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죽었다.

전용 헬기를 타고 가는데 헬기가 떨어졌단다.

이 사고로 코비와 함께 그의 13살 딸도 저 세상으로 갔다.

허무하다.

선수시절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은퇴한 게 불과 얼마 전,

이제 레전드로 대접받을 일만 남았는데 이런 참극을 당한 것이다.

코비는 통산 득점에서 역대 3위였는데,

어제 르브론이 자신의 득점기록을 추월해 4위가 됐다.

경기 후 코비는 SNS에다 이런 축하글을 남겼다.

"내 형제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게 코비가 공식적으로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워낙 대단한 선수였기에, 현역 선수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애틀란타의 떠오르는 스타 트레이 영은 오늘 경기 때

자신의 유니폼 대신 코비의 등번호 8번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감동적인 장면은 그 다음이었다.

농구에서는 공을 잡은 뒤 8초 안에 상대편 코트로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토스된 공을 잡은 트레이 영은 공을 잡고 코트에 앉아 있었다 (선수시절 8번을 달았던 코비에 대한 추모였다).

심판은 냉정하게도 8초 바이얼레이션에 대한 호각을 불었다.

공격권이 넘어갔다.

상대 팀인 워싱턴의 토마스라는 선수도 역시 공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농구에서는 공을 잡은 뒤 24초 안에 슛을 던져야 한다는 룰이 있다.

하지만 토마스는 그냥 있었고, 그 누구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시간이 되자 심판은 24초에 대한 호각을 불었고, 공격권은 다시 애틀란타로 넘어갔다.

믿겨지지 않는 태업성 플레이,

평소 같으면 야유가 쏟아졌겠지만,

이날은 누구도 여기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들의 추모에 공감해 줬다.

뒤늦게 유튜브로 이 장면을 보면서 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코비의 팬은 아니었지만, 같은 길을 걷는 선수들의 추모방식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OcMSFaOJ-o


양쪽 다 한 차례식 바이얼레이션을 범한 뒤 작전타임이 불려졌다.

트레이 영은 8번 유니폼을 벗고 자신의 원래 유니폼인 11번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진짜 경기가 시작됐다.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야 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는 멋진 경기를 펼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 트레이 영이 8초 룰을 어긴 것은 코비의 등번호 8번을 추모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코비는 선수시절 후반기엔 24번으로 바꿨고, 그 등번호가 코비의 상징처럼 돼있다. 그 후 열리는 경기마다 선수들이 굳이 상대방 코트로 넘어간 뒤 24초 바이얼레이션을 범한 것은 그런 이유다. 당분간은 이런 식의 코비 추모가 이어질 텐데, 부쩍 눈물이 많아진 난 이 영상들을 보면서 눈물을 쏟을 것 같다. 아, 이 인간들, 졸라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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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1-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벽에 골프중계 보다가 알았어요ㅜㅜ 타이거 우즈와도 친분이 있었는데 우즈도 경기 중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어 했다고 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마태우스 2020-01-27 09:59   좋아요 0 | URL
우즈하고 페더러가 친한 것만 알았지 코비랑 친한 건 몰랐네요. 암튼 안타까운 일이어요. 헬기는 절대 타지 맙시다!.
 

 

 

 

 

 

 

 

 

 

 

 

 

 

우리 막내 은곰이는 처음 올 때부터 앞다리가 안좋았다

그래서 거액을 들여 두 다리 중 하나를 수술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건이 좀 있었다.

하나는 마취 도중 심정지가 오는 바람에 거의 죽다 살아났다는 것.

두번째는 수술한 부위가 잘못되는 바람에 재수술을 받았다는 것.

원래 10일로 예정됐던 수술 후 입원은 20일로 늘어났고,

퇴원 후에도 3개월 가량 케이지 생활을 해야 했다.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할 당시 은곰이는 자신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아내는 그런 은곰이를 달래려 부천에 있는 그 먼 병원을 수시로 다녔다.

은곰이는 아내를 볼 때마다 어둠 속 한 줄기 희망을 봤으리라.

아내에 따르면 은곰이가 그렇게 아내를 반가워했다고.

원래 뽀뽀에 인색한 녀석인데, 아내한테 격렬하게 뽀뽀를 해댔다.


케이지 생활을 할 때 은곰은 아마도 자신이 잘못을 해서 벌을 받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내가 가끔씩 은곰을 꺼내 안아주기라도 하면

은곰은 아내를 격렬히 핥아줬다 ㅋㅋ

난 뭐, 돈 버느라 바빴고, 시간이 있을 때도 풀려 있는 다른 개들을 챙기느라 은곰에게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3개월이 지나 은곰이가 케이지에서 풀려났을 때,

은곰이는 아내만 바라보는 개가 됐다.

원래 은곰은 성격이 안좋아 개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드는, 분란의 씨앗이었다.

오죽하면 내가 세계대전 유발자라고 책에다 썼겠는가.

그랬던 은곰은 힘든 수술과정을 거치며 비교적 온순하고 말 잘 듣는 애로 변했다 (가끔 나오는 성질은 어쩔 수 없다).

나머지 한쪽 다리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앞다리 하나가 좋아지니 은곰은 이제 아파하지 않고도 달릴 수 있게 됐기에

다른 한쪽을 굳이 수술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왼쪽이 은곰이다


 

그런 은곰에게 시련이 또 찾아왔다.

요즘 아내가 호흡기, 특히 콧구멍부터 기도까지의 공간이 좁은 게 호흡곤란과 심비대를 불러온다는 걸 알게 된 뒤

여섯 마리를 하나씩 하나씩 수술을 다 해주고 있다 (그래서 요즘 파산위기...)

결국 은곰이 차례가 왔다.

은곰을 본 수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비공협착의 정도가 제일 안좋은 걸 10이라고 한다면 은곰이는 15입니다.

이렇게 안좋은 개는 처음 봅니다."

그래서 은곰이가 조금만 움직여도 그리 헐떡거렸던 것이고,

다리 수술 때 심정지도 이와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콧구멍만 넓혔던 다른 개들과 달리 은곰이는 연구개(입천장)의 일부를 잘라냈고

여기에 더해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탈장도 수술했다 ㅠㅠ

다른 애들이 2-3일이면 회복돼 뛰어다닌 것과 달리

은곰은 오랜 기간 힘들어했다.

사람을 불신해 꽁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엎드려 있기만 했고,

가끔 움직일 때는, 개가 아니라 쥐처럼 스스슥 움직였다.

 

믿는 마음이 컸던 만큼, 은곰이는 특히 아내에게 서운했던 모양이다.

수술을 하던 날 혼자만 외출한다고 신나했다가

또 수술의 악몽을 겪었으니 말이다.

원래 아내 옆에서 꼭 붙어자던 은곰이는 이제 아내를 불신하게 됐고

난 이때다 싶어서 은곰에게 최선을 다했다 ㅋㅋ

그 결과 은곰이는 이제 내 곁에서 잠을 잔다

원래 다섯째 오리는 내 껌딱지이고,

첫째 팬더도 내 곁을 더 선호하는데다

요즘 내가 좀 신경써준 셋째 미니미까지 나한테 오는 바람에

난 이제 네 마리의 개와 함께 잔다ㅋㅋㅋㅋ

개는 다다익선, 난 아주 행복하다.

 

아내가 어느날 이런 불만을 터뜨린다.

은곰을 위해 돈 써가며 수술했고

지성으로 돌보기까지 했는데-실제로 수술 후 케어는 아내가 전담...-

은곰이가 저러는 게 서운하고, 그 틈을 비집고 은곰을 차지하려는 너는 더 서운하다.

니가 사람이냐.

아내 말도 일리가 있지만, 어쩌겠는가.

예쁜 은곰이와 있고픈데 수단 방법을 가릴소냐.

내 곁에서 코를 골고 있는 은곰이를 보며

그저 난 뿌듯하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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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be00 2020-01-25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주무시다 숨막히고 그렇진 않으신가요? 전 한마리랑 자는데도 종종 가슴위에 올라와서 자거나 목에 걸쳐 자서 자다가 자주 깨는데요^^;;
넘 이쁜 은곰~~~~ 이제는 아프지 말자~~~~♡

마태우스 2020-01-27 09:01   좋아요 0 | URL
이쁘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애들은 제 위에 잘 올라오진 않고요 근처에 자리잡고 잡니다 슬로브님 강아지도 건강하길 빕니다

moonnight 2020-01-25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과 아내분 더 건강하시고 돈도 많이 버시길 바랍니다. 보살피셔야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네요. 행복해보이십니다^^

마태우스 2020-01-27 09:00   좋아요 0 | URL
따뜻한 댓글 감사드려요. 애들 잘 먹이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달밤님도 올 한해 좋은 일 많기를 빕니다
 
스토리 전쟁 - 이야기 종결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조나 삭스 지음, 김효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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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올해 읽은 책들을 정리하는 분들이 있다.

얼마 전 만난 분은 올해 250권을 읽었다고 말한다.

그런 분들을 보면 부끄러움이 앞선다.

남들에겐 책 좀 읽으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정작 자신은 리스트를 올릴 만큼의 책도 읽지 못했으니 말이다.

일정이 바쁘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요소는 나이.

체력이 딸리다 보니 짬이 났을 때 책을 읽는 게 쉽지 않았다.

피곤을 빙자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바빴던 나태함도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이긴 했다.

 

이 빈약한 독서목록에서 단연 빛나는 책이 있다면, 그건 <스토리 전쟁>을 읽은 것이다.

이 책은 을유문화사에서 나왔고,

내게 을유는 <기생충열전>을 만들어 준 은인 겸 친정이다.

언젠가 을유 담당자를 만나서 내 강의에는 스토리가 없는 게 단점이라고 했더니,

이 책을 보내 주셨다.

책을 읽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재미가 없는 게 아니라, 한줄 한줄이 다 내게 깊은 울림을 줘서였다.

내가 잘 모르고 있었을 뿐, 21세기는 스토리의 시대였다.

80년대만 해도 CF가 굉장히 단순했다.

유명 모델이 나와서 이 음료를 먹어라. 그래야 넌 건강해진다!”고 우겨댔다.

그때도 “12시에 만나요 브라보콘이라며 스토리를 입힌 광고가 있긴 했지만,

지금도 난 브라보콘과 12시가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

잘 만든 스토리라기보단 그냥 갖다 붙인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Just do it’이란 슬로건으로 선풍을 일으킨 나이키 광고를 비롯해서

지금 광고들은 나름의 스토리가 없으면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한다.

광고뿐 아니라 대통령선거 같은 큰 이벤트에서도 스토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토리전쟁>은 잘 만든 스토리로 성공한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누구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격려한다.

책을 읽고 난 후 난 내가 가진 컨텐츠로 어떻게 스토리를 짤 것인지 고민했고,

과거보다 더 업그레이드된-내 생각이다-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을 2019년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 이유다.

 

책을 읽을 때 내 독서의 훼방꾼 스마트폰도 큰 역할을 했다.

책에 1984년의 전설적인 애플 광고 얘기가 나왔을 때,

난 그 광고를 보지 못했기에 책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었다.

10년 전이라면 뭐 그런 게 있겠지라며 넘어갔겠지만,

이젠 스마트폰으로 당시 영상을 찾아서 볼 수 있고,

금발 여자가 망치를 휘두르며 화면을 박살내는 영상을 보며

----” 하며 탄성을 지르고, 책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스마트폰도 잘 이용하면 독서 효율을 올릴 수도 있겠다 싶다.

한줄 카피를 만들어보자.

보다 나은 2020년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스토리전쟁을 읽으십시오. 스마트폰과 함께 하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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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1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베 수호대 2020-01-02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019 잘 나가는 듯 싶다가
막판에 조국 구속영장 기각되고 불길 하더니
공수처 통과되고 우울한 새해네요.
평소 주옥순, 김문수님 존경하다가
서민님의 친일파 선언 사이다에 살 맛 났었는데...ㅠㅠ
그래도 다시 힘을 내서 2020 주옥순, 김문수, 최성해, 진중권님과 함께
반 문재인 깽판에 온몸 불살라 보아요~~

마태우스 2020-01-03 06:35   좋아요 0 | URL
주옥순과 김문수가 들어간 거 보니 글의 의도가 짐작 갑니다. 새해에는 님같은 분도 의미있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음 좋겠네요 삶은 소중하니까요. ^^

수호된 아베 2020-01-03 07:5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글의 의도야 주옥순 김문수 빼고도 명확하죠..
님에 대한 존경...^^

새해에는 더욱 분발하시고
빤쓰에 얽힌 개그도 많이 하시고
초심 따위는 개나 주는 새해가 되시길...

마태우스 2020-01-24 23:04   좋아요 0 | URL
아유 답을 또 주셨네요. 어지간히 할일이 없으신가봐요. 삶은 소중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일 찾으셨지요?

moonnight 2020-01-27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된지 제법 된 책이네요 지금이라도 읽어보고 싶어요. 책읽기에 중요한 게 시간보다 ‘나이‘란 말씀에 무척 공감하는 1인ㅠㅠ;; 점점 더 딸리기만 하는 집중력과 체력 ㅠㅠ;;; 그래도 매년 올해는 더 열심히 읽겠다 결심해봅니다-_-;; 요즘 호주 오픈 보고 계시겠군요. 저도 열심히 시청 중입니다. 남은 휴일 잘 보내시길요^^

마태우스 2020-01-27 09:56   좋아요 0 | URL
저에 비하면 달밤님이 책 훨 많이 읽으실 걸요...ㅠ 제 독서인생은 망해가고 있습니다 ㅠㅠ 글구 요즘 호주오픈, 마음 아파서 못보겠네요. 페더러가 올해 40살...너무 나이들었죠. 어제도 1세트 빼앗기고 휴, 조코랑 나달은 너무 무습더라고요. 이젠 좀 은퇴했음 좋겠는데 계속 남아계시니, 이것 참....
 

 

 

 

 

 

 

 

 

 

 

오세라비 작가가 쓴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에는

나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리 좋은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건 피차 마찬가지여서, 나 또한 오세라비를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둘의 위치는 기묘하게 닮은 점이 있는데,

오세라비는 여자이면서 안피페미의 선봉에 서있고,

난 남자면서 페미를 대변한다.

그래서일까.

엊그제 아침마당에서 우리 둘을 불렀다.

프로의 성격상 불꽃튀는 논쟁이 오가는 것도 아니고,

출연자가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난 오세라비 작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 걱정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오세라비 작가는, 그 주장의 맞고 틀림을 떠나서,

그냥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분의 정확한 생년은 모르지만,

다음에 만난다면 누님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이란 여러 면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한 가지 주장만을 가지고 그 사람을 재단하는 건 그리 좋은 건 아니구나, 라고 느꼈다.

 

좀 더러운 일화 하나만 얘기하고 글을 끝내련다.

아침마당은 오전 7시까지 대기실로 오라고 요구한다.

생방 시작은 825분이지만,

그 전에 출연자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게 프로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이리라.

내가 사는 천안에서는 오전 7시까지 KBS로 갈 방법이 없기에

난 전날 서울에 올라가 엄마 집에서 잤다.

다음날 옷을 입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깨달았는데,

아래는 거기에 관해 아내와 주고받은 카톡이다.

이걸 보면 아내와 내가 코드가 잘 맞는구나, 싶다.

카톡 중간에 뜬금없이 나오는 오리는 우리 집의 다섯 번째 강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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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9-11-3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분과의 카톡대화가 너무 재미있네요ㅎㅎ 오세라비씨는 모르지만^^; 마태우스님이 ˝누님˝이라부르고 싶어지셨다면 분명 좋은 분일 듯^^ 제 생각에 ˝누님˝ ˝오빠˝라는 칭호는 나이가 아니라 신분이 아닐까 싶어요. 저를 누님이라 부르시는 나이많은 분들 있어요ㅎㅎ 띠동갑으로 어려도 오빠라 부르고 싶은 후배도 있고요. (놀랄까봐 실행하진 않습니다ㅎㅎ)
참 얼마전 신문 읽다가 정희진, 진중권 작가님과 함께 마태우스님 언급하는 기사를 읽었어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마태우스 2019-11-3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이 재밌다고해주시니 으쓱하네요 코드가 맞는군요!! 누님이라는건 친해진거의 징표로 썼는데 권력 또는 신분일수도 있겠네요 글구 저 두분과 제가 나란히 비교될 레벤은아닌데 쑥스럽습니다

stella.K 2019-11-3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엊그제 다소곳이 나와 계신 건 알았지만 세오라비님은
누군지 모르겠네요. 인터넷으로 다시 한 번 봐야겠습니다.^^

마태우스 2020-01-24 22:50   좋아요 0 | URL
세오라비 x 오세라비 O 입니다 ㅋㅋ

2019-12-09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w 2020-01-0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까이 잘 알고 지내면 미워하기 힘들 경우가 많지요. 누구든 말입니다. 그게 친목의 힘일 수 있겠습니다만...
아침마당을 안 봐서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토론에서는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가 정말 별로였습니다. 특히 어린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 느낌이더군요.

마태우스 2020-01-24 22:5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그때 저한텐 잘해주던데...제가 나이도 있고 해서 그런 거군요.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찰스 그레이버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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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서적에는 소위 사이비가 많습니다.

자연인으로 살았더니 암이 나았더라, 채식만 했더니 암이 없어졌더라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게 사이비인 게, 산으로 간 이들 중 죽은 이는 말이 없고

살아남은 사람만 말을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복잡한 진실보다는 이런 유의 스토리를 훨씬 그럴듯하다고 믿기에,

별 근거도 없는 사이비 건강서들을 사들이지요.

<면역항암제가 온다>-이하 온다-는 제목만 보면 그런 책 중 하나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의사가 쓴 책이 아닌, 기자가 쓴 책이지만,

암 치료에서 면역의 효과를 팩트에 근거해서 흥미진진하게 풀어냅니다.

뒤에 달린 수많은 참고문헌은 이 책이 믿을만하다는 증거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기자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의사였다면 이렇게 풍부한 자료를 조사하지도, 또 글을 재미있게 쓰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사실 의학계에서는 한 가지 미스테리가 있었습니다.

암이 저절로 사라지는, 소위 자연감소가 이따금씩 관찰되는 것이지요.

예컨대 호주의 연구자가 말기암 판정을 받은 2337명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봤어요.

대부분 5개월을 못 넘기고 죽었지만, 그 중 1%는 죽지 않고 살아 있었고, 암도 다 없어진 상태였습니다.

의학계에선 이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에, 그냥 기적이라고 부를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진단이 잘못된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온다>는 이 미스테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말해 줍니다.

무엇인가가 면역반응을 깨워서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바이러스, 세균처럼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것들에겐 면역반응이 생기지만,

우리 세포가 변형된 암세포에겐 면역이 생기지 않지요.

그래서 암세포는 우리를 죽일 정도로 자라고, 또 퍼질 수 있었습니다.

말기암이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는 곳곳에 퍼져있는 암을 다 제거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뭔가가 면역반응을 깨운다면, 그래서 암세포를 다 죽일 수 있다면

설령 말기암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완치할 수 있지 않겠어요?


제가 기절할 만큼 놀란 것은 이 면역요법이 무려 150년 전에 시작된 거라는 점입니다.

콜리라는 의사는 수술을 받던 암 환자가 세균에 감염돼 심한 열병을 앓은 뒤

완치된 사례에 흥미를 느껴 '세균감염을 통한 암 치료'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의 연구가 계속됐더라면 좋았을 테지만,

당시는 면역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이 없었기에

콜리의 연구는 미치광이 혹은 사이비 취급을 받지요.

나중에 방사선 요법이 나오면서 또 항암제가 나오면서

면역요법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콜리가 쓸쓸히 죽은 뒤 10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연구가 다시 조명되고 있답니다.

아직 절반밖에 읽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읽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책이다!"라고

탄성을 지를 만합니다.

닉슨 미국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항복한 이후

암정복은 거의 불가능한 미션처럼 여겨졌었는데,

면역요법으로 인해 해볼만한 싸움이 된 것일까요.

뒷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네요.

내일 일정이 빠듯한데, 그래서 자야 하는데,

책이 저를 간만에 가슴 뛰게 하네요.

암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권해 드립니다.

 

우리 같이 가슴 뛰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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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9-11-2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무척 관심 가는 책이네요 읽어보겠습니다@_@

마태우스 2019-11-30 09:08   좋아요 0 | URL
달밤님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