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어디에 풀빛 그림 아이 58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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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86



누나쟁이 동생하고 숨바꼭질 놀이

― 누나는 어디에?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펴냄, 2016.8.23. 18000원



  ‘핀두스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아홉 권에 이르는 ‘핀두스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왔어요. 이 ‘핀두스 이야기’를 그린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님이 새롭게 빚은 그림책 《누나는 어디에?》(풀빛,2016)를 읽어 봅니다. 따사롭고 너그러우면서 살가운 사람들 이야기를 다루는 ‘핀두스 이야기’를 그동안 읽었기에 이 그림책 《누나는 어디에?》도 누나하고 얽힌 따사롭고 너그러우면서 살가운 이야기가 흐르리라 생각하면서 책을 펼칩니다.



“할아버지, 저 좀 도와주세요! 누나가 또 사라졌어요! 누나는 곧잘 사라져요. 그래서 늘 찾아다녀야 해요. 여기, 저기, 위, 아래, 다 찾아봐야 해요.” (3쪽)


“누나는 갈매기처럼 하늘 높이 구름 사이를 날고 싶다고 했어요. 저 아래 커다란 것들이 모두 조그맣게 되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싶대요.” (6쪽)



  그림책 《누나는 어디에?》에는 세 사람, 또는 생쥐 셋이 나옵니다. 사람처럼 그린 생쥐라고 해야 맞을 테지요. 아무튼 셋은 ‘나’하고 ‘할아버지’하고 ‘누나’입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할머니도 안 나오는데, 아무튼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나와야만 하지는 않아요.


  그림책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나’는 “누나는 어디에?” 하고 갸웃거리면서 온 마을을 누빕니다. 아니, 온 마을이라기보다 온누리를 누벼요.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어쩌면 지구를 구석구석 뒤진다고 할까요.


  아니, 누나가 얼마나 재빠르게 이 지구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기에 동생인 ‘나’는 그야말로 온갖 곳을 샅샅이 누비면서 찾아다니는 셈일까요?



“하루 종일 누나가 없었던 적이 있었어요. 날이 어두워졌을 때야 돌아왔어요. 누나는 아프리카로 가는 길을 보았대요. 그 길은 중국이나 그린란드로도 간대요. 어쩌면 온 세계를 도는 길인지도 모른대요. 언젠가 누나는 그 길을 갈 거래요.” (12쪽)



  그림책에 나오는 ‘나’는 아주 ‘누나쟁이’입니다. 누나가 없으면 못 산다 싶은 아이예요. 아마 누나는 ‘나’하고 늘 신나게 놀아 주고, 이야기도 들려주고, 책도 읽어 주고, 글이나 말도 가르쳐 주었겠지요. 누나는 나한테 밥상도 차려 주고, 상냥한 마음결과 고운 웃음과 신나는 노래까지 물려주었을 테고요.


  나는 이 그림책을 우리 집 두 아이하고 함께 펼쳐서 보면서 빙긋 웃습니다. 우리 집 작은아이는 이 그림책에 나오는 ‘나’처럼 누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누나쟁이 모습이니까요. 누나하고 놀고, 누나하고 함께 밥을 먹고, 누나하고 함께 나들이를 다니고, 한 방에서 아버지랑 누나랑 나란히 누워서 자고, 언제 어디에서나 누나가 없을 수 없습니다.


  엊그제 작은아이는 처음으로 누나한테 ‘누나’라는 말을 해 주었는데, 이러면서 한 마디를 붙이더군요. “벼리(큰아이 이름)야, 나는 늘 너한테 벼리라고만 했기 때문에 너한테 누나라고 하기가 힘들어.”



“너 하루 종일 어디 가 있었어? 너한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오만 곳을 다 찾아다녔는데!” “나도 누나를 찾아다녔는데. 근데 나한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뭐야?” (27쪽)



  그림책 《누나는 어디에?》는 숨바꼭질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누나가 얼마나 동생을 살뜰히 아끼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나 하는 모습을 그림마다 찬찬히 느낄 수 있기도 하고, 누나를 찾아서 온누리를 누비는 동생이 이곳저곳 새롭거나 훌륭하거나 멋진 모습을 그득그득 살펴보는 이야기가 흐르기도 합니다. 이러면서 ‘누나가 어디에 있는가’를 아주 작은 그림으로 앙증맞게 찾아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나’는 누나가 있는 곳 옆을 늘 지나치기는 하지만, 막상 누나를 알아보지는 못해요. 너무 멀리 떨어진 열기구에서 살피느라 그럴는지 모르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비로소 누나를 찾지요. 이때 누나도 동생한테 동생을 찾느라 하루 내내 온갖 곳을 돌아다녔다고 하면서 재미난 말을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자, 누나는 동생한테 어떤 재미난 말을 덧붙여 줄까요?


  새로운 것을 보면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요, 즐거운 일이 있으면 함께 나누려는 마음입니다. 좋은 것을 얻으면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나누면서 달래려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서로 아끼면서 나눕니다. 내가 너를 돕고, 네가 나를 도와요. 너는 나한테 사랑이 되어 찾아오고, 나도 너한테 사랑이 되어 찾아갑니다.


  나와 누나, 여기에 할아버지, 이렇게 셋이 즐겁고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게 하루를 누리면서 기쁨을 짓는 살림이 흐르는 그림책 《누나는 어디에?》라고 느낍니다. 이 그림책을 책상맡에 잘 꽂아 놓고 틈틈이 들여다보는 우리 집 두 아이는 늘 깔깔깔 웃음짓습니다. 2016.10.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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