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158 : 숙면을 취하는 것



숙면(熟眠) : 잠이 깊이 듦. 또는 그 잠

취하다(取-) : 1. 일정한 조건에 맞는 것을 골라 가지다 2.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지다 3. 어떤 일에 대한 방책으로 어떤 행동을 하거나 일정한 태도를 가지다



  잠을 잘 적에는 “잠을 자다”라 하면 되지만, “수면(睡眠)을 취하다”라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깊이 자다”라 하면 될 말을 “숙면을 취하다”라 하기 일쑤입니다. 쉬운 말을 놓고서 어려운 말을 쓰는 셈인데, 가만히 살피면 말로 울타리를 쌓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말로 둘러친 계급 울타리라고 할까요. 깊이 잔다고 할 적에는 ‘깊은잠’처럼 새말을 짓거나 ‘단잠’처럼 오래된 말을 즐겁게 쓸 수도 있습니다. 깊게 못 잘 적에는 ‘얕은잠·선잠’ 같은 말을 쓸 만합니다. 2017.12.9.흙.ㅅㄴㄹ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식의 쉬운 설명이다

→ 깊이 자야 좋다는 쉬운 얘기이다

→ 푹 자야 좋다고 하듯이 쉬운 얘기이다

→ 단잠이 좋다고 하듯이 쉬운 얘기이다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레진 드탕벨/문혜영 옮김, 펄북스, 2017) 2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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