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놀이터 83. 뜨개상자



  종이상자에 흰종이를 붙이면서 ‘뜨개상자’로 꾸미는데, 큰아이는 이 흰종이에 ‘씨앗 심는 아이’ 모습을 그린다. 씨앗심기를 하고 싶구나. 씨앗을 심어서 알뜰살뜰 키우고 싶구나. 어버이인 내가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칠 때에 즐거울까 하는 대목을 아이가 또렷이 밝혀서 알려주는 셈이네. ‘씨앗 심는 아이’가 상냥하게 웃는 뜨개상자에 고운 실을 담아서 뜨개질을 익힌다. 이제 처음으로 바늘을 놀리니 서툴지만, 날마다 하고 다시 하고 또 하고 거듭 하노라면, 솜씨 있게 무엇이든 바늘과 실로 지어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배우면서 삶이 되고, 삶이 되면서 사랑이 되고, 사랑이 되면서 살림이 된다. 모든 살림은 즐거운 놀이에서 비롯한다. 4349.2.8.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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