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95. 전철 걸상에서 신 안 벗고



  아이들은 창가 자리에 앉아서 창밖을 신나게 바라보면서 놀고 싶으며, 창밖을 바라보다가도 바닥으로 내려서서 골마루를 재미나게 가로지르고 싶습니다. 어른이라면 전철에서 골마루를 가로지르려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테지요. 전철 골마루를 가로지르면서 노는 일이란 ‘도덕·질서·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기니까요. 그러나 아이한테는 도덕이나 질서나 예의에 맞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이한테는 ‘이웃을 생각’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이웃을 보살피’라고 할 수 있어요. 도덕 때문이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면서 무엇을 안 합니다. 질서 때문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면서 뭔가를 지키지요. 예의 때문이 아니라 이웃을 보살피려는 따순 손길로 어떤 몸짓이 됩니다. 생각과 사랑이 흐르는 따순 손길로 사진을 찍습니다. 4348.12.2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읽기/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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