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76] 늘사랑



  가을이나 겨울에도 푸른 잎사귀를 매단 나무를 가리켜 ‘늘푸른나무’라고 해요. 이 늘푸른나무 가운데 잎이 넓은 나무는 ‘늘푸른넓은잎나무’입니다. 늘푸른나무 가운데 밑동에서 잔가지가 많이 나는 나무는 ‘늘푸른떨기나무’입니다. 늘푸른나무 가운데 키가 죽죽 뻗는 나무는 ‘늘푸른큰키나무’예요. 잎이 늘 푸르게 우거져서 늘푸른나무이듯이, 고단하거나 힘든 날이 있어도 씩씩하거나 의젓한 사람이 있으면 ‘늘푸른마음’이라고 할 만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곱고 따스한 사랑을 나누는 이웃이 있으면 ‘늘사랑’을 나눈다고 할 만해요. 즐거울 때에도 슬플 때에도 꿈을 가슴에 꼭 품으면 ‘늘꿈’을 품는다고 할 테고, 당찬 몸짓으로 가시밭길을 헤치는 동무한테는 ‘늘기쁨’이 넘친다거나 ‘늘웃음’으로 노래한다고 할 수 있어요. ‘늘푸른-’을 붙이듯이 ‘늘하얀-’을 붙여서 ‘늘하얀마음’이라 하면 어떤 마음일까요? ‘늘하얀웃음’은 어떤 웃음일까요? ‘늘하얀눈’이라면 여름에까지 녹지 않는 히말라야를 떠올릴 만할까요? 우리는 ‘늘노래’인 마음결이 될 수 있어요. ‘늘고운’ 마음으로 어깨동무를 할 수 있고, ‘늘착한’ 마음씨가 될 수 있습니다. 4349.1.2.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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