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수를 두는 글쓰기



  나는 아직 자가용을 안 거느린다. 어쩌면 앞으로도 자가용을 안 거느릴는지 모르는데, 설마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 집에 자가용을 두는 날을 맞이한다면, 운전수를 꼭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 늘 수첩가방을 어깨에 지른다. 사전에 넣을 말을 모으는 수첩, 노랫말을 짓는 수첩, 이야기를 적는 수첩, 아이들 말을 옮기는 수첩……을 들고 다닌다. 이러면서 사진기도 한 손에 쥐어야 하니, 운전대를 쥘 틈이란 없다. 더구나 운전대를 쥐면 앞길하고 길알림판만 보아야 할 테니, 마을도 삶도 못 보고 말아 무척 따분하리라. 2017.11.17.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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