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68. 모깃불 마당



  모깃불을 피우는 마당은 놀이를 하는 마당입니다. 놀이를 하는 마당은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는 마당이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이 마당에서 시멘트를 걷어내지 못했으니 제대로 된 마당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시멘트를 말끔히 걷어내어 살뜰한 풀밭이 될 만하겠지요. 개구리도 두꺼비도 구렁이도 찾아드는 풀마당이 된다면, 이곳은 개미도 풀벌레도 한껏 어우러지는 자리가 될 테고요. 아득히 먼 옛날부터 마당은 무엇이든 벌어지거나 하는 너른 터였어요. 이 ‘집마당’을 우리 스스로 잊거나 잃기에 ‘마을마당’을 잊거나 잃고, ‘나라마당’까지 잊거나 잃지 싶어요. 오늘날 우리는 사진 한 장에 마당을 얼마나 담아낼 만할까요? 마당을 모르면서 자란 사람이 마당을 사진으로 찍을 엄두나 낼 수 있을까요? 2017.4.1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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