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49. 역사읽기



  우리 두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역사를 거의 하나도 안 가르친다. 책으로 적힌 역사 가운데 아이들한테 알려줄 만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고 여긴다. 왕조 이름을 굳이 가르쳐야 할까? 왕조마다 어떤 우두머리가 임금 자리에 얼마나 있었는가를 구태여 외우라 해야 할까? 조선왕조실록을 왜 읽혀야 할까? 숱한 싸움을 왜 들려주어야 할까? 이 땅에서뿐 아니라 온갖 나라에서 싸우면서 죽고 죽인 짓이 왜 역사일까? 싸움짓이란 그저 싸움짓이다. 권력질이란 한낱 권력질이다. 우리 두 어버이는 아이들이 배울 역사를 책이 아닌 다른 데에서 찾는다. 언제까지나 고이 흐르면서 물려주고 물려받을 아름다운 사랑으로 피어날 살림을 짓는 손자국하고 발자국일 적에 역사라는 이름을 쓸 만하다고 본다. 이다음으로 삶자국, 살림자국, 사랑자국, 생각자국, 슬기자국, 마음자국을 역사라고 본다. 바큇자국(문명사)이나 총알자국(전쟁사)은 역사라고 여기지 않는다. 즐거이 노래하는 노래자국이나, 기쁘게 이야기하는 말꽃자국쯤 되어야 참말로 역사이지 않은가. 2018.1.4.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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