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자전거 삶노래 2016.2.22.

 : 쌀을 싣고 달린다



쌀을 실은 자전거가 달린다. 이웃님한테서 쌀을 퍽 넉넉히 얻었기에 이 쌀을 집에 그대로 두고 먹을 수 없다고 여겨서 쌀을 상자에 알맞게 나누어 담는다. 작은아이가 앉는 수레에는 쌀상자를 15킬로그램 즈음 실으면 꽉 찬다. 작은아이도 이제 많이 자랐으니 쌀상자 무게가 더 나가면 자전거도 벅차다. 20킬로그램 자루에서 5킬로그램을 던다. 오늘은 먼저 음성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부치는 쌀을 싣는다.


쌀을 실으니 두 아이를 수레에 태운 느낌이다. 자전거가 아주 묵직하다. 그래도 두 아이하고 쌀을 싣는 시골자전거는 나긋나긋 천천히 노래하면서 달린다. 오늘은 이렇게 음성집으로 부칠 쌀을 싣고, 이튿날에는 일산집으로 부칠 쌀을 실어야지. 하루에 다 실어 나르자면 등허리가 휜다. 하루만 이렇게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실어 날라도 저녁이 되면 온몸이 결린다.


이웃님이 나누어 준 쌀에 깃든 손길을 헤아려 본다. 우리 집에서 기쁘게 먹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이 쌀을 반가이 드실 수 있기를 빌어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고흥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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