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떼를 보면서



  작은아이하고 들길을 걷는 동안 까마귀떼를 본다. 까마귀떼는 전깃줄에 새까맣게 앉다가 우리가 바로 밑으로 지나갈 적마다 하늘을 가득 채우며 옆으로 옮긴다. 또 옆으로 옮기고 다시 옆으로 옮긴다. 이러다가 비로소 들 한복판으로 날아간다. 이 많은 까마귀는 그동안 어디에 어떻게 흩어져서 살다가 이 한겨울에 우리 마을에 모일까. 따스한 봄날이 되면 이 까마귀떼는 또 저마다 뿔뿔이 흩어질 테지. 4349.2.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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