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11] 콧소리, 콧노래



  즐거우면 저절로 노래가 나와요. 입으로도 흥얼흥얼 읊고, 코로도 신나게 노래하지요. 안 즐거우면 노래가 안 나와요. 이러면서 “쳇!”이라든지 “치!”라든지 “흥!” 같은 ‘콧소리’를 내요. 안 즐거울 적에는 콧소리이지만, 즐거울 적에는 ‘콧노래’예요. 바람이 부는 소리를 가만히 들어요. 바람이 나뭇잎이나 나뭇가지를 건드릴 적에는 그저 ‘바람소리’인데, 이 소리가 마치 어떤 가락과 같다고 느끼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적에는 ‘바람노래’로 바뀌어요. 바다에서 듣는 ‘바다소리(바닷소리)’도 그렇지요. 그저 바다에서 듣는 소리라면 ‘바다소리’일 테지만, 이 소리가 나한테 즐거움이나 기쁨이나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북돋운다면 ‘바다노래(바닷노래)’로 거듭납니다. 우리가 서로 주고받는 말은 여느 자리에서는 아직 ‘말소리’인데, 서로 아끼면서 돌보는 마음이 흐르면 말소리도 어느덧 ‘말노래’처럼 흐릅니다. 낭창낭창 한들한들 구성지면서 그윽한 노랫가락 같은 말노래가 된다고 할 만해요. 귀에 들리기만 하면 소리이고, 입으로 터뜨리면 말이며, 생각을 주고받으면 이야기이고, 마음을 실어서 기쁘게 나누면 노래가 되어요. 4349.1.3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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