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결정적


 범인이라는 결정적 단서를 발견하였다 → 범인이라는 뚜렷한 단서를 찾았다

 우리의 승리는 결정적이다 → 우리 승리는 굳어졌다 / 우리는 틀림없이 이긴다

 결정적 실수 → 뼈아픈 잘못 / 크나큰 잘못 / 틀림없는 잘못

 결정적 기회 → 다시 없는 기회 / 좋은 기회 /

 결정적 순간 → 틀림없는 순간 / 바로 그때 / 바로 이 한때

 분위기를 결정적으로 해치다 → 분위기를 크게 망가뜨리다 / 분위기를 아주 망치다


  ‘결정적(決定的)’은 “1.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이 바뀔 수 없을 만큼 확실한 2. 일의 결과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을 뜻한다고 합니다. ‘확실(確實)하다’는 “틀림없이 그러하다”를 뜻하고, ‘중요(重要)하다’는 “귀중하고 요긴하다”를 뜻합니다. ‘귀중(貴重)하다’는 “귀하고 중요하다”를 뜻하고, ‘요긴(要緊)하다’는 “= 긴요하다”를 뜻하며, ‘긴요(緊要)하다’는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매우 중요하다’로 순화”를 뜻합니다. ‘결정(決定)짓다’는 “어떤 일이 결정되도록 만들다”를 뜻하고, ‘결정(決定)되다’는 “행동이나 태도가 분명하게 정해지다”를 뜻하며, ‘분명(分明)하다’는 “1. 모습이나 소리 따위가 흐릿함이 없이 똑똑하고 뚜렷하다 2. 태도나 목표 따위가 흐릿하지 않고 확실하다 3. 어떤 사실이 틀림이 없이 확실하다”를 뜻합니다.


  한국말사전 뜻풀이를 살피면 ‘결정적 = 확실한 + 중요한’인 셈인데, ‘확실한 = 틀림없이’이고, ‘중요한 = 귀중한 + 요긴한’인데 ‘귀중한 = 귀한 + 중요한’이고 ‘요긴한 = 긴요한 = 중요한’이에요. 말풀이가 빙글빙글 돌지요. 그리고 ‘결정짓다’ 뜻풀이를 살피는 동안 ‘분명한 = 뚜렷한 + 확실한 + 틀림이 없이 확실한’이라는 대목을 엿볼 수 있는데, ‘확실한 = 뚜렷한’이니까, ‘분명한 = 뚜렷한 + 뚜렷한 + 틀림없는 + 뚜렷한’인 꼴이 됩니다. 그야말로 뒤엉킨 겹말풀이입니다.


  ‘결정적’이라는 한자말을 쓰려 한다면 쓸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한국말로는 ‘뚜렷한’이나 ‘틀림없는’을 가리키는 셈이고, 흐름을 살펴서 ‘크나큰’이나 ‘큰’이나 ‘다시 없는’이나 ‘둘도 없는’으로 손볼 만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매우’나 ‘몹시’로 손볼 수 있고, ‘뼈아픈’이나 ‘좋은’으로 손볼 수도 있습니다. 2016.3.14.달.ㅅㄴㄹ



결정적인 계기였지 않나

→ 더없이 큰 계기였지 않나

→ 틀림없는 발판이었지 않나

→ 뚜렷한 발판이었지 않나

→ 바로 그 때문이었지 않나

《오광수-소정 변관식》(열화당,1978) 11쪽


결정적인 거절장이었다

→ 틀림없는 거절장이었다

→ 매몰찬 거절장이었다

→ 차가운 거절장이었다

→ 차디찬 거절장이었다

→ 끔찍한 거절장이었다

《드니 랑글로와/전채린 옮김-자살에 관한 어두운 백서》(종로서적,1981) 231쪽


결정적 역할을 하니까요

→ 큰 노릇을 하니까요

→ 기둥 구실을 하니까요

→ 엄청난 일을 하니까요

《산바치 카와/정선희 옮김-4번 타자 왕종훈 9》(서울문화사,1994) 127쪽


결정적인 실수였다

→ 뼈아픈 잘못이었다

→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었다

→ 가장 큰 잘못이었다

→ 몹시 아픈 잘못이었다

→ 대단한 잘못이었다

《이란주-말해요 찬드라》(삶이보이는창,2003) 124쪽


맛은 결정적으로 달라요

→ 맛은 틀림없이 달라요

→ 맛은 뚜렷이 달라요

→ 맛은 하늘 땅처럼 달라요

→ 맛은 크게 달라요

《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미스터 초밥왕 7》(학산문화사,2003) 191쪽


내 인생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끈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 내 삶을 그릇된 쪽으로 이끈 뼈아픈 일이었다

→ 내 삶을 그릇된 길로 이끈 둘도 없는 까닭이었다

→ 내 삶을 그릇된 길로 이끈 바로 그 까닭이었다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내가 만난 아이들》(양철북,2004) 3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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