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실 其實


 기실은 여간 어렵지 않다 → 참말로 꽤 어렵다 / 곰곰이 보면 꽤나 어렵다

 기실은 사소한 의견 차이에서 → 막상은 생각이 살짝 달라서

 기실 알고 보면 → 가만히 알고 보면 / 정작 알고 보면


  ‘기실(其實)’은 “1. 실제의 사정. ‘사실은’, ‘실제 사정’으로 순화 2. 실제에 있어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실제’라는 한자말로 고쳐쓰라고 하는 ‘기실’인데, ‘실제(實際)’는 “사실의 경우나 형편”으로 풀이하고,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로 풀이해요. ‘실제·사실’을 살피면 맞물리는 돌림풀이입니다. 이래서는 말뜻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여러모로 따진다면 ‘참으로’나 ‘참말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막상’이나 ‘정작’으로 손본다거나 글흐름을 살펴서 ‘모름지기’나 ‘도무지’나 ‘가만히’나 ‘그다지’로 손볼 수 있기도 합니다. 2017.4.15.흙.ㅅㄴㄹ



기실 한국 사회가

→ 알다시피 한국 사회가

→ 모름지기 한국 사회가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61쪽


기실 미국 사회와 독일 사회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론도 있습니다

→ 그리고 미국 사회와 독일 사회가 어떻게 다른가를 밝히는 이론도 있습니다

→ 덧붙여 미국 사회와 독일 사회가 다른 대목을 밝히는 이론도 있습니다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83쪽


나는 기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 기쁘다

→ 나는 참으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조금도 모른다고 알아차릴 때 기쁘다

→ 나는 참말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하나도 모른다고 알아차릴 때 기쁘다

→ 나는 도무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는구나 하고 알아차릴 때 기쁘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176쪽


학교가 수학을 망가뜨렸다는 사실은 기실 충격적인 것도 아니다

→ 학교가 수학을 망가뜨린 일은 딱히 충격도 아니다

→ 학교가 수학을 망가뜨린 일은 그다지 놀랄 만하지도 아니다

→ 학교가 수학을 망가뜨린 일은 썩 놀랄 만하지도 아니다

《폴 록하트/박용현 옮김-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철수와영희,2017) 9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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