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남도문학기행을 마무리하고 귀경중이다. 해남에서 서울까지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일이 남았다. 통영문학기행이 무산되면서 곧바로 대안으로 기획한 것이 ‘남도‘였고 예상만큼의 반응이 있어서 일찍 진행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달에 준비강의를 진행하고(준비강의를 마친 것도 그제 일이다) 드디어 문학기행 길에 오른 것이 어제아침. 화요일부터 내린 비는 어제까지 이어졌지만 문학기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야외에서의 일정이 거의 없기도 했다(아마도 가장 적게 걸은 문학기행일 듯싶다).
충북 옥천(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을 거쳐서 광주 ‘소년의 길‘의 핵심 장소들(전일빌딩245와 옛전남도청, 그리고 상무관)을 둘러보고 1박. 그리고 오늘아침 일찍 강진의 김영랑 생가와 시문학파기념관을 둘러보고 해남으로 내려가 김남주와 고정희 생가(와 무덤)를 찾았다. 마지막 일정은 땅끝순례문학관이었다(부록으로 고산 윤선도 유적지도 둘러보았다). 각각의 일정에 대해 복기하고 감상을 적는다면 다소 길어질 것 같아서(어젯밤에도 그랬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눈이 피로하다) 간략히 마무리한다.
남도 문학기행을 기획하면서 먼저 떠올린 것이 강진인지 해남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김영랑과 관련된 장소를 찾다보니 시문학파 기념관까지 포함하게 되었고 ‘시문학‘지와의 연고도 있어서 정지용의 옥천이 맞춤하게 중간 경유지가 되었다(지난해 여수문학기행에서 군산이 그랬던 것처럼). 정지용과 김영랑이 포함되니(두 사람의 첫 시집이자 대표시집이 1935년 시문학사에서 나란히 출간된다) 30년대 한국시의 절반이 채워진 느낌마저 들었다. 자동으로 한국 근대시란 무엇이며 근대 서정시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게 되고 답변도 궁리하게 된다. 문학기행 진행중 강의에서는 그런 질문에 초점을 맞춰서 서정시의 역사와 의의에 대해 짚었다.
한국현대시와 시인을 탐방하는 문학기행은 서울문학기행에서 이상과 윤동주(윤동주는 교토문학기행에서도 한 꼭지였다)를 다뤘고 이번 남도문학기행에서 정지용과 김영랑, 그리고 김남주와 고정희를 다뤘다. 바톤을 이어가자면, 윤동주를 마저 따라가는 간도문학기행, 김영랑의 뒤를 잇는 미당의 고창과 순천을 둘러보는 또 한번의 남도문학기행, 영랑의 순수서정과 짝이 될 만한 비극적 서정의 시인으로 이육사를 따라가는 안동-경주(박목월) 문학기행 등이 가능하다. 내년에 어떤 일정이 구체화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문학이 우리 곁에 있는 한 문학기행의 발걸음도 계속 이어질 거라는 것. 또한번의 문학기행을 마무리하며 갖게 되는 소회이자 다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