비할 것이라고는 자기 인생밖에 없으니 이거 하나쯤 내 맘대로 낭비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말해 주는 책이니까.

 

저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많이 공감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물어볼 때 대답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이 처음 나오지는 않는데, 정말 그렇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는 대부분 읽었고, 심지어 하루키에 관해 언급한 책( 우치다 다츠루가 쓴 책)까지도 읽는데 말이다. 저자는 이런 감정을 다음에 빗대어 표현했다. '첫눈에 반해 온 인생을 걸고 덤벼드는 사랑도 있고 아주 애매하게 시작되어 어쩔 수 없이 터덜대며 따라가는, 사랑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무언가도 있는 법이니까. 라고.

그건 그렇고 하루키 씨가 세상에 한국에 독자가 엄청 많음에도 지난 30년 동안 한번도 오지 않았단다. 너무하네...

 

 

애(자녀인 나), 일, 밥, 술, 돈, 잠 그리고 책, 책, 책

저자는 밤마다 동화책을 읽어주신 어머니 덕에 책의 세계에 들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 세계에 있다고 한다.

우리는 큰애는 내가 에너지가 있어서 끼고서 밤마다 무수한 동화책을 낭독으로 공급해 주었는데,

둘째는 그러지 못해서

나중에 둘째가 어머니, 그때 왜 제가 게임하는 걸 강력히 제지하지 않으셨나요? 하려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인데, 역시 책에는 자신의 이야기 들어가야 한다. 특히나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책을 쓰려면 그런 듯하다. 읽은 책 이야기와 나의 삶의 범벅이 우려낸 글 조합에서 공감과 감동을 발견하게 된다.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스콧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는 1930년대 남부 앨라배마 주 작은 마을 메이컴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50대 남성이다. 아내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흑인 요리사 캘퍼니아의 도움을 받아 똑똑하고 생각많은 아들잼과 거침없고 활달하며 아무때나 나서는 딸 스컷을 키우고 있다. 백인여성을 강간했다고 기소당한 흑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게 되고, 이는 자신과 가족에게 큰 위험을 자초할 수 있었다. 주"우리가 이위의 협박과 방해를 무릅쓰고 그는 변호사로, 책임있는 사회인이자 지성인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는 법과 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우리가 이길까요?" 아이들이 걱정하며 묻자 핀치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다. 아이들은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다시 질문한다.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하기도 전에 이기려는 노력도 하지 말아야 할 까닭은 없으니까." 사는 것이 녹록지 않은 나이 많은 아버지를 든든하게 받쳐준 것은 바로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서 이 일에 대해 결코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게 되리라는 확신이었다. 주민들과 갈등이 커지던 순간 걱정이 되어 찾아와 몰래 지켜보고 있던 딸 스컷이 아빠에게 뛰어간다. 그들 사이에서 친구 아버지의 얼굴을 발견하고는 '예의 바른 사람은 자신의 관심거리보다 상대방의 관심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이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려 친구의 안부를 묻고 아버지가 도와줬던 일을 상기시켜 충돌을 막는다. 잘 보고 배운 아이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아버지와 아버지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지킨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물으면 무시하거나 대충 얼버무리는 대신 대답을 해주고 아이들 이야기에 끝까지 귀기울이며, 말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78~179쪽  

 

책을 많이 읽는다고 좋은 사람이 되지는 않겠지만 패디먼의 말처럼 좀 나은사람이 되는 데에 책이 나름의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길고 지루한 고전을 묵묵히 읽어내는 것만이 애서가의 미덕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쉽게 친해지지 않는 고전을 핵심 요약 정리해 주고 그 김에 책까지 펴들게 만드는 지적이고 힘 있는 가이드다.

책을 좋아하는사람 중에는 책에 담긴 내용 그 자체만큼이나 책이라는 물성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 많다. 독서의 의미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글을 쓰는 알베르토 망겔은 어려서 서점에서 일하다 위대한 아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를 만났고 시력이 점점 떨어져가는 그를 위해 4년간 책을 읽어주는 일을 했다. 보르헤스만큼이나 열혈 독서가가 된 그는 <독서의 역사> <밤의 도서관> <책 읽는 사람들> 등을 발표했고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직업이 독자인 사람, 그것도 계관 독자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그가 넓은 서재가 딸린 프랑스의 집을 정리하고 맨해튼의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로 이주하게 되어서 3만 5000권 장서를 저일하게 되었다. 가져갈 책, 버릴 책, 보관할 책을 분류하며 얼마나 복잡다단한 심정이 되었을까. <서재를 떠나보내며>에는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라는 심각한 부제가 달려 있는데 책과 독서에 대한 애틋한 숭배가다.

 

"나는 언어의 구체적 물질성, 책의 단단한 현존, 그 형체, 크기, 질감을 원한다. 나는 전자책의 간편함과 그게 21세기 사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이해한다. 그러나 전자책은 플라토닉한 관계의 특성만 갖고 있을 뿐이다. 그 때문에 나는 내 양손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종이책의 상실을 아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믿으려면 먼저 만져봐야 한다는 도마 같은 사람이다." 서재를 떠나보내며_ 알베르토 망겔

 

"예기치 못한 만남과 연상이 우리 정신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237쪽

<음식과 요리>를 쓴 해롤드 맥기는 천문학을 공부하려고 캘리포니아 공대에 입학했다가 전공을 문학으로 바꿔서 예일 대학교에서 존 키츠의 낭만주의 시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상에는 참 독특한 사람도 많다. 우연한 기회에 음식과 요리에 흥미를 느끼고 과학과 요리를 접목하는 일을 해왔는데 이 첫 번째 책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요리책은 많아도 요리와 식품을 이렇게 과학적 원리와 가치에서 접근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42쪽

누구나 인생은 처음 살아보는 것이라 낯설고 익혀야 할 것 투성이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가치인데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잘못했으면 바로 미안하다고 마음을 표혆해야 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배려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않아야 하고 바쁜 가운데 어떻게든 틈을 내어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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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3력 - 어휘력 + 독서력 + 국어력 -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뽑은 내신.수능.공무원.NCS.교양 필수 어휘와 일반 상식으로 매일 3가지 역량을 키우는 '매3력' 매3 시리즈 (2020년)
안인숙 지음 / 키출판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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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전학년용 1권 구성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중요 어휘를 선별했다고 하는데 그 선별 기준을 알기 어렵고, 수능 관련 기출 문제를 수록하지도 않았다.

 

4주 28일 완성으로 총 4주차인데, 1주차 교과서 한자어 / 2주차 국어 시험 빈출 한자성어 / 3주차 국어 과목 필수 개념어 / 4주차 헷갈리는 맞춤법을 다룬다.

1일차로 들어가면 10개 내외의 표제어 안에 ‘풀이+독서훈련+문제훈련/확인문제’로 구성되어 있고, 매주차 마지막 회차는 주간 복습 문제로 구성된다. 매3력이라고 이름 붙은 이유는 이 책이 어휘+독서+국어를 한번에 잡는 컨셉이라서 인 듯하다.

단어를 외우기 보다는 읽고,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 적용해보는 형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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