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안 나는 글쓰기



  ‘때린이’는 으레 잊기 마련이지 싶다. 그러나 ‘맞은이’는 오래오래 못 잊기 마련이고. 때린이는 엉터리로 떠올리면서 지난 막짓을 엉뚱하게 말하기도 하지만, 맞은이는 지난 막짓이 가슴에 깊이 드리운 나머지 또렷하게 하나하나 그려낼 수 있다. 때린이가 흔히 읊는 “생각이 안 난다”는 무엇일까? 으레 때리고 흔히 때렸으니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때렸는지 모를 만하다. 맞은이는 가슴에 새겨진 생채기요 아픔이자 슬픔이기에, 언제 어디에서 누구한테서 맞았는지 잊지 않는다. 때린이로서는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어떻게 때렸는지 하나도 안 떠오르니까 ‘뉘우치는 말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할는지 모르’기 일쑤이지 싶다. 참 그렇네. 나를 때리신 분들은 그들이 때린 줄조차 까맣게 잊었다고만 하네. 2018.2.22.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 ‘문단 성추행’하고 얽힌 이야기이다. 어떤 막짓이었는가를 놓고서 곧 낱낱이 밝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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