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곳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 내 마음 깊은 곳에 너 / 내 마음 깊이 있는 너

 낯선 곳의 하루 → 낯선 곳에서 하루 / 낯선 곳에서 보낸 하루

 숨은 곳의 여행 → 숨은 곳으로 여행 / 숨은 곳으로 떠난 여행

 잘되는 곳의 노하우 → 잘되는 곳 비법 / 잘되는 곳에 숨은 솜씨

 서너 곳의 가게 → 서너 가게 / 서너 군데 가게 / 가게 서너 곳


  ‘곳’이라는 낱말에 ‘-의’를 붙이는 말씨가 차츰 퍼지는구나 싶습니다. 노랫말이나 책이름뿐 아니라 곳곳에서 퍼져요. 그러나 ‘곳 + 의’ 꼴을 찬찬히 살피면 토씨를 알맞게 못 붙였네 싶어요. ‘-에’나 ‘-에서’를 붙일 자리에 ‘-의’를 잘못 붙이기 일쑤이고, ‘곳’만 단출히 적으면 될 자리에 굳이 ‘-의’를 붙이곤 합니다. 때로는 ‘곳’을 아예 안 쓸 만하지요. “한 곳의 마을”이나 “두 곳의 책방”이나 “세 곳의 지역” 같은 말마디에서는 “한 마을”이나 “두 책방”이나 “세 지역”이라 하면 됩니다. 또는 “마을 하나”나 “책방 두 곳”이라 해야겠지요. 2017.11.23.나무.ㅅㄴㄹ



어린 낙타의 목소리가 먼 곳의 울림처럼 들려왔어

→ 어린 낙타 목소리가 먼 곳 울림처럼 들려왔어

→ 어린 낙타 목소리가 먼 곳에서 울리듯이 들려왔어

→ 어린 낙타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오듯 들려왔어

《낙타굼》(박기범, 낮은산, 2008) 68쪽


수천 곳의 마을마다 경쟁적으로, 소모적으로 벌어지는

→ 수천 마을마다 다투면서, 힘을 빼며 벌어지는

→ 수천 군데 마을마다 다투듯이, 힘을 빼듯이 벌어지는

《마을 전문가가 만난 24인의 마을주의자》(정기석, 펄북스, 2016) 47쪽


작은 곳은 작은 곳의 이점이 있다고 봅니다

→ 작은 곳은 작은 대로 좋다고 봅니다

→ 작은 곳은 작기에 나은 대목이 있다고 봅니다

→ 작은 곳은 작은 만큼 즐겁다고 봅니다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니시야마 마사코/김연한 옮김, 유유, 2017)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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