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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슬픔에 대해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진정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한 적이 있습니까? 무척 사랑했던 사람이나 물건을 잃으면 슬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음은 완전한 최후의 소멸이기에 그것으로 인한 슬픔도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커다란 슬픔 조차도 그것을 침착하게 살펴보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정확히 무엇에 대해 슬퍼합니까?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당신과 당신의 부인은 아들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가 특정 운명을 지니고 태어날 것으로 누군가와 어떤 협약이라도 맺은 적이 있나요? 그 아이를 임신한 것 자체도 우연이 아니었던가요? 태아가 자궁에서 여러 위험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것도 또 다른 우연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사내아이였다는 것도 우연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당신이 당신의 아들을 만난 것이 우연의 연속이었으며, 단 한 번이라도 이러한 우연이 당신의 뜻대로 일어난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우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당신은 정확히 무엇에 대해 슬퍼합니까? 당신의 아들이 미래에 겪게 될 약간의 기쁜 경험과 많은 슬픔 경험을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슬퍼합니까? 아니면 그가 당신에게 줄 기쁨과 편안함을 잃게 된 것을 슬퍼합니까? 이 모든 것은 관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아십시오.
방문자: 정말 놀라운 말씀을 들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을 잘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이 모든 것이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신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마하라지: 아, 이제야 진실에 도달할 수 있겠군요. 당신이 개체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십시오.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개체는 상상의 산물에 지나지 않으며, 자아는 이러한 착각의 희생물입니다. 개체가 존재하며 그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고 믿고 착각하는 것이 바로 자아의식입니다. 당신의 관점을 바꾸십시오. 이 세상을 당신 바깥에 있는 어떤 것이라고 보지 마십시오. 당신이 당신 자신이라고 상상하고 있는 사람을 당신 의식 속에 나타나는 어떤 것으로, 곧 꿈의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한 부분으로 바로 알고 그냥 지켜만 보십시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현상 전체를 이 세상 밖에서 바라보십시오. 참된 당신은 의식의 내용물에 지나지 않는 몸-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이 자신을 몸-마음이라고 여기는 한, 당신은 슬픔과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의식 너머에 아버지나 아들, 이것 또는 저것이 아닌, 그냥 존재하는 참 나가 있습니다.
참된 당신은 어떤 경험으로부터도 상처받지 않습니다. 이것을 이해하고 슬픔조차도 그냥 받아들이세요. 이 세상에 당신 것이라고 말할 수 있거나 말할 필요가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당신은 이 세상을 밖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며, 무대에 올려진 연극이나 스크린에 비춰진 영화를 보면서 찬탄하고 즐거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슬퍼도 하겠지만 깊은 내면에서는 어떤 동요도 없을 것입니다.
질문이 너무 냉정해서 깜짝 놀랐다.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기쁠 때, 그 감정을 알아차리는 내가 있음을 보면, 감정은 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관찰하는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것은 알 듯하지만 세상 밖에서 나를 보고 동요없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연히 펼친 페이지에서 글이 마음으로 쑥 들어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