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글



  엊그제까지 밥을 지으며 거품을 깊이 헤아리지 않고 걷어내다가 오늘에 이르러서야 왜 거품을 걷어내는가를 새삼스레 살갗으로 느낀다. 나는 거품질을 반기지 않는다. 나는 거품글을 쓸 마음이 없다. 나는 거품책을 낼 생각이 없다. 나는 거품꾼이 될 뜻이 없다. 겉으로 치레하는 글은 나하고 도무지 안 맞는다. 겉모습을 꾸미는 삶도 나하고는 영 안 맞는다. 거품이란, 겉보기로 반짝거리면서 커다란 모습이 아닐까. 알맹이란 없는 거품이고, 속조차 없는 거품이지 싶다. 2017.12.28.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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