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고흥집에 살면서 미세먼지가 무엇인가를 느끼지 않으면서 삽니다. 시골이라서 미세먼지가 없지는 않을 테지만, 풀하고 나무하고 흙이 있으면서 햇볕하고 바람이 흐르니 다른 것을 헤아리지 않습니다. 먼지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마당하고 뒤꼍에서 흙놀이를 하면서 묻혀 들어오는 흙먼지가 있어요.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며 옷이며 몸이며 잔뜩 묻히는 흙먼지가 아닌 ‘잔먼지(미세먼지)’가 걱정거리가 된다는 오늘날인데, 그럴 수밖에 없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자동차가 구르면서 바퀴가 닳아서 잔먼지가 날리지요. 도시에서는 끝없이 재개발·재건축을 하느라 잔먼지가 날려요. 엄청나게 솟은 아파트마다 시멘트 가루가 햇볕에 바래거나 바스라지면서 잔먼지가 날려요. 발전소에서 기름이나 석탄을 때느라, 공장에서 물건을 끝없이 찍느라, 여기에 사람들이 공산품을 끝없이 쓰느라, 게다가 어디에서나 비닐쓰레기가 끝없이 날리느라, 이 모두가 잔먼지로 바뀝니다. 우리 살림살이가 오늘날 이 모습 그대로만 가면 앞으로 잔먼지는 훨씬 더 늘어나리라 느껴요. 우리 스스로 새로운 살림살이로 거듭나려는 몸짓을 보여주지 않으면 잔먼지는 언제까지나 걱정거리가 되리라 느껴요. 시골에서도 밭뙈기마다 비닐을 씌우는 관행농법을 그치지 않으면, 비닐과 농약을 담은 비닐자루 쓰기를 줄이거나 멈추지 않으면, 모판이나 모종판 비닐쓰레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헤아리지 않으면, 시골에서도 잔먼지는 앞으로 끊이지 않을 테지요. 2016.6.11.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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