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놀이터 104. 손을 내밀어



  손을 내밀어 숲길을 거닐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기를 하고 바라는 마음대로 두 아이는 숲길을 거닐다가 손을 맞잡는다. 가만히 돌아보면 나 스스로 이러한 손길과 손짓과 손결을 온몸으로 맞아들이려고 하는 꿈을 키우면서 살기에, 우리 아이들도 이러한 꿈을 물려받는 셈이리라 본다. 어버이로서 어리석은 마음이 되면 아이들은 이 어리석음을 늘 바라보고, 어버이로서 즐거운 마음이 되면 아이들은 이 즐거움을 언제나 마주할 테지. 손을 내밀어 아이들 볼을 어루만지고, 내 살갗을 쓰다듬는다. 손을 내밀어 호미를 쥐고 흙을 쓰다듬는다. 손을 내밀어 씨앗을 손바닥에 얹고 나뭇줄기랑 나뭇잎을 가만히 쓸어 본다. 손을 내밀어 신나게 도마질을 해서 밥을 짓고, 손을 내밀어 연필을 사각사각 놀려 재미난 글을 지어 아이들한테 읽힌다. 2016.6.1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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