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음식이고, 무엇이 음식의 일어남이고, 무엇이 음식의 소멸이고, 무엇이 음식의 소멸로 이끄는 도닦음입니꺼?

도반들이여, 네 가지 음식이 있으니,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중생들을 부양하고 존재하게 될 중생들을 도와줍니다. 무엇이 넷입니까? 거칠거나 미세한 덩어리진 먹는 음식이 첫 번째요, 감각접촉이 두 번째요, 마음의 의도가 세 번째요, 알음알이가 네 번째입니다. 갈애가 일어나면 음식이 일어납니다. 갈애가 소멸하면 음식이 소멸합니다. 이 성스러운 팔정도가 음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니, 즉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마음챙김, 바른 삼매입니다.“

294~296 바른 견해 경 중의 <음식>

 

먹는 음식만 생명을 유지시키는 것이 아니고 접촉하는 모든 것, 생각한 것, 무언가 알고 이해한 것 등이 모두 존재의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기농 음식만 먹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고, 내 감각 기관을 거치는 모든 접촉과 내가 하는 생각, 의도, 지식에 대한 갈구도 조심하게 되었다. 눈으로 보는 것이 감각접촉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다. 요즘은 드라마, 영화를 아주 가끔 본다. 갈수록 시간이 도둑맞은 듯 빠르게 흘러가 버리는데 누군가 만든 이야기에 빠져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감각적 욕망의 증장 외에 다른 이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감동적인 이야기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기도 하고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대부분 감동은 감동으로 끝나버리고 나의 삶은 습관대로 흘러간다.

요즘은 노인들도 근력이 있어야 한다고 고기 등 단백질 식품도 먹고 근력 운동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온몸이 근육 덩어리라도 정신이 피폐해지면 그 건강한 몸은 타인에게 짐이 될 것이다. 치매나 병으로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이 요양보호사를 성추행한 뉴스를 보면 육신의 건강만을 추구하는 것의 위험을 보게 된다.

유기농 식품을 고르듯 내가 보는 책, 영화, 드라마, 생각이 건강한 유기농 것인지, 설탕 범벅 음식처럼 각색되고 세뇌된 생각인지 잘 들여다볼 일이다.

물이나 공기처럼 거의 느끼지 못하게 가까이 있는, 일상에서 쓰는 말과 행동이 거의 습관에서 나온다. 매일 숨 쉬지만 호흡에 관심을 가져야 나의 호흡을 알아차릴 수 있듯이, 습관에서 나온 행위는 알아차리지 않으면 내가 하는 모든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남이 하는 행위를 不善으로 단정하기 쉽다. 존재의 4가지 음식, 어떤 음식을 매일 먹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지워 없앰의 실천

12. “쭌다여, 그러나 그대들은 여기서 지워 없앰을 실천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상해를 입힐지라도 우리는 상해하지 않으리라라고 그대들은 이렇게 지워 없앰을 실천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생명을 죽일지라도 우리는 생명을 죽이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주지 않은 것을 가질지라도 우리는 주지 않은 것을 가지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청정범행을 지키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청정범행을 지키리라

 다른 사람들은 중상모략을 할지라도 우리는 중상모략을 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욕설을 할지라도 우리는 욕설을 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잡담을 할지라도 우리는 잡담을 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지라도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더라도 우리는 욕심을 부리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악의를 품을지라도 우리는 악의를 품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견해를 가질지라도 우리는 바른 견해를 가지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사유를 할지라도 우리는 바른 사유를 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말을 할지라도 우리는 바른말을 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행위를 할지라도 우리는 바른 행위를 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생계를 영위할지라도 우리는 바른 생계를 영위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정진을 할지라도 우리는 바른 정진을 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마음챙김을 할지라도 우리는 바른 마음챙김을 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삼매를 가질지라도 우리는 바른 삼매를 가지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지혜를 가질지라도 우리는 바른 지혜를 가지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릇된 해탈을 가질지라도 우리는 바른 해탈을 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해태와 혼침에 빠질지라도 우리는 해태와 혼침을 떨어버리리라

다른 사람들은 들뜰지라도 우리는 들뜨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의심할지라도 우리는 의심을 건너뛰리라

다른 사람들은 분노할지라도 우리는 분노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적의를 품을지라도 우리는 적의를 품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모욕할지라도 우리는 모욕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얕볼지라도 우리는 얕보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질투할지라도 우리는 질투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인색할지라도 우리는 인색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속일지라도 우리는 속이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사기칠지라도 우리는 사기 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완고할지라도 우리는 완고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거만할지라도 우리는 거만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훈도하기 어려운 사람이 될지라도 우리는 훈도하기 쉬운 사람이 되리라

다른 사람들은 나쁜 도반을 사귀더라도 우리는 좋은 도반을 사귀리라

다른 사람들은 방일할지라도 우리는 방일하지 않으리라

다른 사람들은 믿음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믿음을 가지리라

다른 사람들은 양심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양심을 가지리라

다른 사람들은 수치심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수치심을 가지리라

다른 사람들은 적게 배우더라도 우리는 많이 배우리라

다른 사람들은 게으르더라도 우리는 열심히 정진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마음 챙김을 놓아버리더라도 우리는 마음챙김을 확립하리라

다른 사람들은 통찰지가 없더라도 우리는 통찰지를 갖추리라

다른 사람들은 자기 견해를 고수하고 굳게 거머쥐어 그것을 쉽게 놓아버리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견해를 고수하여 굳게 거머쥐지 않고 그것을 쉽게 놓아버리리라라고 이렇게 지워 없앰을 실천해야 한다.

맛지마 1권 지워없앰 경277~282

 

텃밭에 풀이 많아도 매일 아침 30분이라도 뽑고 나면 그 자리만큼은 조금은 깨끗하다. 여름이라 뽑는 속도가 자라는 속도를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새벽엔 30분이라도 풀을 뽑는다. 나는 나의 할 일을 하고, 풀은 풀의 할 일을 하는 거니까. 풀도 나도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꾸준하게 풀을 뽑은 세월이 몇 년이 지나니 풀밭인지 텃밭인지 모를 만큼 풀이 무성했던 마당에 어느덧 텃밭 같은 모양을 갖추었다.

매일 다른 하늘, 매일 다른 석양, 매일 달라지는 길고양이들의 성장, 이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애써 지워없애지 않아도 많은 불선한 것들을 지워 없애는 데 일조를 한다. 아직 지워 없앨 것들이 많지만 텃밭의 풀을 뽑듯, 알게 모르게 지우고 없애면 어느덧 텃밭의 형색을 갖춘 마당처럼 나도 자연을 닮은 사람의 형색을 갖추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9. 그때 순다리까 바라드와자 바라문이 세존과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었다. 그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그런데 고따마 존자께서도 바후까 강으로 목욕을 가지 않으십니까?“

바라문이여, 바후까 강이 무슨 소용 있는가? 바후까 강이 무엇을 할수 있는가?“

고따마 존자시여, 많은 사람들은 바후까 강이 해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많은 사람들은 바후까 강이 공덕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바후까 강에서 많은 사람들은 악업을 씻어 냅니다.“

20. 그때 세존게서는 순다리까 바라드와자 바라문에게 게송으로 설하셨다.

바후까, 아디깍까, 순다리까, 사랏사띠, 빠야까, 바후마띠 강에

어리석은 자들이 항상 뛰어들지만 검은 업을 맑히지 못한다네.

순다리까 강이 무엇을 하며 뺘야까 강이 무엇을 하며 바후까 강이 무엇을 하겠는가?

살생 등 나쁜 업을 지었고 잔혹한 행위를 했으며

악업을 지은 그를 이 강들이 맑히지 못한다네.

청정한 자에게는 나날이 팍구나의 보름날이요, 포살일이니 마음이 청정하고 몸의 행위 등이 깨끗한 자는 항상 서계를 구족한 것이라네,

바라문이여, 그대는 바로 여기서 목욕을 하라.

모든 존재들에게 안온함을 베풀라. 만일 그대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생명을 해치지 않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지 않고 믿음 있고, 인색하지 않으면

가야강에 갈 필요가 뭐 있겠는가?

우물도 그대에게 가야 강이 되리.“

맛지마 니까야 1권 옷감의 비유 경. p.266~268

 

삼천배를 다닌 적이 있다좌선을 한 적도 있고 사경도 했다.

그 모든 가르침이 결국 마음을 목욕하는 행위인데

마음을 보지 않고 경계를 바꾸는 기도를 했던 것 같다.

강물에 목욕해서 공덕이 지어지고 업이 덜어진다면 목욕하는 쉬운 길을 택하지 인내를 요하는 일상을 살지는 않을 것 같다.

불교가 뭔지도 모르고 옆 도반을 따라다니면서 이렇게 힘든 수행을 했으니 마음은 저절로 맑아지는 줄 알았다.

오계만 제대로 지켜도 그게 마음의 목욕인데, 그 오계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생명을 해지지 말라는 가장 기본적인 계도 지켜지지 않는다.

시골 집이다 보니 가끔 지네가 나온다.

보기만 해도 비명이 절로 나오고 쳐다 보기도 두려워서 현관문 방충망 레일 위에 약을 뿌린다.

혹시나 집에 오는 길고양이들이 해를 입을까봐 밖에는 뿌리지 않고 현관 안쪽 레일 위에만 뿌려도 지네가 그쪽으로 들어오는지 죽은 시체를 보기도 한다.

지네는 시체도 무섭다.

지네도 모기도 파리도 나의 사적인 영역을 넘어오는 것을 그냥 두기는 어렵다.

그래서 스스로 변명을 한다.

제발 너희들 구역에 살아. 집에는 들어오지마. 이건 정당방위야.‘라고.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옷감의 비유 경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마치 옷감이 더럽고 때가 묻으면 염색공이 그 옷감을 파랗거나 노랗거나 빨갛거나 심홍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그 각각의 염료에 담그더라도 그것은 물이 잘 들지도 않고 그 색깔도 선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옷감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면 악처가 예상된다.

비구들이여, 마치 옷감이 희고 깨끗하면 염색공이 그 옷감을 파랗거나 노랗거나 빨갛거나 심홍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그 각각의 염료에 담글 때 그것은 물이 잘 들고 그 색깔도 선명하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옷감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으면 선처가 예상된다.”

3. 비구들이여, 무엇이 마음의 오염원들인가?

욕심과 그릇된 탐욕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악의가 마음의 오염원이다. 분노가 마음의 오염원이다. 적의가 마음의 오염원이다. 모욕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얕봄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질투가 마음의 오염원이다. 인색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속임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사기가 마음의 오염원이다. 완고함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뻔뻔스러움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자만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거만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허영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방일이 마음의 오염원이다.

맛지마 니까야 1255~ 258 옷감의 비유 경


마음의 오염원들이 많다.

욕심, 그릇된 탐욕, 인색함, 속임, 사기는 탐심과 관련된 것 같고 악의, 분노, 적의, 모욕, 얕봄은 마음 속의 화와 연관된 감정인 것 같다. 그리고 뻔뻔함, 완고함, 자만, 거만, 허영, 방일은 어리석음과 관련된 것 같다. 결국 이 모든 오염원의 뿌리는 탐. . 치이다.

 

마당에 조그만 텃밭이 있다. 매일 새벽 나가서 풀을 뽑는데도 비가 한 번 내리고 나면 풀이 다시 쑥쑥 자라 있다. 요즘은 너무 더워서 풀 뽑기를 포기했다.

마음의 번뇌나 오염원도 그렇지 않나 싶다.

열심히 뽑는다고 해도, 일상의 탐진치는 어느 틈에 자라서 마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3.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나라에서 제일 가는 미녀, 나라에서 제일 가는 미녀라는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하자. 이제 그 나라에서 제일가는 미녀가 세련되게 춤을 추고 세련되게 노래를 한다고 하자. 그러면 나라에서 제일가는 미녀가 춤을 춘단다. 나라에서 제일가는 미녀가 노래한단다.’라고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그때 살기를 바라고 죽기를 바라지 않으며 행복을 바라고 괴로움을 혐오하는 사람이 거기에 온다고 하자. 그때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하기를 여보게, 이사람아. 그대는 이 기름으로 가득 찬 단지를 저 많은 사람들과 나라에서 제일가는 미녀 사이로 가져가시오. 칼을 빼든 사람이 그대 뒤를 따라갈 것이오. 만일 그대가 한 방울의 기름이라고 흘리면 그는 그대의 머리를 잘라버릴 것이오.’라고 한다 하자.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데도 그 사람이 그 기름 단지를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밖으로 방일한 채 가져가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4. “비구들이여, 이 비유는 뜻을 바르게 전달하기 위해서 내가 만든 것이다. 그 뜻은 이와 같다. 비구들이여, 기름으로 가득 찬 단지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두고 한 말이다.”

5.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그대들은 참으로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우리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공부짓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정진하리라.’라고. 그대들은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상윳따 니까야 5권 마음챙김의 확립 상윳따 경국지색 경 p.498~499

 

아주 오래 전에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감명깊게 읽었다.

그 소설에서 기름 단지를 머리에 얹고 복도를 지나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났다.

오늘 니까야에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가 니까야를 읽었나?‘ 싶었다.

부처님 전생을 담은 자타까나 초기 경전 니까야를 읽다보면 내가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라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면 니까야나 자타까라는 원천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