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2.27.


《꼬마 철학자 소라와 플라톤 1》

타나카노카 글·그림, 대원씨아이, 2013.5.15.



  면소재지 철물점에 연모를 장만하러 갔다가 김치에다가 감귤에다가 쑥떡에다가 김까지 얻었다. 철물점에 아직 학생인 아이가 둘 있구나 싶어서, 더없이 고마운 마음에 내가 쓴 사전하고 책을 여러 권 챙겨서 드렸다. 월요일에 받은 김을 화요일에 우체국에 가서 음성 할머니하고 일산 할머니한테 부치려고 생각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 하루 쉬고 수요일에 부치자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하루를 보낸다. 밥을 차려 놓고서 두 아이는 부엌에서, 나는 평상에 앉아서 먹는다. 머잖아 아이들도 “우리도 평상에서 해바라기 하며 먹을래요.” 하고 따라나오리라 본다. 밥그릇을 비운 뒤에는 만화책 《꼬마 철학자 소라와 플라톤》 첫째 권을 편다. 이 만화책이 처음 나온 해에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잊고 지나쳤다. 어른, 아이, 거북, 이렇게 셋이 입과 마음으로 나누는 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는다. 수수하면서 따사로운 기운이 흐르는 만화책이지 싶다. 세 사람은 서로 기대기도 하고 스스로 서려고 하기도 하면서 하루를 새롭게 맞이한다. 우리도 이와 같으리라. 때로는 넘어질 수 있고, 씩씩하게 일어서거나 그냥 자빠질 수 있다. 어떠하든 다 좋다. 내가 너를 바라보고, 네가 나를 바라보는 이곳에서 노래가 싹튼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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