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49 : 나 자신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 나는 나한테 묻는다

→ 나는 바로 나한테 묻는다

→ 나는 스스로 묻는다


나 : 1. 말하는 이가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남이 아닌 자기 자신 3. [철학] = 자아(自我)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자아(自我) : 1. [심리]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2. [철학] 대상의 세계와 구별된 인식·행위의 주체이며, 체험 내용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여, 작용·반응·체험·사고·의욕의 작용을 하는 의식의 통일체



  한국말사전에서 ‘나’를 찾아보면 ‘자기’나 “자기 자신”이나 ‘자아’로 풀이해 버립니다. ‘자기’를 찾아보면 ‘자신’으로 풀이하지요. ‘자신 = 바로 그 사람’으로 풀이하고, ‘자아’는 “자기 자신”이라는 말을 써서 풀이해요. 이렇게 되면 ‘나·자기·자신·자아’는 그만 뒤섞이는 돌림풀이가 됩니다. 지난날에는 사람들이 한자말로 말하지 않았을 테니 “나 자신” 같은 겹말을 쓸 일이 없었으리라 느낍니다. “나 자신”이라는 겹말은 “자기 자신”이라는 겹말 때문에 생겼구나 싶고, “자기 자신”에서 ‘자기’를 ‘나’로 바꾸기만 한 겹말이에요.


  네 낱말이 얽힌 실타래를 살핀다면 ‘나 = 자기 자신’ 또는 ‘나 = 자아’인 얼거리이기 때문에, 거꾸로 ‘자기 자신 = 나’요 ‘자아 = 나’인 얼거리이기도 합니다. 이 얼거리를 살필 수 있다면 “나 자신”이나 “자기 자신”이라는 겹말을 털어내고 ‘나’ 한 마디만 알맞게 쓸 수 있습니다. 2016.10.12.물.ㅅㄴㄹ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 나는 나한테 묻는다

→ 나는 스스로 묻는다

→ 나는 바로 나한테 묻는다

《하나가타 미쓰루/고향옥 옮김-용과 함께》(사계절,2006) 89쪽


나 자신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인문학은 시작한다는 말을 기억해 냈다

→ 나를 스스로 높이는 데에서 인문학은 비롯한다는 말을 떠올려 냈다

→ 내가 나를 아끼는 데에서 인문학은 비롯한다는 말을 생각해 냈다

《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양철북,2015) 2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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