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로 진행중인 지관서가 독서모임 공지다(ZOOM모임이며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러시아문학 속으로‘ 세번째 시간은 투르게네프의 사랑 이야기 두 편이다. <첫사랑>과 <짝사랑>(원제는 <아샤>). 참가신청은 아래 포스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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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서비스의 스탈린 평전이 다시 나왔다. <스탈린, 강철 권력>이란 제목으로 처음 소개된 것이 2007년이었으니 20년만이다(2010년에 표지가 한번 바뀌었다). 이후에 많은 책이 추가됐으니 스탈린 평전으로는 원조에 해당한다(저자는 레닌과 트로츠키 평전도 펴내 러시아 혁명가 3인 평전을 완결했다).

일단 번역본 기준 950쪽에 이르는 분량이 압도적. 그걸 가능하게 한 건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문서보관소 자료의 개방이었다. 거기에다 스탈린 주변인사들의 인터뷰까지 더해서 20세기 문제적 권력자의 초상을 그려냈다.

책은 초판본을 소장하고 있지만(어딘가에 꽂혀 있다) 완독한 기억은 없다. 스탈린 시대 러시아문학을 종종 강의하면서 스탈린과 그의 시대에 대해 언급하지만 요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20세기 러시아문학을 다시 훑을 때 <스탈린>도 완독해봐야겠다. 사실 <스탈린> 한권 읽는 건 일이 아니다. 나머지 책들이 문제인데 스탈린 관련서가 잠깐 훑어도 10권 이상 밀렸다. 인력으로는 어려워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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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9-0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천만명을 학살했다나는 독재자 스탈린이 수도원에서 공부하면서 문학소년(시인)이있다는 사실이 참 믿기지 않더군요.

하지 2026-09-10 08:59   좋아요 0 | URL
러시아적 토양에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지 않았나 싶네요. 아이러니한 건 그 자신에 의해서 문학이 질식했다는 거지만.
 

제목대로 리처드 도킨스의 대표작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 50주년을 맞았고 예상대로 기념판이 나왔다. 한국어판은 역자가 바뀌었으니 전면 개역판이다(이전 번역에 대한 뒷말들이 있었다).

영어판 기준 초판은 1976년에 나왔고(도킨스가 35세 때이다) 그 초판의 번역본이 1992년에 두산동아에서 나온 <이기적인 유전자>였다. 구내서점 책장 하단부에 꽂혀있던 책 제목에 이끌려(당연히 도킨스와는 초면) 손에 들고 책장을 넘긴 기억이 난다. 짐작에 한국에서 도킨스를 가장 먼저 읽은 독자층에 속할 것이다. 영어판은 89년에 개정증보판이 나왔고 그 번역판이 1993년에 나와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을유문화사판이다. 두산동아의 초판 번역본의 운명은 매우 짧았던 셈. 나는 을유판도 바로 구입해서 증보된 장들만 읽은 기억이 난다. <이기적 유전자>와의 인연이다. 그게 34년 전이라니...

강제독서 강의에서 칼 세이건의 책들을 읽었는데(어제 <에덴의 용>을 읽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초에는 과학철학, 여름쯤에는 리처드 도킨스 읽기로 순서가 이어질 것 같다. 새 번역본을 읽는 즐거움을 미리 챙겨놓도록 한다...

(개편된 북플로 처음 작성해본다. 사진은 젊은 시절의 도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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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쓴 책에 밑줄을 긋기도 한다. 2017년에 냈으니 햇수로는 10년 됐다. <그리스인 조르바> 강의가 있어서 오래전 강의(강의를 책으로 엮었다)를 다시 읽어본다...(며칠 뜸하게 찾았더니 북플 포맷이 바뀌어서 이사온 느낌이다. 주인도 모르는 이사라니. 주인이 아닌 게야).

니체의 초인은 절대적인 주권자이며 달리 말하면 자유인입니다.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사람, 제약받지 않는 사람.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제시하는 초인입니다. 니체에 따르면 인간은 초인으로 가는 다리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나‘를 통해서이 다리를 보여줍니다. ‘나‘는 카잔차키스이기도 하지만 독자의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읽는 이가 어떻게 조르바가 될 수 있는가, 어떻게 초인이 될 수 있는가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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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바쿠닌의 미완성 유작 <신과 국가>가 얼마전에 번역돼 나왔다. 바쿠닌과 관련해서는 오래전에 카의 평전이 나왔으나 절판됐고 지금은 박홍규 선생의 안내서 정도가 남아있다. 걸출한 무정부주의자의 저작이 더 번역되면 좋겠다. 내가 붙인 추천사를 옮겨놓는다...

​러시아의 혁명가 미하일 바쿠닌의 대표작 『신과 국가』가 비로소 우리에게 도착했다. 미완의 유고가 사후에 책으로 묶인 것이 1882년이다. 『신과 국가』를 앞뒤로 하여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세상에 나왔다. 도스토예프스키와 니체 사이에서 이 불세출의 무정부주의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흥미롭고도 흥분되는 일이다. 『신과 국가』는 근대 정치사에서 가장 급진적인 자유의 선언문 중 하나다. 복종 혹은 노예 상태에 대한 신랄한 폭로와 단호한 비판에 있어서 라 보에시의 『자발적 복종』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에서 바쿠닌은 인간을 억압하는 두 거대한 권력, 즉 ‘신‘과 ‘국가‘를 동시에 해부하며 통렬하게 분석한다. 동물성을 점진적으로 부정해온 과정이 인류의 역사이바고 보는 바쿠닌은 인간이 동물적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동물성과 인간성 사이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바로 ‘신적 노예 상태‘다.

​바쿠닌 보기에 신의 존재와 인간의 자유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만약에 신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볼테르의 말을 뒤집어서, 만약에 신이 존재한다면 폐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신이 전부라면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신이 주인이라면 인간은 노예에 불과하다. 신이라는 개념의 승인은 이성의 포기 행위이며 권력에 대한 복종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신적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인간의 자유와 정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바쿠닌은 말한다. 진정한 사회혁명 대신에 ‘술집‘과 ‘교회‘라는 환상이 여전히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면, 바쿠닌의 질타는 지금도 현실적이다.

​바쿠닌은 종교적 사제뿐 아니라, 과학과 법칙을 참칭하는 새로운 엘리트들이 인간의 구체적인 삶을 추상적 원리 아래 종속시키는 것도 경계했다. 시대의 앞선 그의 통찰은 오늘날의 기술 관료주이나 알고리즘에 의한 통제 사회를 향한 비판으로 유효하다. 바쿠닌에게 자유는 박제된 이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창조성을 가능케 하는 실존적 조건이며, 타자와의 연대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사회적 실재다. 19세기에 송신된 『신과 국가』는 21세기의 현실에서도 자유와 권력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성할하게 만드는 고전에 값한다. 바쿠닌은 묻는다. 존엄과 자유를 향한 여정에 함께하겠느냐고. 이를 위한 사유하는 능력과 반항하는 욕구를 당신은 갖고 있느냐고. 우리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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