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불빨래를 하다



  지난해 겨울에는 이렇게 추위가 한 달 내리 이어지는 일이 없었기에 틈틈이 이불을 빨았다. 올해 겨울에는 추위가 한 달 내리 이어지면서 이불빨래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날이 꽁꽁 얼어붙으면 이불을 빨아도 말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제 낮에 빨아서 넌 이불은 해거름에 걷을 무렵 다 마른다. 겨울 막바지 이월에 이렇게 이불도 잘 마르니, 설날 언저리에 모든 두꺼운 이불을 다 빨아야지 하고 생각한다. 이불을 빨아서 말릴 수 있는 날씨란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가. 겨울이 차츰 저무는구나. 고마웠어, 다음에 다시 만나자, 겨울아. 434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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