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길


 인간의 길 → 사람이 걷는 길 / 사람 된 길 / 사람길

 인생의 길 → 살아가는 길 / 삶길

 배움의 길 → 배우는 길 / 배움길

 미지의 길 → 낯선 길 / 새로운 길 / 새길

 나의 길 → 내 길 / 내가 가는 길 / 내가 걷는 길


  ‘-의 길’이라는 말씨는 일본 말씨 ‘-の道’에서 비롯합니다. 그래서 ‘-의 도’ 꼴로도 나타나요. 한국 말씨로는 ‘-의’ 없이 ‘길’만 쓰면 되지만, 일본책을 잘못 옮긴다든지, 일본 말씨에 익숙한 채 영어를 어설피 옮기면서 ‘-의 길’ 꼴이 퍼집니다. “과학자의 길”이나 “시인의 길” 같은 말씨에서는 “과학자 길”이나 “시인 길”처럼 단출하게 쓰면 되어요. 또는 “과학자로 걷는 길”이나 “시인이 가는 길”처럼 꾸밈말을 넣어서 손질할 수 있습니다. 2017.4.8.흙.ㅅㄴㄹ



해방의 기쁨과 혼란 속에서 남들은 출세의 길을 찾기 바빴지만

→ 해방된 기쁨과 어지러움에서 남들은 출세길을 찾기 바빴지만

→ 해방된 기쁨과 어지러움에서 이름을 드날릴 길을 찾기 바빴지만

→ 해방된 기쁨과 어지러움에서 남들은 출세할 길을 찾기 바빴지만

→ 해방된 기쁨과 어지러움에서 남들은 출세하겠다며 살 길을 찾기 바빴지만

→ 해방된 기쁨과 어지러움에서 남들은 이름을 날릴 길을 찾기 바빴지만

《김보겸-철학 이전의 대화》(애지사,1971) 261쪽


돈도 많이 벌어 차차 방탕의 길로 접어들었다

→ 돈도 많이 벌어 차츰 아무렇게나 노닥거렸다

→ 돈도 많이 벌어 차츰 헤프게 노닥거렸다

→ 돈도 많이 벌어 차츰 헤프게 놀아났다

→ 돈도 많이 벌어 차츰 마구 놀고먹었다

→ 돈도 많이 벌어 차츰 흥청망청 살았다

→ 돈도 많이 벌어 차츰 아무렇게나 노닥거렸다

《편집부 엮음-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1》(중앙일보사,1973) 79쪽


그 중 상당수는 미처 그 존재가 알려지기도 전에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 그 가운데 꽤 많이 미처 알려지기도 앞서 사라진다

→ 그 가운데 퍽 많이 미처 알려지기도 앞서 사라지고 만다

→ 그 가운데 무척 많이 미처 알려지기도 앞서 자취를 감춘다

《닐스 엘드리지/김동광 옮김-오카방고 흔들리는 생명》(세종서적,2002) 옮긴이 말


예나 지금이나 그렇듯 상경의 길은 시골뜨기들에게 두려움의 길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 예나 이제나 그렇듯 서울 가는 길은 시골뜨기한테 두려운 길일 수밖에 없는가

→ 예나 이제나 그렇듯 서울길은 시골뜨기한테 두려움길일 수밖에 없는가

《공선옥-마흔에 길을 나서다》(월간 말,2003) 104쪽


완만한 경사의 길들이 나 있다

→ 부드러운 비탈길이 있다

→ 비탈이 살짝 진 길이 있다

→ 가파르지 않은 비탈길이 있다

→ 밋밋한 비탈길이 있다

→ 비스듬한 길이 있다

→ 길이 비스듬히 났다

→ 길은 비스듬하다

《에블린 페레 크리스탱/김진화 옮김-계단, 건축의 변주》(눌와,2007) 32쪽


땅 속의 길이라네

→ 땅속 길이라네

→ 땅속에 난 길이라네

→ 땅속에 낸 길이라네

→ 땅속에서 다닐 길이라네

《김은영-ㄹ받침 한 글자》(사계절,2008) 10쪽


그렇게 제각기 엄마의 길을 간다

→ 그렇게 저마다 엄마 길을 간다

→ 그렇게 다들 엄마라는 길을 간다

→ 그렇게 서로 엄마로 살아내는 길을 간다

《안미선-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철수와영희,2009) 80쪽


결국 저는 환경운동가의 길로 가야만 했습니다

→ 끝내 저는 환경운동가 길로 가야만 했습니다

→ 드디어 저는 환경운동가라는 길로 가야만 했습니다

《황윤과 열 사람-숨통이 트인다》(포도밭,2015) 133쪽


어정어정 대학교수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 어정어정 대학교수란 길로 접어들었다

→ 어정어정 대학교수 길로 접어들었다

《김명인-부끄러움의 깊이》(빨간소금,2017) 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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