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끓이다가



  죽을 끓이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힘들고 아파서. 끙끙거리는 몸을 일으켜 두 아이 먹을 죽을 끓이는데 어질어질하는 몸을 버티면서 끓이고 나니 그야말로 아무 힘이 없어요. 온식구가 몸살을 앓느라 해롱거리는 날, 죽도 섣불리 끓이지 말자고 생각합니다. 곁님이 슬쩍 한 마디를 하니, 우리한테 아홉 번 구운 대소금이 있고, 사탕소소 졸인 덩이가 있으니, 물을 끓여서 이를 타서 마시면 되지 않느냐. 이 말을 듣고서 애먼 데에 용을 뺐네 하고 돌아봅니다. 2017.12.1.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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