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밥 한 끼니


  

  꽤 오랜만에 바깥밥을 먹는다. 네 식구가 바깥밥을 언제 먹었는 지 떠오르지 않는다. 모처럼 바깥밥을 한 끼니 사서 먹으면서, 나는 집에서 한 끼니를 차리지 않아도 된다. 어제오늘 잇달아 ‘글 가다듬기’를 하느라 바쁘니, 읍내마실을 다녀오며 한 끼니 품을 덜면서 힘을 몹시 아낄 수 있다. 원고지로 2800장에 이르는 글을 살펴야 하는데, 오늘은 어느 만큼 살필 만할까. 오탈자만 살피는 ‘글 가다듬기’가 아니라 빠진 데를 손보면서 이모저모 보태기도 하니까 퍽 더디다. 나중에 교정 교열만 본다면 그때에는 서너 시간이면 다 마칠 테지. 교정 교열은 아무래도 서울에 가서 바로 마쳐서 출판사로 넘겨야지 싶다. 5월에 책이 나올 수 있도록, 그러니까 5월에 ‘새로운 국어사전’이 조그맣고 예쁘게 나오도록 하려고 힘을 쏟는다. 아버지가 이 일을 하느라 바쁜 어제오늘 두 아이가 씩씩하게 놀아 주어서 고맙다. 더 기운을 내야지. 살짝 숨을 돌리면서 등허리를 편 뒤에 저녁을 차리고, 아이들하고 저녁놀이를 한 뒤, 밤하고 새벽에 더 일손을 잡아야겠다. 2016.3.29.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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