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3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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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696



돌을 보는 마음하고 보석을 보는 눈

―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3

 니노미야 토모코 글·그림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7.4.15. 5000원



  아이들은 돌을 주워서 놉니다. 아이들 손에 보석을 쥐어 주더라도 아이들은 이 보석을 돈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소꿉 가운데 하나로 여길 뿐입니다. 보석을 돈으로 따지는 눈이란 사회에 길든 어른들 눈입니다. 예쁘기에 걸친다든지 즐겁게 만지면 좋을 테지만, 예쁘거나 즐겁다는 마음보다는 돈이라는 값으로 따져서 높으니까 거머쥐려고 할 적에는 늘 얄궂게 달라지는 보석이지 싶습니다.


  이러다 보니 ‘비싼’ 보석하고 ‘싼’ 보석이 갈리고 말아요. 마음에 드는 보석이 아닌 ‘더 비싸면 더 좋은’ 보석인 줄 잘못 알고 말지요.



“그녀에게도 이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보여주면 되잖아?” “응. 하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건 ‘보석’이지, ‘광물’이 아니거든.” (5쪽)


“난 보석을 좋아해. 그러니까 내가 착용하는 건 내가 고르고 싶어. 그리고 그 비싼 명품 주얼리는 누구 돈으로 샀을까? 물론 너희 집이 부자인 건 알지만 넌 알바도 안 하잖아.” (7쪽)



  니노미야 토모코 님 만화책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대원씨아이,2017) 셋째 권은 ‘돌·보석’ 사이에서 오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리고 돌이랑 보석 사이를 오가면서 보석을 마주하는 마음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대목을 다룹니다.


  곰곰이 따지면 ‘돌’이 ‘보석’으로 이름을 바꾸는데, 돌이든 보석이든 그저 ‘소꿉’일 수 있어요. 보석뿐 아니라 돌도 ‘돈’으로 따질 수 있어요. 돌이거나 보석이거나 ‘살림’으로 삼을 수 있어요. 때로는 ‘선물’로 바라볼 수 있고, 때로는 ‘즐길거리’나 ‘이야깃거리’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남자는 남친이 아니야. 그냥 보석 가게 외판원이지.” “뭐?” “그리고 그 강가에 떨어진 돌멩이의 매력을 타카코 씨도 알아줬으면 하는 게 아니었어?” (26쪽)


“이건 에메랄드 원석. 전 늘 가게에서 근사한 보석만 보니까, 이렇게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28쪽)



  빵 한 점이나 밥 한 그릇을 어떻게 바라볼 만할까요. ‘먹을거리’로 볼 수 있고, ‘끼니’로 볼 수 있습니다. 하루에 두끼나 세끼 채우는 먹을거리인 빵이나 밥일 수 있습니다만, 때로는 ‘영양소’만으로 볼 수 있어요. 또 누구는 이를 ‘선물처럼 고맙게 찾아든다’고 볼 수 있으며, ‘먹기 싫은데 귀찮아’ 하고 여길 수 있어요.


  책 한 권이 누구한테는 아름다운 길벗이나 이슬떨이가 될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이 누구한테는 불쏘시개일 수 있고, 냄비 받침일 수 있습니다. 누구한테는 지겨운 짐이나 숙제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한테는 심심풀이가 되고, 누구한테는 가벼운 일거리가 됩니다. 누구한테는 돈벌이가 되고, 누구한테는 아무것이 아닐 수 있어요.



‘이 사람이 평범한 센스를 기뻐할까? 하지만 평범하지 않다는 건 뭐지?’ (62쪽)


“좋은 돌인데 제대로 평가도 안 하고. 다른 것들도 그래. 낡았네, 어쩌네 그렇게 안 좋은 말을 들을 물건이 아니라고!” (105쪽)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돌도 보석도 값어치가 바뀝니다. 바라보려는 눈길에 맞추어 돌이든 보석이든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얼마든지 지겹거나 고달플 수 있습니다.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에 나오는 가시내는 돌이든 보석이든 숱한 물건이든, 이러한 것에 깃드는 ‘우리 마음’을 읽으려 하고 느끼려 하며 헤아리려 합니다. 이와 달리, 이 만화책에 나오는 사내는 아직 ‘우리 마음’이 무엇인가를 읽으려 하지 않고, 무엇보다 사내 스스로 ‘내 마음’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합니다. 두 마음은 머잖아 슬기로우면서 아름답게 만날 수 있겠지요? 2017.3.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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