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67] 억지웃음

이루고 싶은 꿈을 마음에 품으면서 살면 하루가 즐겁습니다. 꿈을 헤아리면서 즐겁게 걸어갈 길을 헤아리면 살림을 짓는 동안 웃음이 가득 번집니다. 꿈을 미처 품지 못한다면, 꿈을 잊거나 잃는다면, 이때에는 그만 하루가 괴로울 뿐 아니라 웃음도 짓지 못하기 일쑤예요. 그런데 바깥에서 일을 하며 여러 사람을 마주하는 동안 괴로운 얼굴빛을 할 수 없곤 해요. 스스로 즐겁지 못하더라도 여러 손님을 맞이하면서 얼굴에 웃음을 지어야 할 때가 있어요. 억지로 웃음을 지어요. 억지웃음입니다. 다른 사람 눈치를 볼 적에는 해야 할 말을 못 하기도 해요. 안 반갑고 안 달가워도 그만 달콤하다 싶은 말을 해야 하지요. 입에 발린 말이라고도 할 텐데, 억지스레 말을 해야 하니 억지말을 합니다. 쓰고 싶지 않으나 억지로 써야 하기에 억지글입니다. 하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해내야 하니 억지짓입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감정노동’이라고 해서 마음팔이를 하는 일거리가 많다고 들썩입니다. 괴로움을 감추고 웃음을 짓느라 억지웃음이 되어야 하고, 싫어도 상냥하게 말을 해야 하느라 억지말이 되어야 하지요. 앞으로 억지글이나 억지짓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하늘웃음이나 꽃웃음이 될 수 있을까요? 꽃말이나 꽃글이나 꽃짓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2017.9.14.나무.ㅅㄴㄹ


[억지웃음]

: 웃고 싶지 않으나 힘을 들여서 지어야 하는 웃음 (억지로 지어야 하는 웃음)

 * 하루 내내 억지웃음을 지었더니 너무 힘들어

 * 싫을 적에는 억지웃음을 안 지어도 돼

[억지말]

: 하고 싶지 않으나 힘을 들여서 해야 하는 말

 * 보기 좋다는 네 말은 억지말로 들린다 

 * 손님 앞에서만 웃으며 억지말을 하는구나

[억지글]

: 쓰고 싶지 않으나 힘을 들여서 써야 하는 글

 * 줄거리도 없이 억지글을 썼으니 재미없지

 * 쥐어짜듯이 억지글을 쓰지 말고 차분히 생각하렴

[억지짓]

: 이루거나 하거나 될 만하지 않으나 힘을 지나치게 들여서 이루어지거나 해내거나 되도록 하는 짓 (안 될 만한데 지나치게 몰아붙여서 되도록 하려는 힘든 짓)

 * 자꾸 억지짓을 하면 나도 그만둘 생각이야

 * 억지짓을 하기보다는 부드럽게 다가서 봐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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