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6.12.


인천에서 사흘, 서울에서 하루, 이렇게 나흘을 바깥에서 묵으며 두 고장을 넘나드는 닷새를 보내고 고흥으로 돌아온 때는 일요일 저녁. 택시를 타고 느즈막하게 보금자리에 닿을 무렵 몸이며 마음이 얼마나 푸근해지는가 하고 새롭게 느꼈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물을 틀어 씻을 적에 물내음도 참으로 시원하며 물맛도 참말 달다고 느꼈다. 바람도 다르고 밥맛도 다르다. 인천하고 서울을 여러 날 오락가락하면서 마을책방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마실길에 《앞으로의 책방》을 읽었고, 고흥에 돌아와서도 이 책을 다시금 펼쳐 보았다. 앞으로 나아갈 책방은 어떤 모습이 될 적에 아름다울까. 앞으로 나아가는 책방에 새롭게 찾아들 책손은 어떤 마음이 될 적에 즐거울까. 이제는 더 많은 책이 아닌 더 사랑스러운 책으로 달라지리라 본다. 이제는 더 이름난 책이 아닌 더 고운 책으로 바뀌리라 본다. 더 큰 출판사이지 않아도 된다. 즐겁고 상냥하며 아름다운 출판사이면 된다. 평상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모든 책은 똑같은데, 읽는 자리에 따라서 맛이 새롭기도 하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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