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도 사진 찍어야지



  작은아이는 아버지가 누나만 사진으로 자주 찍어 준다고 여기곤 한다. 아닌데? 너랑 누나랑 골고루 찍는데? 그러나 작은아이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렇다고 해야 한다. 게다가 작은아이는 “보라도 사진 찍어야지”라든지 “보라도 찍어 주세요” 하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을 적마다 ‘얘야 네가 아버지를 안 보고 네 마음껏 노는 사이에 벌써 다 찍었지’ 하고 대꾸하고 싶지만 이 말은 속으로 숨긴다. 그러고서 ‘얼른 찍으라고 마주보는’ 아이 모습을 한 장 더 찍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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